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까지 안 올라도 9m 폭포 옆 단풍길이 다 보여요"... 주차장에서 걸어 드는 계곡 산사 산책로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춘천시 북산면 오봉산 자락의 청평사는 사찰에 닿기 전 계곡을 따라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하는 절이다. 그 계곡 중간에 높이 약 9m의 구성폭포가 있다. 물이 떨어지며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폭포 앞에 서면 바위를 타고 내려온 물줄기가 작은 소로 모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 계곡길은 가을이면 양쪽 산비탈의 활엽수가 물들어 걷는 내내 단풍 속을 지나게 된다. 올해 공개된 중부지방 단풍 예보는 절정 시기를 10월 19일부터 11월 1일 사이로 잡고 있고, 춘천 여행 안내도 청평사 계곡을 찾기 좋은 때로 10월 마지막 주를 꼽았다. 예보대로라면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도 계곡 단풍과 폭포, 산사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시기다.

폭포 지나 산사까지 이어지는 계곡길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길은 계곡을 오른쪽이나 왼쪽에 두고 숲 사이로 이어진다. 급한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지 않아 등산 장비 없이 운동화 차림으로 걷는 사람이 많다.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길가 바위와 작은 소가 번갈아 나타나고, 단풍철에는 물 위에 떨어진 잎이 바위틈에 모여 계곡 바닥까지 색이 든다.

구성폭포는 이 길의 중간쯤에서 만난다. 폭포 주변이 트여 있어 잠시 멈춰 사진을 찍거나 쉬어 가기 좋다. 폭포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영지라 불리는 작은 연못이 나온다. 고려 시대 이자현이 이 일대에 꾸민 정원의 흔적으로, 물이 잔잔한 날에는 연못에 오봉산 봉우리가 비친다.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청평사는 고려 광종 때인 973년 백암선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워진 절이다. 이후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들어온 이자현이 절을 고쳐 짓고 계곡 위아래로 연못과 바위, 암자를 배치해 정원처럼 가꿨다. 지금 걷는 계곡길 자체가 그 정원의 일부였던 셈이어서, 폭포와 연못, 바위가 이어지는 풍경을 차례로 보며 오르는 것이 이 길의 가장 큰 볼거리다.

연못을 지나면 청평사 경내다. 보물로 지정된 회전문을 지나 절 마당에 서면 뒤로 오봉산 능선이 둘러싸고, 가을에는 그 능선이 단풍으로 덮여 절집 지붕과 어우러진다. 계곡 아래에는 당나라 공주와 상사뱀 이야기가 전해지는 삼층석탑도 있어 오가는 길에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주차장에서 구성폭포와 영지를 거쳐 청평사까지 다녀오는 데는 쉬고 사진 찍는 시간을 포함해 1~2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로가 절 뒤로 이어지지만, 계곡 단풍과 폭포를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찰에서 발길을 돌려도 된다. 내려올 때는 같은 계곡길을 되짚어 오며 올라갈 때와 다른 방향에서 단풍을 보게 된다. 해가 짧아지는 늦가을에는 계곡 안쪽이 일찍 어두워지므로, 오후 늦게 도착했다면 폭포와 연못을 먼저 보고 절 마당에서 오래 머물지 않는 편이 낫다.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춘천 청평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차로 갈 때는 청평사 주차장을 이용하며, 여행 안내에 소개된 주차요금은 2,000원이다. 주차장 주변에 식당과 상가가 모여 있어 산책 전후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편하다.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 청평사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호수 위에서 오봉산 단풍을 먼저 바라본 뒤 선착장에서 계곡길로 걸어 들어갈 수 있어, 단풍철에는 배로 가는 길이 색다른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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