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다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월출산 남쪽 자락에 설록다원이 있다. 기암괴석이 불쑥불쑥 솟은 월출산 능선을 병풍처럼 등지고 초록빛 차밭이 낮은 구릉을 따라 이어지는 곳이라, 잿빛 바위와 짙푸른 차나무가 위아래로 뚜렷하게 갈린다.
이 차밭은 1982년에 조성됐고 넓이가 10만 평에 이른다. 제주에 있는 다원 다음으로 큰 녹차밭이라 한자리에 서면 초록이 끝나는 지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진다. 아모레퍼시픽이 소유한 밭이고 오설록이 관리를 맡고 있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바로 옆 백운동 원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면 되는데, 주차장에서 차밭 안쪽 전망 좋은 자리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어 천천히 오르며 밭 전체를 보게 된다.
찻잎은 봄에 따지만 잎은 지지 않는 상록수
강진다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차나무는 사철 잎이 지지 않는 상록수다. 찻잎을 따는 시기는 봄이지만 잎 자체는 일 년 내내 가지에 붙어 있어서, 수확이 끝난 9월에 찾아가도 밭 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초록으로 덮여 있다. 봄에 새로 돋은 연한 잎이 여름을 지나며 색이 짙어진 상태라, 오히려 초록의 농도는 이 무렵이 가장 진하다.
오히려 초가을에는 사람이 적어 조용하다. 찻잎을 거두는 봄철과 신록이 가장 짙은 5월에 방문객이 몰리는 데 비해 9월에는 밭 사이가 한산해서, 바람이 잎을 훑고 지나가는 소리와 산새 소리 말고는 귀에 걸리는 것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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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무는 사람 허리에서 가슴 높이까지 자라 고랑을 따라 줄줄이 심겨 있다. 위쪽에서 내려다보면 초록 줄무늬가 구릉의 굴곡을 그대로 따라 휘어지며 겹겹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 월출산 바위 봉우리가 곧바로 솟아오른다.
밭 사이로 난 길은 평탄한 편이다. 오르내림이 급하지 않아 걷는 동안 숨이 차지 않고, 한 바퀴를 크게 돌아도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다만 주차장에서 밭 안쪽까지 이어지는 거리가 짧지 않아, 한 번에 끝까지 올라가기보다 중간중간 서서 월출산 쪽을 보며 쉬어 가면 걸음이 오래간다.
보라고 만든 꽃밭이 아니라 찻잎을 거두는 밭
강진다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이곳은 실제로 찻잎을 거두는 밭이다. 보라고 만들어 둔 꽃밭이 아니라 수확물을 내는 농장이라, 차나무 고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사람이 다니도록 열어 둔 길로만 걷는 것이 기본이다. 고랑 사이로 들어서면 어린 가지가 부러지기 쉬운데, 차나무는 한번 가지가 꺾이면 그 자리에서 다시 잎이 나기까지 오래 걸린다.
사진을 찍을 때도 밭 밖 길에 서서 차밭을 배경으로 잡으면 초록 줄무늬와 월출산 바위가 한 화면에 같이 들어온다. 길 위에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면 배경이 더 넓게 담긴다.
차밭은 무위사와 월남사지를 잇는 한적한 도로 양옆으로 펼쳐져 있다. 들어가는 입구가 따로 없어서 도로를 달리다 길가에 차를 세우면 초록이 좌우로 이어지는 자리에 바로 서게 된다. 도로 옆에는 전망대도 있어, 밭 안쪽까지 걸어 올라갈 시간이 없다면 이 자리에서 차밭을 내려다보면 된다.
강진다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도로 양 끝의 무위사와 월남사지도 차밭에서 멀지 않다. 세 곳이 한 도로에 이어져 있어 차를 한 번씩 세워 가며 하루에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차밭에서 나오면 바로 옆이 백운동 원림이다. 월출산 자락에 남아 있는 옛 정원이라 차밭에서 초록을 보고 내려온 뒤에 이어서 둘러보기 좋고, 두 곳을 묶어 반나절 일정으로 잡는 사람이 많다. 다만 들어가는 길에 동백나무가 빽빽해서 안내판을 놓치면 입구를 지나치기 쉬우니,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들어가는 게 좋다.
월출산 바위와 차밭 초록이 한 화면에 같이 들어오는 곳이다. 올가을 강진으로 향한다면 사람은 줄고 초록은 그대로 남는 9월에 맞춰 설록다원부터 걸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