내장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북 정읍시 내장산국립공원의 단풍은 잎이 작아 '애기단풍'으로 불린다. 잎은 작아도 색이 짙게 들어, 단풍철이면 산자락 전체가 붉은 숲처럼 보인다. 이 숲에는 당단풍, 좁은잎단풍, 털참단풍, 신나무, 복자기 등 여러 단풍 종류가 함께 자란다. 종마다 물드는 시기와 색이 조금씩 달라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이 한 시야에 겹친다.
정읍시는 올해 내장산 단풍이 10월 29일 물들기 시작해 11월 7~8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첫 단풍에서 절정까지 열흘 남짓이라, 다음 주말이 예상 절정과 그대로 겹친다. 시는 10월 3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약 35만 명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등산 없이 걷는 산자락 단풍길
내장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내장산 단풍은 높은 봉우리에 오르지 않아도 볼 수 있다. 탐방로 초입의 낮은 길을 따라 단풍나무가 이어져, 평지에 가까운 길을 걸으며 머리 위와 양옆으로 붉은 잎을 만난다. 서래봉이나 연자봉으로 오르는 능선 산행은 체력이 필요하지만, 저지대 단풍길은 가족과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산책길 초반에 만나는 우화정은 작은 연못 위에 세운 정자다. 연못 둘레를 단풍나무가 감싸고 있어 물 위에 정자와 붉은 잎이 함께 비친다. 바람이 잦아드는 이른 오전에는 수면이 잔잔해 물에 비친 모습이 더 또렷하다.
내장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우화정을 지나 내장사 쪽으로 걸으면 길 양옆 단풍나무 가지가 위에서 맞닿아 터널처럼 이어지는 구간이 나온다. 햇빛이 잎을 통과하는 오전에는 길 전체가 붉은빛을 띠고, 바닥에 떨어진 잎이 색을 더한다. 내장사 경내에 들어서면 전각 지붕 뒤로 능선을 덮은 단풍이 겹쳐 보인다.
같은 단풍길이라도 햇빛 방향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인다. 해를 등지고 보면 잎의 붉은색이 짙고 선명하게 드러나고, 해를 마주 보고 올려다보면 빛이 얇은 잎을 통과해 주황빛이 밝게 비친다. 오전에 걸어 들어갈 때와 오후에 걸어 나올 때 같은 길의 풍경이 달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러 종의 단풍이 섞인 숲이라 그 차이가 더 잘 드러난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
내장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우화정 주변과 내장사 방향 단풍길을 함께 둘러보는 데는 2~3시간 정도면 된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걷거나 내장사 경내를 오래 둘러보면 시간이 조금 더 든다. 절정기에는 한낮으로 갈수록 탐방로에 사람이 늘어나므로, 이른 오전에 도착하면 한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차 대신 무료 순환버스로 들어가는 길
내장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단풍철에는 공원 안쪽까지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없다. 10월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원 내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이 기간에는 내장호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무료 순환버스를 타고 월령교까지 이동한다. 월령교에서 단풍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우화정과 내장사로 이어진다. 단풍길을 다 둘러본 뒤에는 월령교로 돌아와 다시 순환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나온다.
순환버스를 기다리는 줄도 시간이 지날수록 길어지는 만큼, 주말에 간다면 내장호 주차장에 일찍 도착하는 편이 낫다. 절정이 예상되는 11월 7일과 8일은 토요일과 일요일이라 방문객이 특히 많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절정 날짜는 기온과 비에 따라 며칠씩 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 차량 통제와 무료 순환버스 운행은 11월 15일까지 이어지므로, 절정 주말을 놓치더라도 그다음 주말까지 같은 방법으로 단풍길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