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그루 전나무 아래 단풍이 겹치는 절 숲길이에요"... 입장료 없이 둘러보는 고찰 단풍 명소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전북 부안군 진서면의 내소사는 절 마당에 닿기 전에 걷는 길이 먼저 이름난 사찰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곧게 자란 전나무 수백 그루가 길 양옆으로 늘어서고, 이 숲길이 약 600m 이어진 뒤에야 경내가 나온다. 사계절 잎이 푸른 전나무가 길 위를 덮고 있어 숲 안쪽은 한낮에도 그늘이 짙다.

가을에는 이 초록 숲에 다른 색이 더해진다. 숲길 끝자락과 경내에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자라, 잎이 물들면 짙은 전나무 사이로 붉고 노란 잎이 겹쳐 보인다. 상록수와 활엽수가 한 길에 섞여 있어 단풍나무만 늘어선 산길과는 색의 깊이가 다르다. 예년에는 11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이곳 단풍이 가장 짙게 들었다.

전나무 숲을 지나 만나는 단풍 든 경내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숲길의 출발점은 1983년에 세운 일주문이다. 문을 지나자마자 전나무가 양쪽에서 길을 감싸기 시작해 몇 걸음 만에 주변이 한결 서늘하고 조용해진다. 나무가 촘촘히 서 있어 바깥 도로가 거의 보이지 않고, 숲 안에서는 바람에 가지가 스치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숲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흙길이어서 걷는 데 부담이 적다. 전나무 줄기가 곧고 높게 뻗어 길 위로 긴 그늘 터널이 생기고, 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길바닥에 띄엄띄엄 떨어진다. 걸음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보면 초록 가지 틈으로 하늘이 좁게 열린다.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숲길이 끝나 갈 무렵부터 나무의 색이 바뀐다. 전나무 뒤편으로 단풍나무가 하나둘 섞이고, 경내로 들어서면 건물 처마 사이로 붉은 잎과 노란 은행잎이 함께 보인다. 지나온 숲길 쪽을 돌아보면 짙은 초록을 배경으로 단풍이 앞에 서 있어 두 색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다.

경내 안쪽의 대웅보전은 조선 인조 11년인 1633년에 지은 건물로 보물로 지정돼 있다. 문짝마다 연꽃 등 꽃무늬를 하나하나 새겨 넣은 꽃살문이 유명해 단풍을 보러 온 길에 함께 둘러보기 좋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때인 633년에 처음 세워졌다고 전해져 1,4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 온 절이다.

숲길 걷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는 변산반도국립공원 안에 있다. 차로 오면 사찰 앞 주차장에 차를 두고 일주문부터 걸어 들어간다. 전나무 숲길 600m는 천천히 걸어도 10분 남짓이면 지나고, 숲길 왕복과 경내 관람, 사진 촬영까지 더하면 1~2시간이면 넉넉하다.

사찰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2023년 5월 국가지정문화유산을 가진 사찰의 관람료가 면제되면서 내소사도 따로 돈을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숲길과 경내 모두 걸어서 둘러보는 구조라 편한 신발이면 충분하다.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단풍이 드는 시기는 그해 기온에 따라 며칠씩 앞당겨지거나 늦어진다. 전나무는 계절과 관계없이 푸르기 때문에 단풍이 덜 들었거나 진 뒤에 찾아도 숲길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단풍이 짙어질수록 초록과의 대비가 선명해져, 11월 초중순에 찾으면 이 길만의 색을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줄포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변산 방향으로 가면 내소사에 닿는다. 같은 국립공원 안에 바닷가 절벽인 채석강도 있어, 오전에 숲길을 걷고 오후에 해안으로 옮겨 가면 숲과 바다를 하루에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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