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로 쌀을 생수 페트병에 옮겨 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 포대를 뜯어 베란다나 싱크대 아래에 두고 먹다 보면, 어느 날 쌀알 사이로 작은 벌레가 보이거나 갓 지은 밥에서 묵은 냄새가 올라와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식구가 적어 한 포대를 다 먹기까지 몇 주씩 걸리는 집이라면 더 자주 겪는 일이다.
보통은 쌀통을 따로 사거나 포대 입구를 집게로 집어 두는데, 큰 쌀통은 냉장고에 들어가지 않고 집게로 집은 포대는 틈이 남아 습기와 주변 냄새가 그대로 드나든다. 결국 쌀은 따뜻한 실온에 놓인 채로 남고, 밥맛은 조금씩 떨어진다.
이럴 때 매번 분리배출하던 생수 페트병을 쓰면 된다. 깨끗이 말린 생수병에 쌀을 나눠 담으면 냉장고 문 칸이나 채소 칸에 세워 넣을 수 있는 작은 쌀통이 되는데, 어떤 병을 골라 어떻게 말리고 담는지에 따라 밥맛이 달라진다.
실온에 둔 쌀에서 벌레와 묵은 냄새가 생기는 이유
냉장고 채소 칸에 세워 둔 쌀 담은 투명 생수 페트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은 겉보기에는 바짝 말라 있어도 공기 중의 습기를 잘 빨아들이는 곡물이라, 포대를 열어 두면 집 안의 습기가 쌀알로 조금씩 옮겨 간다. 습기를 머금은 쌀은 밥을 지었을 때 찰기와 고소한 맛이 줄고, 근처에 둔 양념이나 음식 냄새까지 함께 배어 묵은내가 나기 쉽다.
쌀벌레는 기온이 오를수록 활발해지는데, 도정하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알이 이미 섞여 들어와 있는 경우도 있어 쌀통을 아무리 닦아도 실온에서는 다시 생기기 쉽다. 그래서 입구만 막아서는 부족하고, 쌀을 서늘한 곳에 밀폐해 두는 쪽으로 보관 방법을 바꿔야 한다.
생수 페트병이 여기에 맞는 이유는 뚜껑을 돌려 닫으면 공기와 습기가 거의 드나들지 않고, 몸통이 가늘어 냉장고 빈자리에 세워 넣기 좋기 때문이다. 투명해서 남은 양이 바로 보이고, 2리터 병 하나에 쌀이 1.5kg 남짓 들어가 며칠씩 먹을 만큼 나누기에도 알맞다.
개봉한 쌀에 벌레와 냄새 안 생기게 보관하는 방법
열어 둔 쌀 포대와 옆에 세운 투명 생수 페트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병은 입을 대고 마시지 않은 생수병만 쓰는 것이 좋다. 입을 댄 병은 안쪽에 냄새가 남기 쉽고, 음료나 주스가 담겼던 병도 단 냄새가 배어 있어 쌀에 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벨을 떼고 미지근한 물로 안쪽을 두세 번 헹구는데, 뜨거운 물을 부으면 페트병이 찌그러지니 쓰지 않는다.
헹군 병은 거꾸로 세워 물을 뺀 뒤 뚜껑을 연 채 바람이 잘 드는 곳에서 하루쯤 말린다. 병 안쪽에 물방울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뚜껑 안쪽 홈까지 말라 있어야 다 마른 것인데,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으면 쌀이 그 물을 먹어 뭉치고 냄새가 난다.
쌀은 페트병 입구에 깔때기를 꽂거나 두꺼운 종이를 고깔처럼 말아 끼우고 부으면 흘리지 않고 들어간다. 병 바닥을 톡톡 치면서 어깨선까지 채운 다음 뚜껑을 꽉 닫아 냉장실에 세워 두고, 밥을 지을 때마다 필요한 만큼만 덜어 쓴 뒤 바로 다시 넣는다. 차가운 병을 실온에 오래 열어 두면 안쪽에 물방울이 맺힐 수 있다.
거꾸로 세워 안쪽을 말리는 깨끗한 생수 페트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담기 전에는 쌀에 벌레나 이상한 냄새가 없는지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좋은데, 이미 섞여 있던 벌레는 병 안에서도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다 비운 병은 다시 헹궈 바짝 말린 뒤 채우고, 병 안쪽이 뿌옇게 흐려지거나 냄새가 배면 새 생수병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마른 생수 페트병에 담긴 쌀알을 살펴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 포대를 실온에 두고 벌레를 걱정하기보다 다 마신 생수병 몇 개를 씻어 말려 두고 쌀을 나눠 담아 보길 권한다. 쌀을 서늘하고 마른 곳에 두는 일은 날마다 짓는 밥맛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