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프라이팬에 김치볶음밥을 넓게 펴서 볶는 마지막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밥 한 공기와 신김치만 있으면 되는 김치볶음밥은 집에서 가장 자주 만드는 한 끼인데, 막상 접시에 담아 놓으면 분식집에서 먹던 그 맛과는 거리가 있다. 색이 희멀겋고 윤기도 없어서, 한 숟갈 떠먹어 보면 김치 신맛만 앞서고 뒤에 남는 맛이 없다.
그래서 설탕을 반 숟갈 더 넣어 보고, 참기름을 두르고 깨를 뿌려 보기도 한다. 단맛과 고소한 향은 올라오지만 밥알에 눌린 색이 생기지는 않아서 며칠 뒤에 다시 볶아도 또 비슷하게 밍밍하고, 간을 더 세게 하면 짜기만 하고 찾던 맛은 여전히 나지 않는다.
집에서 볶음밥에 불맛을 더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것이 마지막에 콜라를 한 큰술 넣는 것이다. 밥 두 공기에 큰 숟가락으로 하나, 그것도 간을 다 맞춘 뒤에 넣는 것이 전부다.
집 가스불로는 나지 않는 볶음밥 불맛
검은 주물 받침 위 프라이팬에서 김치와 밥을 볶는 가스레인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분식집 볶음밥에서 느껴지는 불맛은 센 불에 달궈진 팬 바닥에서 밥알 겉면이 살짝 눌어 생기는 색과 향이다. 집 가스레인지는 화력이 약하고 팬도 작아서, 밥을 넣는 순간 팬 온도가 떨어지고 김치에서 나온 물기까지 더해져 밥알이 눌기 전에 익어 버린다.
여기에 신김치가 하나 더 걸린다. 묵은 김치는 산미가 세서 기름에 살짝만 볶고 밥을 넣으면 그 신맛이 그대로 남는데, 신맛을 가리려고 간을 더 하다 보면 짠맛과 신맛만 앞에 서고 밥알에서 나는 구수한 맛은 묻힌다.
콜라를 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콜라에는 설탕과 산이 함께 들어 있어서 뜨거운 팬에 부으면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고, 남은 당이 밥알 겉면에 얇게 입혀지면서 갈색으로 졸아든다. 설탕을 그냥 뿌릴 때와 달리 액체라서 밥알마다 고르게 묻고, 산은 김치 신맛을 눌러 주는 쪽으로 받쳐 준다. 그래서 간을 더 하는 쪽이 아니라 마지막에 당을 졸이는 쪽으로 손을 대야 색과 향이 생긴다.
팬 가장자리의 김치볶음밥 옆으로 콜라 한 큰술을 두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볶음밥에 콜라 넣어 불맛 내는 방법
찬밥, 잘 익은 김치, 식용유와 일반 콜라를 조리대에 필요한 만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많지 않다. 찬밥 두 공기, 잘 익은 김치 한 컵 정도, 식용유 두 큰술, 그리고 콜라 한 큰술이다. 콜라는 뚜껑을 열어 두어 김이 빠진 것도 상관없지만, 단맛을 뺀 제로 음료는 졸아들 당이 없어 색이 나지 않으니 설탕이 든 일반 콜라를 쓴다.
먼저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김치를 넣어 중불에서 3분 이상 볶는다. 김치 색이 진해지고 신 냄새 대신 달큰한 냄새가 올라올 때까지 볶아야 산미가 줄어드는데, 이 단계를 건너뛰면 나중에 무엇을 넣어도 신맛이 그대로 남는다.
중불의 프라이팬에서 잘게 썬 김치를 먼저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가 충분히 볶아졌으면 찬밥을 넣고 주걱으로 눌러 가며 덩어리를 풀어 준다. 밥알이 하나하나 떨어지고 김치 국물 색이 밥 전체에 고르게 돌면 고춧가루나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콜라는 간을 다 맞춘 다음에 넣는 것이라서 이 순서를 바꾸지 않는다.
간이 맞으면 불을 세게 올리고 콜라 한 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둘러 넣는다. 밥 위에 바로 붓지 않고 뜨거운 팬 바닥에 닿게 둘러야 바로 졸아들며, 소리가 나면서 기름이 튈 수 있으니 팔을 조금 뒤로 빼고 붓는 것이 안전하다. 그 상태로 30초에서 1분쯤 밥을 넓게 펴 가며 볶으면 물기가 없어지고 밥알에 윤기가 돌면서 색이 한 톤 진해진다.
콜라를 두 큰술 이상 넣으면 단맛이 앞에 서서 김치 맛이 흐트러지니 밥 두 공기에 한 큰술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색이 덜 나왔다 싶으면 콜라를 더 넣는 대신 불을 세게 한 채로 30초 더 볶는다. 간장으로 이미 간을 세게 했다면 콜라를 넣은 뒤에 간을 다시 더하지 않아도 된다.
김치볶음밥이 유난히 밍밍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마지막에 콜라 한 큰술을 넣어 보길 권한다. 집 화력으로는 내기 어려운 눌린 색과 윤기를 음료 한 숟갈로 대신할 수 있어, 늘 먹던 한 접시가 훨씬 먹음직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