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
지리산 노고단은 해발 1,507m지만, 들머리인 성삼재주차장이 이미 해발 1,102m에 있다.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지방도를 따라 굽잇길을 올라가면 차가 이 높이까지 닿는다. 사람이 두 발로 올려야 하는 고도는 400m대에 그친다. 1,500m급 능선을 직접 밟으면서도 하루를 통째로 등산에 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까지는 대부분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한 임도다. 오르는 동안 왼쪽으로 구례 쪽 골짜기가 계속 열려 있고, 고개에 올라서면 북서쪽으로 반야봉이, 남쪽으로는 섬진강 방향 산줄기가 겹겹이 물러난다. 왕복 두세 시간이면 이 풍경을 보고 내려올 수 있다.
숲 그늘 임도를 따라 50분
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배근한 |
주차장을 나서면 곧바로 흙과 자갈이 섞인 임도가 시작된다. 신갈나무와 조릿대가 길 양옆을 덮고 있어 한여름에도 볕이 직접 닿는 구간이 길지 않다. 이 길로 40~50분이면 노고단대피소에 닿는다. 계단이 거의 없고 오르막이 길게 이어지지 않아 걸음이 느린 일행과 함께 가기에도 무리가 적다.
대피소에서 노고단고개까지는 다시 20분쯤이다. 이 구간을 지나면 나무 키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고개에 올라서는 순간 사방이 트인다. 능선 위로 바람이 지나며 풀이 한쪽으로 눕고, 골짜기에 구름이 낮게 깔린 아침이면 산줄기 윗부분만 섬처럼 떠오른 모습을 본다.
정상부 500m는 예약한 사람만
천상의 노고단 / 한국관광공사-박용희 |
노고단고개 위쪽 정상부는 국립공원 탐방 예약제 구간이다.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서 신청하며 탐방 자체에 요금은 없고, 한 번에 여러 명을 함께 넣을 수 있다. 가을 단풍철에는 주말 자리가 일찍 차므로 날짜를 정했다면 미리 잡아 두는 편이 낫다. 예약 없이 고개까지만 올라도 능선 조망은 충분하다.
고개에서 정상까지는 편도 약 500m, 30분 거리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목재 데크를 따라 걷는 짧은 길인데, 키 큰 나무가 없어 걷는 내내 시야가 열려 있다. 정상에는 돌을 쌓아 올린 돌탑이 서 있고, 그 앞에서 보면 지리산 주능선이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고단의 아침 / 한국관광공사-전태현 |
고원 위는 아래보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세다. 성삼재까지 차로 올라온 뒤 곧바로 걷기 시작하면 체감 온도 차가 크게 느껴지므로, 한여름이 아니라면 얇은 겉옷을 하나 챙기는 편이 낫다. 능선에는 볕을 피할 그늘이 거의 없어 모자도 쓸모가 있다. 물은 대피소에서 구할 수 있지만 정상부 구간에는 매점이 없다.
단풍 시기와 찾아가는 길
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배근한 |
단풍은 높은 곳에서 먼저 시작해 아래로 내려온다. 해발 1,500m대인 노고단 일대가 지리산에서 가장 먼저 색이 오르는 자리여서, 산 아래가 아직 푸를 때 능선에서는 물든 숲을 본다. 다만 시작 시점은 그해 기온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 국립공원 안내를 함께 보는 편이 좋다.
성삼재주차장은 유료로, 중소형 승용차 기준 최초 한 시간에 1,100원이고 이후 시간에 따라 요금이 붙는다. 정상부 탐방은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4시다. 자가용은 순천완주고속도로 구례화엄사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산길을 올라가면 되고, 구례구역과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 성삼재로 가는 버스도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