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위해 심기 시작한 나무가 2천 그루라고?"… 약 4만㎡를 5m 간격으로 채운 가을 은행나무숲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은행나무 2천여 그루가 약 4만㎡의 땅에 줄을 맞춰 서 있다. 강원 홍천군 내면의 은행나무숲은 나무들이 5m 간격으로 심어져 있어 숲 안쪽까지 긴 행렬이 이어진다. 가을에 잎이 노랗게 물들면 나무 사이를 걷는 길까지 온통 은행잎으로 둘러싸인다. 한 사람이 가꾸기 시작한 정원이 오늘날 가을 여행지로 알려진 곳이다.

이 숲은 가을에 일정 기간만 문을 여는 개인 정원이다. 해마다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어, 은행잎이 물드는 시기와 개방 기간이 여행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나무를 심기 시작한 사연까지 알고 둘러보면 반듯하게 늘어선 숲에서 한 가족의 오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2천여 그루가 늘어선 숲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은행나무는 도로 양옆의 가로수처럼 한 줄로만 이어지지 않는다.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줄에 걸쳐 심어져 있어, 줄기 사이로 뒤쪽 나무들이 연이어 보인다. 가까운 나무의 잎과 가지를 살피다가 숲 안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나무 행렬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구조다.

은행잎이 물드는 시기에는 곧은 줄기 위로 노란 잎이 넓게 펼쳐진다. 초록과 노랑이 섞여 있을 때는 나무마다 다른 색을 비교하며 걸을 수 있고, 낙엽이 쌓이면 발밑까지 노란빛이 이어진다. 가지에 남은 잎과 땅에 내려앉은 잎이 한눈에 들어와, 같은 길에서도 가을이 깊어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사진을 남길 때는 줄지어 선 나무 사이로 길이 보이도록 구도를 잡아볼 만하다. 가까운 줄기부터 멀리 있는 나무까지 차례로 담겨 숲의 규모가 드러난다. 나무 한 그루 아래에서 은행잎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과, 여러 줄을 넓게 담는 사진의 분위기도 다르다. 규칙적으로 늘어선 나무 자체가 이곳만의 배경이 된다.

아내를 생각하며 심은 은행나무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이 숲은 처음부터 관광객을 위해 만든 공원이 아니다. 1985년 이곳에 정착한 농장 주인이 나무를 심기 시작했으며, 오랜 시간 개인이 가꾼 땅이다. 홍천군 안내에는 아내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은행나무 묘목을 심었다는 사연이 전해진다. 2010년부터 일반에 개방하면서 가을 숲을 함께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이 사연을 알고 나면 반듯하게 줄을 맞춘 나무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묘목을 심던 때에는 작았을 나무들이 수십 년을 지나 넓은 숲을 이뤘기 때문이다. 나무 사이를 걸으며 가지가 뻗은 모습과 굵어진 줄기를 살펴보면 오랜 시간 가꿔 온 정원이라는 이야기가 풍경과 함께 다가온다.

주변 여행지로는 삼봉약수와 구룡령이 있다. 은행나무숲을 둘러본 뒤 홍천 내면의 산자락으로 나들이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이 숲은 개인 소유로, 가을 개방 기간에 맞춰 방문하는 곳이다. 숲의 개방 시기와 주변에서 보내는 시간을 함께 고려하면 홍천 내면을 둘러보는 가을 코스를 잡기 좋다.

가을 개방 안내와 위치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홍천 은행나무숲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숲은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686-4에 자리한다. 지난해에는 10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무료로 개방했다.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는 개인 정원을 가을 한 달 동안 함께 둘러볼 수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일정을 참고하면 10월 가을 나들이 장소로 생각해볼 수 있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다면, 줄지어 선 은행나무 사이를 걸으며 노란 잎으로 물드는 숲을 만날 수 있다. 구체적인 방문 날짜는 올해 개방 일정에 맞춰 잡으면 된다.

[원문 보기]

# 가을 숲길
# 강원도 여행
# 은행나무 군락
# 홍천 여행
# 홍천 은행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