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있습니다" 신김치로 김치찌개 끓일 때 '이 과정' 하면 뒷맛이 깔끔합니다


묵은지 김치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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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김치를 그대로 냄비에 넣고 끓이면 국물에서 시큼한 기운이 톡 쏘듯 올라와 몇 숟가락 뜨기가 부담스럽다. 물을 더 부어 묽게 해 봐도 신맛이 얇게 퍼질 뿐 국물이 부드러워지지는 않는다.

신 김치는 물을 붓기 전에 기름을 두르고 바짝 볶으면 국물맛이 달라지는데, 톡 쏘는 기운을 만드는 탄산가스가 먼저 빠져나가서다. 여기에 마늘에서 오는 냄새 성분까지 함께 날아가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볶는 기름은 카놀라유처럼 발연점이 높은 것으로 고르고, 들기름은 불을 끈 뒤 마지막에 한 바퀴만 두르는 게 좋다.

신 김치에서 먼저 빠져나가는 탄산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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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은 김치에서 톡 쏘는 느낌을 만드는 것은 국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인데, 유산균이 발효하는 동안 만들어져 국물 속에 갇혀 있다. 혀에서 신맛을 받아들이는 세포는 이 이산화탄소에도 함께 반응해서, 같은 산이라도 탄산가스가 많으면 훨씬 시게 느껴진다. 팬이 달아오르면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있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니, 쏘는 느낌이 사라지면서 신맛의 모서리가 둥글어진다.

신맛을 내는 젖산은 증기압이 낮아 100도에서 40분을 끓여도 냄비에 그대로 남는다. 국물을 졸일수록 물이 먼저 줄어 산은 오히려 진해지니, 신맛은 없애기보다 다른 맛으로 감싸 주는 쪽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

볶는 동안 실제로 줄어드는 것은 냄새 쪽인데, 마늘에서 오는 황 화합물과 에탄올이 볶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란히 줄어든다. 오래 볶아 끓인 국물에서는 에탄올이 가장 많이 날아가고 마늘 냄새도 눈에 띄게 옅어진다. 그래서 처음에 시간을 들여 볶아 둔 김치찌개일수록 국물이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신맛이 가라앉고 깊은 맛이 도는 김치찌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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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김치 반 포기를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썰고, 국물은 버리지 말고 한 국자쯤 따로 받아 둔다.

두꺼운 냄비에 카놀라유 2스푼을 두르고 중강불로 달군 뒤 썬 김치를 넣으면 치이익 소리와 함께 신 김이 훅 올라온다. 주걱으로 김치를 냄비 바닥에 눌러 펴 놓고 5분쯤 그대로 두어 밑면이 노릇해지기를 기다린다.

밑면이 노릇해지면 뒤집어 다시 펴고,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물들 때까지 7분 안팎을 더 볶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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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는 내내 자주 뒤적이면 물이 다시 배어 나와 색이 곱게 오르지 않으니 뒤집는 것은 두어 번으로 그치는 게 좋다. 이때 설탕을 반 술만 넣으면 신맛이 눌리면서 볶은 김치에 윤기가 돈다.

받아 둔 김치 국물과 물 3컵을 붓고 돼지고기를 넣어 센 불로 끓어오르게 한 다음, 불을 줄여 뭉근하게 더 끓인다. 뚜껑을 반쯤 열어 두면 탄산가스와 마늘 냄새가 김을 타고 계속 빠져나간다. 국물이 자작해질 무렵 두부를 얹고 대파를 썰어 넣어 한소끔 더 끓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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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은 다른 기름보다 열과 공기에 약해서 병을 딴 뒤로 향이 먼저 날아가는 기름이다. 발연점도 170도에서 200도 사이라 센 불에 올린 냄비에서는 김치가 볶이기도 전에 연기부터 오른다.

그래서 볶을 때는 발연점이 220도를 넘는 카놀라유나 포도씨유를 쓰고, 들기름은 불을 끈 뒤 한 바퀴 둘러 향만 얹어야 한다.

불이 꺼진 국물 위에서는 고소한 향이 타지 않고 그대로 남아 김이 오를 때마다 코끝에 닿는다. 남은 들기름은 뚜껑을 꼭 닫아 냉장실에 세워 두면 향이 오래 가니, 다음에 끓일 때도 같은 향이 올라온다.

이렇게 끓인 찌개는 시큼한 기운이 둥글게 눌리고 볶은 김치의 단맛이 국물에 배어, 밥을 말아도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부담 없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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