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마루가 통째로 10만 평 억새밭이에요"... 평지보다 먼저 물드는 고갯마루 억새 명소


간월재의 여름 / 한국관광공사-방현혁

간월재의 여름 / 한국관광공사-방현혁

울산광역시 울주군 간월재는 간월산(해발 1,083m)과 신불산(해발 1,159m) 사이에 걸린 해발 900m 고갯마루다. 두 봉우리 사이가 푹 내려앉은 지형이라 키 큰 나무가 자리를 잡지 못했고, 대신 10만여 평에 이르는 억새 군락이 고갯마루를 통째로 덮고 있다. 산등성이 한가운데에 나무 없는 넓은 벌판이 그대로 드러나는 셈이다.

억새는 9월 하순부터 이삭이 패기 시작해 10월 한 달 동안 은빛을 띤다. 간월재는 주변 평지보다 높은 곳에 있어 그 변화가 먼저 나타난다. 해가 낮게 드는 오후 늦은 시간에는 이삭이 역광을 받아 평원 전체가 하얗게 번지는데, 간월재를 담은 사진 대부분이 이 시간대에 나온다. 간월재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능선 사이에 내려앉은 억새 벌판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심현우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한쪽으로 간월산, 반대쪽으로 신불산 능선이 벽처럼 솟아 있고 그 사이 안부에 억새가 깔려 있다. 억새 키가 사람 가슴께까지 자라 평원을 가로지르는 길만 선처럼 남는다. 바람이 지나가면 이삭이 한 방향으로 눕는 모습이 벌판 끝까지 이어진다.

고갯마루 가장자리에는 돌탑과 나무 데크 쉼터, 산상 휴게소가 있다. 휴게소에서는 컵라면과 음료를 판다. 데크에 앉으면 억새 너머로 영남알프스 산줄기가 겹겹이 포개진 모습이 보이고, 맑은 날에는 동해 방향까지 시야가 트인다.

울주군은 억새 군락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 5월부터 보존을 위한 생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용 구역이 설치된 곳도 있어 억새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정해진 길로 걷는 편이 좋다.

계단 없이 임도만 따라가는 길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심현우

간월재의 장점은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억새 평원을 정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배내2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사슴농장 임도는 편도 약 6km로 왕복 11~12km이며,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 계단을 오르내릴 일이 없다. 등산화 없이 운동화만으로 걷는 사람도 많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심현우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심현우

임도 구간은 대부분 숲 사이로 이어져 한동안 나무 그늘 아래를 걷는다. 그러다 고갯마루가 가까워지면 나무가 낮아지면서 시야가 한 번에 트이고, 마지막 굽이를 돌아서는 순간 억새 평원과 그 뒤 신불산 능선이 함께 나타난다. 오르막을 힘들게 치고 올라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이 아니라, 평원과 같은 높이에서 마주 보게 되는 구조다.

걷는 거리가 짧지는 않아 왕복 4~5시간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편 등억온천단지에서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편도 약 5.3km 길이 이어진다. 이쪽은 거리가 짧은 대신 오르막이 뚜렷해 다리에 부담이 더 간다.

해 질 무렵 풍경과 찾아가는 길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간월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억새가 가장 밝게 빛나는 시간은 해가 산 너머로 내려가기 한두 시간 전이다. 다만 해가 지면 산길에는 조명이 없어 금세 어두워지므로 하산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손전등을 챙기는 편이 낫다. 해발 900m 고갯마루는 바람이 강하고 아래보다 기온이 낮아 겉옷이 필요하다.

차로 갈 경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주차장이나 배내2공영주차장을 이용한다. 두 곳 모두 주차 공간이 넓지만 억새철 주말에는 오전 중에 차는 편이다. 억새 절정 시기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방문 전 울주군 관광 안내로 그해 상황을 보고 날짜를 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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