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신선도가 두 배 갑니다"…계란은 '이 방향'으로 꽂아 두세요


냉장고 안쪽 선반의 계란판에 뾰족한 쪽을 아래로 향하게 놓인 갈색 계란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 안쪽 선반의 계란판에 뾰족한 쪽을 아래로 향하게 놓인 갈색 계란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란은 한 번에 열 알이나 서른 알씩 사 두고 며칠에 걸쳐 먹는 식재료라서, 냉장고에 넣을 때 방향까지 따져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닐봉지에서 꺼내 냉장고 문에 달린 계란칸에 하나씩 꽂아 두거나, 사 온 판을 그대로 선반에 밀어 넣으면 보관이 끝났다고 여기게 된다.

그런데 산 지 열흘쯤 지난 계란을 깨 보면 노른자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거나 힘없이 퍼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껍데기에 적힌 날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도 비린 냄새가 올라와 먹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더 차게 두거나 서둘러 먹어 버리는 것 말고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왔을 것이다.

계란의 신선도는 냉장고 온도만큼이나 어느 쪽 끝을 아래로 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뾰족한 끝을 아래로, 둥근 쪽을 위로 두는 것 하나로 같은 기간을 보관해도 신선한 정도가 두 배까지 차이 날 수 있다.

방향을 거꾸로 두면 노른자가 껍데기에 붙는 이유

밝은 조명 아래에서 둥근 쪽 위에 공기주머니가 보이도록 세워 둔 계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밝은 조명 아래에서 둥근 쪽 위에 공기주머니가 보이도록 세워 둔 계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란을 밝은 쪽에 비춰 보면 둥근 쪽 끝에 그늘처럼 비어 있는 공간이 보인다. 기실이라고 부르는 공기주머니인데, 갓 낳은 계란이 바깥의 찬 공기를 만나 안쪽 내용물이 오므라들 때 껍데기 안쪽의 얇은 막이 서로 떨어지면서 생긴 자리다. 날이 갈수록 이 공기주머니는 조금씩 넓어진다.

문제는 뾰족한 쪽을 위로 두었을 때인데, 공기주머니가 계란 아래쪽에 깔리면 노른자가 위로 떠올라 껍데기 안쪽 막에 바짝 붙게 된다. 노른자를 받쳐 주던 흰자가 얇아진 자리라서 수분이 공기주머니 쪽으로 빠져나가는 속도도 빨라진다.

반대로 뾰족한 끝을 아래로 두면 공기주머니가 위에 고정되고, 노른자는 흰자에 받쳐져 가운데에 머문다. 껍데기와 노른자 사이에 흰자가 두껍게 남아 있으면 바깥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것도 막아 주기 때문에 부패가 늦어진다. 냉장고 온도를 더 낮추는 것보다 꽂는 방향을 바로잡는 쪽이 먼저다.

깨끗한 흰 접시에 깬 계란의 가운데에 노른자가 봉긋하게 놓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한 흰 접시에 깬 계란의 가운데에 노른자가 봉긋하게 놓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란 신선도 오래 유지하는 보관 방법

사 온 종이 계란판을 뚜껑까지 덮어 냉장고 안쪽 선반에 올려 두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사 온 종이 계란판을 뚜껑까지 덮어 냉장고 안쪽 선반에 올려 두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따로 준비할 것은 없고 사 온 계란판 하나면 된다. 판에 담긴 계란은 대부분 뾰족한 쪽이 아래를 향한 상태로 들어 있어서, 뚜껑만 덮어 그대로 냉장고 선반에 올려 두면 방향이 그대로 지켜진다.

계란칸으로 옮겨 꽂을 때는 한 알씩 집어 양쪽 끝을 눈으로 비교한다. 쥐었을 때 좁고 단단하게 모이는 쪽이 뾰족한 끝이고, 넓고 둥그렇게 퍼지는 쪽이 공기주머니가 든 끝이다. 좁은 쪽을 아래로 내려 꽂으면 된다. 두는 자리는 냉장고 문칸보다 안쪽 선반이 좋은데, 문칸은 여닫을 때마다 흔들리고 온도가 오르내리는 자리다.

손으로 계란의 뾰족한 끝을 아래로 향하게 해 투명 계란판 칸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으로 계란의 뾰족한 끝을 아래로 향하게 해 투명 계란판 칸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넣기 전에 물로 씻지 않는다. 껍데기 표면에는 얇은 막이 덮여 있어서 물에 닿으면 이 막이 벗겨지고 구멍으로 물기가 스며든다. 껍데기에 묻은 흙이나 깃털이 신경 쓰이면 마른 키친타월로 문질러 닦고 넣는 것이 안전하다. 방향을 지켜 둔 계란은 깨 보면 노른자가 가운데에 봉긋하게 올라오고 흰자가 그 주변에 두텁게 모여 있다.

삶아 둔 계란은 안에서 노른자가 이미 굳어 있어 방향을 따질 필요가 없고, 껍데기를 깐 것은 밀폐용기에 담아 이삼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날계란도 방향을 지켰다고 무한정 두어도 되는 것은 아니라서, 냉장고에 넣은 뒤 이삼 주 안에 쓰는 편이 낫다.

장을 보고 돌아와 계란을 정리할 때 뾰족한 끝이 아래로 가 있는지만 한 번 보고 넣어 보길 권한다. 손이 한 번 더 가는 일도 아닌데 반찬이나 국에 넣을 계란이 끝까지 멀쩡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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