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장을 입힌 갈비와 곁에 놓인 배즙 음료 반 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명절상이나 생일상에 갈비찜을 올리려고 아침부터 솥 앞에 서 있었는데, 정작 한 점 집어 보면 고기가 질겨서 젓가락으로 잘 끊어지지 않는 날이 있다. 양념 맛은 제대로 났는데 씹을수록 턱이 뻐근해지면 몇 시간을 들인 보람이 사라진다.
그럴 때 대부분 불을 다시 켜고 더 끓이는데, 시간을 늘린다고 질긴 갈비가 부드러워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살코기 쪽 육즙이 빠져나가 겉은 흐물거리는데 속은 퍽퍽한, 먹기에 더 애매한 상태가 되기 쉽다. 국물만 졸아들어 간이 짜지는 것도 이때다.
갈비를 재우는 단계에서 양념장에 캔에 든 배즙 음료를 반 캔만 섞어 두면 씹히는 느낌이 달라진다. 마시려고 사 둔 배즙 한 캔이면 충분해서 배를 따로 갈아 둘 필요도 없다.
오래 끓여도 갈비찜 고기가 질긴 이유
뼈에 붙은 생갈비의 결이 가까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갈비는 소나 돼지가 몸을 움직일 때 쉬지 않고 쓰는 부위라서 근육 섬유가 촘촘하고 그 사이를 묶어 주는 질긴 막이 많다. 뼈에 붙은 살일수록 이 막이 두꺼운데, 날고기 상태에서는 칼집을 아무리 넣어도 질긴 조직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조직을 열로만 풀려면 낮은 온도에서 긴 시간이 필요한데, 집에서는 센 불로 바삐 끓이다 보니 조직이 풀리기 전에 살코기의 수분이 먼저 빠진다. 그래서 더 끓일수록 고기는 질긴 채로 마르기만 하고, 씹으면 섬유가 결대로 뻣뻣하게 갈라진다.
배에는 단백질을 끊어 주는 효소가 들어 있어서, 양념에 섞어 두면 고기 겉면부터 근육 단백질이 조금씩 풀려 결이 느슨해진다. 여기에 배 자체의 단맛이 더해져 설탕을 덜 넣고도 간이 맞는다. 결국 불을 오래 때는 쪽이 아니라, 끓이기 전에 고기 결을 먼저 풀어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질긴 갈비 배즙에 재워 부드럽게 익히는 방법
간장 양념장에 배즙 음료를 붓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갈비는 찬물에 한두 시간 담가 핏물을 빼고 그동안 물을 두세 번 갈아 준다. 그사이 간장과 설탕, 다진 마늘, 참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들고 여기에 배즙 음료 반 캔, 120ml 정도를 부어 잘 섞는다. 종이컵으로는 반 컵이 조금 넘는 양이다.
핏물을 뺀 갈비는 체에 건져 물기를 턴 다음 양념장에 넣고 손으로 버무려 고기 사이사이까지 양념이 들어가게 한다. 그릇째 냉장고에 넣어 30분 이상 두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한 시간쯤 재우면 양념이 안쪽까지 밴다.
손으로 양념갈비를 고루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재운 갈비는 양념째 냄비에 붓고 고기가 잠길 만큼 물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인다. 끓어오르면 떠오르는 거품을 숟가락으로 떠내고 중약불로 줄여 뚜껑을 덮은 채 40분에서 1시간쯤 익히는데,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걸리는 느낌 없이 쑥 들어가면 다 익은 것이다. 무와 당근은 고기가 반쯤 익은 뒤에 넣어야 모양이 남고, 국물이 자작해지면 불을 끈다.
냄비에서 익는 갈비찜의 거품을 숟가락으로 걷어 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래도 뻑뻑한 갈비라면 통조림 파인애플 두세 조각을 배즙과 함께 갈아 양념에 섞으면 고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다만 파인애플을 넣은 양념에는 30분을 넘겨 재우지 않는 것이 좋다. 효소가 세서 오래 두면 고기 겉이 뭉개진다. 배즙 음료가 없으면 생배를 토막 내 양념에 함께 넣고 끓여도 된다.
갈비찜은 끓이는 시간보다 재우는 단계에서 맛이 갈리니, 다음에 갈비를 재울 때는 양념장에 배즙 반 캔을 먼저 부어 보길 권한다. 고기가 부드럽게 끊어져야 상에 둘러앉은 식구들이 끝까지 편하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