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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600m 새막골 외딴집, 남편이 남긴 300그루 호두나무와 어머니의 가을

spark_icon4분 지식
  • 열여덟에 시집와 50년 가까이 황악산 자락 해발 600m 새막골 외딴집을 지켜온 조분순 어머니의 가을 일상이 펼쳐집니다.
  • 과거 고된 개간 끝에 남편이 남겨준 300그루의 호두나무는 자식과 손녀를 향한 따뜻한 내리사랑의 결실이 되었습니다.
  • 첩첩산중 홀로 남겨진 외로움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불을 지피고 밥을 짓는 어머니의 삶이 잔잔한 울림을 전합니다.

황악산 자락 아래 해발 600m, 하루에 버스가 단 두 번만 들어오는 첩첩산중 새막골에는 50년 가까이 외딴집을 지키며 살아가는 조분순 어머니가 있습니다. 열여덟 어린 나이에 시집와 거친 땅을 일구며 평생을 보낸 이곳에서, 어머니는 가을 햇살 아래 홀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뱀이나 멧돼지가 나와도 아들이 사준 장화 하나면 무서울 것이 없다는 어머니의 하루는 오늘도 호두밭 출근 도장을 찍으며 시작됩니다.

마른 나뭇잎이 가득 쌓인 산골 밭에서 한 노인이 손으로 무언가를 다듬고 있는 모습으로, 갈색 장화를 신고 작업 중이다.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척박한 땅을 일구며 지켜온 산골 살림은 매일이 고된 노동의 연속입니다.

왜 척박한 외딴집의 삶을 지키고 있을까요?

편리한 도시를 마다하고 산골 외딴집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교차가 크고 기후 변화가 극심한 산꼭대기에서 사계절을 버티는 일은 결코 쉬운 노동이 아닙니다. 젊은 시절에는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척박한 돌밭을 일구느라 남편을 원망하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산길을 따라 도시에 나갔다가도 부드러운 산 능선이 눈앞에 아른거려 다시 추풍령을 넘어왔습니다. 고단했던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산골 터전은 이제 어머니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음의 고향이자 삶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삶을 버티게 한 원동력, 남편이 남긴 300그루의 호두나무

시집올 당시만 해도 집 주변에는 호두나무 서너 그루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기 전 남편은 남겨질 아내와 자식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호두나무 300그루를 심어두었습니다.

등 뒤에 한 짐 가득 땔감을 메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

먼 길을 찾아올 자식들을 위해 오늘도 산길을 오가며 정성껏 땔감을 준비합니다.

그 지극한 정성 덕분일까요? 해마다 가을이면 호두나무 가지마다 알찬 열매가 가득 맺힙니다. 남편이 남긴 이 귀한 유산은 홀로 남은 어머니에게 든든한 생계의 밑천이자,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건넬 수 있는 사랑의 밑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손녀와 아들을 맞이하는 산골의 분주한 하루

평소에는 적막하기만 하던 외딴집이 활기를 띠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사남매 중 둘째 아들과 늦둥이 손녀가 찾아오는 날입니다. 내년이면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어머니는 자식들을 따뜻하게 재울 생각에 무거운 지게 가득 땔감을 짊어지고 산을 내려옵니다.

보라색 상의를 입은 노년의 여성이 하늘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 클로즈업 장면이며, 화면 하단에는 자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손녀를 향한 할머니의 애틋한 마음은 산골에서의 고단한 삶조차 웃음 짓게 만드는 소중한 원동력입니다.

어머니는 손녀를 위해 아침 일찍 고구마를 굽고, 1년 동안 정성껏 수확해 말린 호두를 챙겨 읍내 방앗간으로 향합니다. 십 리 길을 걸어 내려가 버스를 타고 찾아간 방앗간에서 짠 고소한 호두기름 한 병에는 어머니의 사계절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저녁이면 어린 시절 먹을 것이 귀하던 때 만들어주던 달걀밥을 화롯불에 익혀 손녀의 입에 넣어주며 더없는 행복을 느낍니다.

마당에서 보라색 상의를 입은 노인이 쪼그리고 앉아 파란색 바구니에 담긴 달걀을 숟가락으로 만지고 있으며, 주변에는 땔감이 쌓여 있다.

배고팠던 시절 아이들에게 내어주던 소박한 달걀 간식은 어머니에게 여전히 따스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깊어가는 계절 속에 남겨진 어머니의 온기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오늘날에도 우리가 이 외딴집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쉽고 빠른 것만을 좇는 세상 속에서, 묵묵히 손으로 일구어낸 노동과 가족을 향한 조건 없는 헌신이 여전히 가장 깊은 위로를 주기 때문입니다.

추풍령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도 화롯불처럼 꺼지지 않는 어머니의 따스한 품이 있기에, 산골의 가을은 외롭지 않고 풍요롭게 익어갑니다.


FAQ

조분순 어머니가 계신 새막골은 어떤 곳인가요?

황악산 자락 아래 해발 600m에 위치한 오지 마을로, 십 리를 걸어 내려가야 하루에 두 번 다니는 버스를 탈 수 있을 만큼 깊은 산골입니다.

호두나무 300그루는 어떤 사연을 담고 있나요?

어머니의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전, 홀로 남을 아내와 자식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심어둔 유산입니다.

어머니가 손녀를 위해 만든 특별한 음식은 무엇인가요?

직접 수확한 호두로 짠 호두기름과 과거 가난하던 시절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만들어주던 화롯불 달걀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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