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니까 안 상한다고 믿었습니다"…멸치젓은 '이렇게' 보관해야 끝까지 제맛이 납니다


냉동실 안쪽에 날짜를 적은 작은 밀폐용기에 나눠 담은 멸치젓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동실 안쪽에 날짜를 적은 작은 밀폐용기에 나눠 담은 멸치젓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장 양념을 만들거나 겉절이를 담그려고 멸치젓 한 통을 사 두면 한 번에 쓰는 양은 몇 숟갈뿐이라 큰 통이 그대로 냉장고 한쪽에 남는다. 짠 음식이라 쉽게 상하지 않을 것 같아서 두세 달, 길게는 반년을 그 자리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숟가락을 넣어 퍼내는 집이 많다.

그런데 어느 날 뚜껑을 열어 보면 처음 샀을 때와 냄새가 달라져 있다. 윗면에 기름이 뜨고 색이 짙어지면서 맛도 처음과 달라져 양념에 넣기가 꺼려진다. 뚜껑을 잘 닫아 두었는데도 이렇게 되니 냉장고 온도가 높은가 싶어 다이얼만 한 칸 낮추고 넘어가게 된다.

멸치젓은 어디에 넣어 두는지보다 한 통을 어떻게 나눠 두는지가 더 중요하다. 당장 먹을 양만 작은 통에 덜어 냉장실에 두고 나머지는 한 번에 쓸 만큼씩 작은 통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면 훨씬 오래 쓸 수 있다.

큰 통째로 냉장고에 두면 멸치젓 맛이 변하는 이유

냉장실 선반에서 뚜껑을 연 멸치젓 통과 마른 숟가락을 가까이서 본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선반에서 뚜껑을 연 멸치젓 통과 마른 숟가락을 가까이서 본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멸치젓이 변하는 것은 통을 여닫는 횟수와 관계가 있는데, 뚜껑을 열 때마다 통 안에 새 공기가 들어가고 윗면이 공기와 닿으면서 기름이 산화되기 때문이다. 숟가락을 넣어 퍼내는 동안 통 안의 온도도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되풀이한다.

냉장실 온도만으로는 이 과정을 막기 어렵다. 0~4도 사이에서는 젓갈이 삭는 속도가 느려지기만 할 뿐 멈추지는 않아서, 통을 자주 여는 집에서는 몇 달 만에 색과 냄새가 달라진다. 소금을 적게 넣어 담근 멸치젓이라면 그 시간이 더 짧아진다.

영하 18도 이하로 내려가면 삭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져서 멸치젓은 이 온도에서 1년까지 두고 쓸 수 있다. 작은 통에 나눠 담으면 필요한 하나만 꺼내 녹여 쓰고 남은 통은 한 번도 열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둘 수 있어, 공기와 닿는 일 자체가 줄어든다.

멸치젓 작은 통에 나눠 담아 냉동하는 방법

마른 숟가락으로 멸치젓을 작은 밀폐용기에 덜어 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숟가락으로 멸치젓을 작은 밀폐용기에 덜어 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뚜껑이 꼭 닫히는 작은 밀폐용기나 지퍼백을 나눠 담을 개수대로 준비한다. 김치를 담글 때 주로 쓰는 집이면 한 통에 100~150g씩, 겉절이나 나물 간에 조금씩 쓰는 집이면 50g 정도가 한 번 쓰기에 알맞은 양이다.

큰 통을 열면 마른 숟가락으로 먹을 분량을 먼저 덜어 작은 통 하나에 담고, 이 통만 냉장실에 넣는다. 물기가 묻은 숟가락을 쓰면 그 물이 젓갈에 섞여 통 안에서 먼저 변하는 자리가 생기니, 숟가락은 꼭 마른 것을 쓴다.

냉장실 선반에 당장 먹을 분량만 담은 작은 멸치젓 통이 따로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선반에 당장 먹을 분량만 담은 작은 멸치젓 통이 따로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나머지는 준비한 작은 통에 나눠 담고 윗면을 숟가락 뒤로 눌러 평평하게 만든 다음 뚜껑을 닫는다. 지퍼백에 담았다면 납작하게 눌러 공기를 빼고 접어 닫는다. 담은 날짜를 겉면에 적고 냉동실 안쪽에 넣는데, 문쪽 선반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려 얼었다 녹는 일이 생긴다.

숟가락 뒤로 멸치젓 윗면을 평평하게 정리한 작은 용기들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숟가락 뒤로 멸치젓 윗면을 평평하게 정리한 작은 용기들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을 해 둔 황석어젓이나 갈치속젓을 같이 나눠 담았다면 이쪽은 5개월 안에 쓰는 것이 좋다. 양념이 들어가면 냉동이라도 맛이 먼저 변하는 편이다. 꺼낼 때는 쓸 통 하나만 냉장실로 옮겨 하룻밤 두고 천천히 녹이고, 한 번 녹인 젓갈은 다시 냉동실에 넣지 않고 그 김에 다 쓰는 것이 좋다.

젓갈 한 통을 나눠 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 되지 않으니, 새로 산 멸치젓은 냉장고에 넣기 전에 먼저 나눠 두길 권한다. 먹을 만큼만 덜어 두고 나머지를 얼려 두면 김장철에 산 젓갈을 다음 김장까지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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