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씻었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가습기 필터는 '이렇게' 헹궈야 수증기가 깨끗합니다


가습기 물통 옆에 꺼내 놓은 직사각형 워터필터의 섬유 표면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습기 물통 옆에 꺼내 놓은 직사각형 워터필터의 섬유 표면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날이 쌀쌀해지면서 지난겨울에 넣어 둔 가습기를 다시 꺼내는 집이 많다. 물통을 열어 보면 안에 들어 있는 워터필터가 누렇게 변해 있고, 코를 가까이 대면 물비린내가 올라온다. 이 상태로 전원을 켜면 그 냄새가 방 안에 그대로 퍼지니 쓰기 전에 필터부터 손을 대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주방 세제나 욕실 세정제를 묻혀 필터를 비벼 빤다. 거품이 올라오고 손끝에 뽀득거리는 느낌이 나면 깨끗해졌다고 여기지만, 가습기 워터필터는 세제를 쓰지 않는 쪽이 맞다. 깨끗이 씻겠다고 세제를 꺼내는 순간 오히려 뒤처리가 어려워진다.

가습기 필터는 세제 없이 미지근한 물로만 흔들어 헹구고,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다음 다시 끼우면 된다. 손이 가는 일은 이 세 가지뿐인데, 세제를 쓰면 안 되는 이유를 알면 물 온도와 건조를 왜 지켜야 하는지도 분명해진다.

헹궈도 세제가 빠지지 않는 가습기 워터필터

가습기에서 꺼낸 워터필터의 촘촘한 섬유 결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습기에서 꺼낸 워터필터의 촘촘한 섬유 결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워터필터는 물을 머금고 있다가 천천히 내보내는 부품이라, 겉으로는 얇은 판처럼 보여도 안쪽은 가는 섬유와 미세한 구멍이 촘촘하게 들어찬 구조다. 이 틈 사이에 수돗물에 든 미네랄 성분과 물때가 조금씩 끼면서 색이 누렇게 변하고 물비린내가 나기 시작한다.

촘촘한 틈은 물때만 붙잡는 것이 아니라 세제도 똑같이 붙잡아 둔다. 표면의 거품은 금방 사라지지만 안쪽까지 들어간 세제 성분은 흐르는 물에 몇 번 헹궈도 남아 있고, 필터가 두꺼울수록 더 오래 머문다.

가습기는 필터가 머금은 물을 수증기로 바꿔 방 안으로 내보내는 기계라서, 안쪽에 남은 세제 성분은 그 수증기에 섞여 식구들이 숨 쉬는 공기로 들어간다. 맹물로만 흔들어 헹구면 낀 물때는 떨어져 나가면서 뒤에 남을 것이 없다. 다만 필터 소재가 열에 약해 뜨거운 물에 담그면 모양이 틀어지니, 물은 40도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가습기 필터에 낀 물때 세제 없이 헹구는 방법

40도 이하의 물을 받은 대야에서 워터필터를 천천히 흔들어 헹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40도 이하의 물을 받은 대야에서 워터필터를 천천히 흔들어 헹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전원 코드를 뽑고 물통에 남은 물을 버린 다음 워터필터를 꺼낸다. 제품에 따라 틀에 끼워져 있거나 돌려서 빠지게 되어 있으니 걸린 채로 당기지 않는다. 대야에는 손을 담갔을 때 따뜻한 느낌만 드는 40도 이하의 물을 필터가 잠길 만큼 받아 둔다.

필터를 물에 담그고 손으로 잡아 좌우로 천천히 흔들어 헹군다. 빨래하듯 비비거나 물기를 짜내면 안쪽 섬유가 눌려 물을 머금는 힘이 줄어드니 흔드는 동작만 반복한다. 물이 탁해지면 버리고 새로 받아 두세 번 되풀이하는데, 흔들어도 물이 맑은 상태로 남으면 다 헹군 것이다.

필터를 비비지 않고 양손으로 잡아 물속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필터를 비비지 않고 양손으로 잡아 물속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헹군 필터는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만 빼고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세워 둔다. 베란다 직사광선이나 보일러 위, 드라이어 바람은 쓰지 않는 것이 좋은데, 한쪽만 빠르게 마르면 소재가 수축해 구멍이 막힌다. 보통 하루면 마르고, 손으로 눌러 물기가 묻어나지 않을 때 끼워야 냄새가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

마른 수건 위에 세워 둔 워터필터가 그늘진 베란다에서 말라 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수건 위에 세워 둔 워터필터가 그늘진 베란다에서 말라 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이 헹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고, 물통에 든 물은 날마다 갈아 주는 것이 좋다. 여러 번 헹궈도 누런 색이 그대로이거나 만졌을 때 딱딱하게 굳어 있으면 세척으로는 되돌릴 수 없으니 새 필터로 바꾼다. 가습기를 쓰지 않는 계절에는 필터를 말린 뒤 본체에서 빼서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세제를 빼면 손이 덜 가니, 올겨울에는 미지근한 물에 흔들어 헹구고 그늘에 말리는 방법으로만 관리해 보길 권한다. 가습기 필터를 챙기는 일은 식구들이 잠든 방의 공기를 챙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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