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선반 앞에서 도톰함과 표면 고리가 다른 목욕 수건을 펼쳐 비교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 대청소로 욕실 수납장을 정리하다 보면 수건이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는데, 그중 몇 장은 샤워 뒤에 몸을 닦아도 물기가 그대로 남는다. 분명 깨끗이 빨아 말린 수건인데 피부에 닿으면 까끌까끌하고, 얼굴을 닦고 나서도 어딘가 개운하지 않아 자꾸 다른 수건에 손이 간다.
이럴 때 대개 세제를 더 넣거나 섬유유연제를 듬뿍 부어 다시 빨고, 그래도 안 되면 한 번 삶아 본다. 삶고 나면 잠깐 나아지는 듯해도 몇 번 쓰다 보면 다시 뻣뻣해지는데, 빨기만 하면 수건은 계속 쓸 수 있다고 믿다 보니 같은 수건을 몇 년씩 걸어 두는 집이 많다.
하지만 수건에도 수명이 있다. 목욕 수건은 쓰기 시작한 지 1년쯤, 세탁 횟수로는 30~40번쯤 되면 바꿀 때가 됐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뻣뻣함, 물기 흡수, 냄새, 얼룩 네 가지만 확인하면 지금 걸린 수건을 계속 쓸지 바로 판단할 수 있다.
빨수록 뻣뻣해지고 물기를 덜 먹는 목욕 수건
마른 목욕 수건의 촘촘한 고리와 눌려 성긴 고리 부분을 가까이에서 비교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건이 물기를 잘 닦는 것은 표면에 촘촘히 솟은 고리 모양의 실 덕분인데, 이 고리 사이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머문다. 세탁기 안에서 돌고 비벼지는 동안 고리 모양의 실은 조금씩 눌리고 끊어지며, 빨 때마다 털이 빠져나가 수건 자체도 점점 얇아진다.
세탁 30~40번쯤을 넘기면 이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난다. 실 고리가 눕고 성기어진 수건은 물을 머금을 자리가 줄어 피부를 문질러도 물기가 겉돌고, 마른 뒤에는 실끼리 엉겨 뻣뻣해지는데, 이런 수건은 다시 삶거나 오래 빨아도 처음의 도톰함이 돌아오지 않는다.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정해진 양보다 많이 넣으면 이 시기가 더 빨리 온다. 헹굼에서 다 빠지지 않은 세제와 섬유유연제가 실 겉면에 얇게 남아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때문인데, 부드럽게 하려고 부은 섬유유연제가 오히려 흡수력을 떨어뜨리는 셈이다. 그래서 오래 쓴 수건은 빨래법을 바꾸기보다 바꿀 때를 정해 두는 편이 낫다.
세제 투입구에 계량한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정해진 칸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욕실에 걸린 낡은 수건 골라내는 방법
욕실 수건걸이에 걸린 수건의 상표 귀퉁이에 구입한 달을 적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수건을 언제부터 썼는지 떠올려 본다.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됐거나 세탁 30~40번을 넘긴 수건이 점검 대상인데, 매일 쓰고 자주 빠는 집이라면 1년이 되기 전에 그 횟수를 넘기기도 한다. 새 수건을 들일 때 귀퉁이 상표에 산 달을 유성펜으로 적어 두면 다음 해에 따로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은 손과 눈으로 확인한다. 마른 수건을 쥐었을 때 종이처럼 버석거리거나, 젖은 손을 닦았는데 물기가 수건에 스며들지 않고 손에 그대로 남으면 흡수력이 다한 것이다. 수건을 불빛에 비춰 봤을 때 가운데가 훤히 비칠 만큼 얇아졌다면 털이 많이 빠진 상태다.
욕실 조명 앞에서 오래 쓴 수건을 펼쳐 얇아진 가운데 부분을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냄새와 얼룩도 함께 본다. 빨아서 바짝 말렸는데도 얼굴에 대면 쿰쿰한 냄새가 남거나, 누렇게 변한 자리,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검은 점이나 붉은 점이 있는 수건은 바꾸는 것이 좋다. 검은 점과 붉은 점 얼룩은 곰팡이일 수 있어 몸과 얼굴을 닦는 수건으로 계속 쓰기에는 맞지 않다.
네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그 수건은 욕실에서 빼서 걸레나 발매트로 돌리고 새 수건을 건다. 걸레로 쓸 때는 손바닥 크기로 잘라 두면 창틀이나 베란다를 닦기 편하다. 새 수건을 빨 때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포장에 적힌 양만큼만 넣어야 물기를 잘 닦는 상태가 오래간다.
가을 대청소를 하는 김에 욕실 수건부터 한 장씩 펼쳐 점검해 보길 권한다. 버리기 아까워 쌓아 둔 수건도 걸레와 발매트로 다시 쓸 수 있으니 버린다는 부담도 적다. 물기가 잘 닦이는 수건 한 장은 식구들이 샤워를 마치고 날마다 가장 먼저 몸에 대는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