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닫은 냄비에서 맑은 콩나물국이 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나물국은 재료가 단순해서 누가 끓여도 비슷한 맛이 날 것 같지만, 막상 한 숟가락 떠먹어 보면 날마다 맛이 다르다. 국물이 맑고 시원해서 밥을 말아 먹기 좋은 날도 있고, 콩 비린내가 입안에 돌아서 숟가락을 내려놓게 되는 날도 있다.
비린내가 올라오면 대부분 불을 올려 더 오래 끓인다. 중간중간 뚜껑을 열어 콩나물을 집어 먹어 보고, 냄새가 심하면 마늘이나 대파를 더 넣어 덮어 보기도 한다. 그런데 한참을 더 끓여도 비린내는 옅어지지 않고 콩나물만 물러져서 아삭한 맛까지 사라진다.
맛이 갈리는 자리는 양념이 아니라 뚜껑이다. 콩나물을 넣고 끓이는 동안 뚜껑을 한 번도 열지 않고, 간은 불을 끈 뒤에 넣는 것, 이 두 가지만 지키면 같은 콩나물로도 비린내 없는 맑은 국물이 나온다.
뚜껑을 열 때마다 올라오는 콩나물 비린내
콩나물국 냄비의 뚜껑이 닫힌 채 가스레인지 위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나물 비린내는 덜 익어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콩나물이 열을 받는 과정에서 비린 냄새를 내는 성분이 만들어지는데, 냄비 안이 계속 뜨겁게 유지되는 동안에는 이 성분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온도가 한 번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는 구간이다.
뚜껑을 열면 냄비에 차 있던 김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국물 온도가 금방 떨어진다. 익었는지 보려고 열고 거품을 걷으려고 또 열면 그 사이사이에 비린내가 생기는데, 한번 국물에 퍼진 냄새는 뒤늦게 오래 끓여도 빠지지 않는다. 뚜껑을 여닫을수록 냄새가 심해지는 이유다.
그래서 콩나물국은 불을 세게 올리는 요리가 아니라 증기를 가둬 두는 요리에 가깝다. 뚜껑을 닫은 채로 냄비 안을 고르게 뜨겁게 유지하면 콩나물이 속까지 한 번에 익고, 국물에는 콩나물의 시원한 맛만 남는다.
콩나물국에서 나는 비린내 빼는 방법
끓는 물에 콩나물과 다진 마늘을 한 번에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나물 한 봉지(300g 정도)를 물에 두어 번 헹궈 껍질을 걸러내고, 냄비에 물 1.5리터쯤을 받아 센불에 올린다. 소금과 다진 마늘, 송송 썬 대파는 미리 꺼내 옆에 둔다. 물이 팔팔 끓으면 콩나물을 한 번에 넣고 다진 마늘을 함께 풀어 준 다음 곧바로 뚜껑을 닫는다. 나눠 넣으면 그만큼 뚜껑을 여닫게 되니 한 번에 넣는 것이 좋다.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는 소리가 나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그 상태로 7분을 둔다. 이 7분 동안 뚜껑을 한 번도 열지 않는 것이 이 국의 전부다. 열어 보고 싶더라도 손을 대지 말고, 가스레인지 타이머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 두면 중간에 열어 볼 일이 없어진다.
약한 불 위의 닫힌 냄비 옆에 7분 타이머가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7분이 지나면 불을 끄고 뚜껑을 연 다음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뚜껑을 열 때는 증기가 한꺼번에 올라오니 얼굴을 비키고 손잡이 잡은 쪽 반대편부터 들어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국물이 끓는 중에 소금을 넣으면 국물이 탁해지므로, 간은 불을 끈 뒤에 하는 것이 좋다.
불을 끈 콩나물국에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콩나물이 많아 물 위로 수북하게 올라올 때는 1~2분을 더 두고, 그때도 뚜껑은 열지 않는다. 다 된 국물은 맑고 투명하며, 콩나물을 집어 보면 머리가 통통하고 줄기는 아직 아삭하게 씹힌다. 송송 썬 대파는 이때 넣어 한 번 섞어 주면 된다.
다음에 콩나물국을 끓일 때는 손이 가더라도 7분 동안은 뚜껑을 그대로 두고 기다려 보길 권한다. 재료를 더 쓰지 않고 동작 하나만 바꿔도 식구들이 날마다 먹는 국 맛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