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에 두부와 애호박이 고르게 익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쌀해지는 저녁이면 된장찌개 한 냄비가 생각나는데, 집에서 끓이면 국물 끝에 텁텁하고 떫은맛이 남아 식당에서 먹던 맛과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가 많다. 된장을 더 넣어 보기도 하고 덜 넣어 보기도 하지만 그 떫은맛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기 어렵다.
보통은 육수가 끓으면 된장을 체에 걸러 풀고 두부와 채소를 넣는 순서로 끓인다. 이렇게 하면 간은 맞아도 된장 특유의 쓴맛이 국물에 그대로 남는 편이라, 멸치를 더 넣거나 조미료로 맛을 덮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떫은맛을 줄이는 방법은 된장을 물에 바로 풀지 않고 들기름에 먼저 볶는 것이다. 냄비에 들기름과 된장, 다진 마늘을 넣어 잠깐 볶은 다음 육수를 부으면 국물이 한결 구수해지는데, 2인분 기준으로 20분이면 충분히 끓여 낼 수 있다.
물에 바로 푼 된장에서 떫은맛이 나는 이유
작은 흰 종지에 된장 한 숟갈을 떠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된장은 콩을 오래 발효시켜 만든 장이라 날된장을 조금 떠서 맛보면 짠맛과 함께 쓰고 떫은맛이 섞여 있다. 날된장을 그대로 육수에 넣으면 이 맛이 물에 풀리는 순간 국물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두부와 채소를 넣고 끓이는 내내 국물 끝에 그대로 남게 된다.
오래 끓이면 나아질 것 같지만 된장찌개는 오래 끓일수록 된장 향이 날아가고 국물이 졸아 짜지는 편이라, 끓이는 시간으로 떫은맛을 줄이기는 어렵다. 결국 된장이 물에 풀리기 전에 손을 대야 국물 맛이 달라진다.
된장을 들기름에 먼저 볶으면 냄비 바닥에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서 된장이 기름을 머금고 한 덩어리로 부드럽게 풀어진다. 이렇게 볶은 된장을 육수에 풀면 떫고 쓴맛이 줄고 구수한 맛이 앞으로 나와, 같은 양의 된장으로도 국물 맛이 한층 깊게 느껴진다.
약불의 냄비 바닥에서 들기름과 된장, 다진 마늘을 주걱으로 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된장찌개에 남는 떫은맛 줄이는 방법
된장찌개에 쓸 두부와 애호박, 양파를 필요한 만큼 준비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 기준 준비물은 들기름 1큰술, 된장 2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멸치육수 600ml, 두부 반 모, 애호박이나 양파 같은 채소 한 줌이다. 멸치육수는 미리 우려 따뜻하게 데워 두면 된장을 볶은 직후 바로 부을 수 있어 편하다.
냄비를 약불에 올려 들기름 1큰술을 두르고 된장 2큰술과 다진 마늘 반 큰술을 넣은 뒤, 주걱으로 된장을 눌러 펴 가며 살짝 볶는다.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다 볶은 것인데, 불이 세면 된장과 마늘이 금방 눌어붙어 쓴맛이 오히려 진해지니 약불을 지키는 것이 좋다.
볶은 된장 위에 멸치육수 600ml를 붓고 주걱으로 저어 된장을 고르게 푼 다음 중불로 올려 끓인다. 국물이 한소끔 끓어오르면 깍둑썰기한 두부 반 모와 채소 한 줌을 넣고, 채소가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한 번 더 끓이면 된다.
멸치육수를 부은 냄비에서 된장을 주걱으로 고르게 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간은 다 끓인 뒤에 맞추는 것이 좋다. 끓이는 동안 국물이 졸아 짜지기 쉬우니 처음에는 된장을 2큰술만 넣고, 마지막에 맛을 보아 싱거울 때만 된장을 조금 더 풀어 준다. 들기름은 처음 볶을 때 한 번만 써도 고소한 향이 국물에 충분히 남는다.
된장찌개 맛이 늘 아쉬웠다면 된장을 풀기 전에 들기름에 한 번 볶는 순서부터 바꿔 보길 권한다. 냄비 하나에서 잠깐 더 손을 쓰는 일이 식구들이 날마다 떠먹는 국물 맛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