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줄기볶음, 바로 볶지 마세요"…'이것' 한 잔에 버무리면 비린 맛 없이 꼬들하게 먹습니다


물기를 뺀 미역줄기에 소주를 둘러 손으로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기를 뺀 미역줄기에 소주를 둘러 손으로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미역줄기볶음은 한 번 만들어 두면 며칠 반찬 걱정이 없는 밑반찬인데, 막상 상에 올리면 식구들 젓가락이 잘 가지 않을 때가 있다. 한 줄기 집어 씹어 보면 바다 향이라기보다 비린 맛에 가까운 것이 혀에 남아, 간은 맞는데도 몇 젓가락 먹고 그릇을 밀어 두게 된다.

그래서 염장 미역줄기를 사 오면 물에 여러 번 헹구고 참기름을 넉넉히 둘러 볶는 집이 많다. 헹구는 횟수를 늘리면 짠기는 빠지지만 비린 맛은 그대로 남고, 참기름을 더 넣어도 고소한 향에 잠깐 덮일 뿐 식은 뒤에 다시 먹으면 비린 맛이 또 올라온다.

볶기 전에 손을 한 번 더 대면 이 비린 맛은 거의 사라진다. 짠기를 뺀 미역줄기를 소주 한 잔에 버무려 두고, 끓는 물에 10초만 담갔다 꺼내는 것이다. 짠기를 빼는 30분만 미리 잡아 두면 나머지는 몇 분이면 끝난다.

찬물에 담가도 비린 맛이 남는 염장 미역줄기

찬물에 담가 짠기를 빼는 염장 미역줄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물에 담가 짠기를 빼는 염장 미역줄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미역줄기의 비린 맛은 소금기와 다른 데서 온다. 미역은 바다에서 자라면서 특유의 냄새 성분을 품는데, 이 성분이 줄기 안쪽까지 들어 있어서 겉을 씻어 내는 것으로는 줄어들지 않는다. 염장해 오래 두었던 미역줄기일수록 이 냄새가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찬물에 담가 두는 과정은 줄기 속에 배어 있는 소금기를 우려내는 일이라서, 간은 맞춰 주지만 냄새까지 가져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담가 두는 시간을 두 배로 늘려 봐도 비린 맛은 처음과 비슷하게 남는다. 줄기만 물러져 꼬들꼬들한 식감을 손해 본다.

소주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주에 든 알코올은 물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날아가는데, 버무려 둔 미역줄기를 끓는 물에 넣으면 알코올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줄기에 있던 냄새 성분을 같이 끌고 나간다. 씻어 내는 쪽이 아니라 날려 보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비린 맛이 빠진다.

염장 미역줄기 비린 맛 빼고 꼬들하게 볶는 방법

소주와 데칠 물, 염장 미역줄기를 조리대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소주와 데칠 물, 염장 미역줄기를 조리대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염장 미역줄기와 소주 한 잔, 물을 끓일 냄비다. 소주는 종이컵으로 한 잔, 50ml쯤이면 한 봉지 분량에 충분하고 집에 있는 아무 소주나 쓰면 된다. 미역줄기가 많으면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두 번에 나누어 데치는 편이 낫다.

먼저 염장 미역줄기를 흐르는 물에 대고 손으로 바락바락 주물러 겉에 붙은 소금을 씻어 낸다. 그다음 넉넉한 찬물에 담가 30분을 그대로 둔다. 중간에 물을 한 번 갈아 주면 좋고, 30분이 지나 한 줄기 끝을 씹어 봤을 때 짜지 않으면 짠기가 빠진 것이다.

물기를 가볍게 짠 미역줄기를 큰 그릇에 담고 소주 한 잔을 둘러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린다. 그사이 냄비에 물을 올려 팔팔 끓이고, 버무린 미역줄기를 넣어 센 불에서 10초만 데친 다음 바로 건져 낸다. 10초를 넘기면 꼬들꼬들한 식감이 물러지니 건질 체를 미리 옆에 놓아둔다.

끓는 물에 미역줄기를 짧게 데친 뒤 체로 건져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물에 미역줄기를 짧게 데친 뒤 체로 건져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건진 미역줄기는 곧바로 찬물에 한 번 헹궈 열을 빼고, 손으로 꽉 짜서 물기를 없앤 뒤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 다음 미역줄기를 넣어 2~3분 볶으면 된다. 데치지 않고 바로 볶으면 비린 맛이 그대로 남는다. 간은 다 볶은 뒤에 한 젓가락 맛을 보고 모자랄 때만 국간장이나 소금을 조금 넣는 것이 안전한데, 짠기를 뺐어도 줄기에 소금기가 남아 있을 수 있다.

다진 마늘과 함께 미역줄기를 팬에서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진 마늘과 함께 미역줄기를 팬에서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미역줄기볶음을 할 때 소주 한 잔을 더 쓰는 일은 손이 거의 가지 않는다. 식구들 젓가락이 가지 않던 밑반찬 하나가 다시 집어 먹는 반찬으로 바뀌니 다음번에 꼭 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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