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수해를 막으려고 심은 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된 산책길


관방제림 / 한국관광콘텐츠랩-오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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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군 담양읍에는 담양천을 따라 오래된 나무가 줄지어 선 둑길이 있다. 잎이 무성한 철에 그 안으로 들어서면 볕이 가지 사이로만 조각조각 떨어져서 한낮에도 서늘한 공기가 돈다.

이 나무들은 보기 좋으라고 줄 맞춰 심어 놓은 가로수가 아니었다. 물난리를 막으려고 쌓아 올린 둑이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두려던 것이 시작이었다.

홍수를 막으려 쌓은 둑에 심은 나무

관방제림 / 한국관광콘텐츠랩-오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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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천은 영산강 상류에 해당해 예로부터 큰물이 자주 났던 하천이다. 국가유산청 설명에 따르면 조선 인조 26년, 그러니까 1648년에 담양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으려 제방을 쌓고 그 위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성이성이라는 이름은 다른 자리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실존 모델로 거론되는 인물이어서, 이 숲을 소개하는 지역 자료에도 그 이야기가 함께 붙어 다닌다. 둑을 쌓은 부사와 소설 속 암행어사가 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숲이 지금 모습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로부터 200년쯤 뒤다. 철종 5년인 1854년에 부사 황종림이 이 제방을 다시 늘려 쌓으면서 나무를 더 심어 숲을 이루었고, 그 뒤로도 베어 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기 때문에 지금의 노거수 행렬이 남았다.

천연기념물로 남은 1.2킬로미터

관방제림 / 한국관광콘텐츠랩-오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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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숲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1991년 11월 27일이다. 지정 면적은 123173제곱미터이고 관리는 담양군이 맡고 있다.

길이를 놓고는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있다. 국가유산청 설명이 말하는 숲은 관방제를 따라 이어진 1.2킬로미터 구간이고, 흔히 안내되는 2킬로미터는 제방 전체를 잰 길이여서 두 숫자가 가리키는 범위가 다르다.

관방제림 / 한국관광콘텐츠랩-오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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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숲에 무엇이 얼마나 서 있는지 한 그루씩 세어 본 기록도 남았다. 지정 구역 안의 노거수는 185그루로 푸조나무가 111그루, 느티나무가 43그루, 팽나무가 18그루, 벚나무가 9그루를 차지하며, 지정 구역 밖까지 넓히면 15종 420여 그루에 이른다.

이 나무들의 나이는 300년을 넘긴 것으로 설명된다. 사람의 손으로 심었지만 심은 사람이 살아서 본 모습과는 이미 한참 달라진 셈이다. 가슴 높이에서 잰 줄기 둘레가 1미터에서 5.3미터까지 벌어져 있어서, 한 그루씩 올려다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걸음이 느려진다.

9월에 걷는 시간과 함께 볼 곳

관방제림 / 한국관광콘텐츠랩-오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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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길을 여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한 시간씩 달라진다. 여름에는 아침 9시에 열어 저녁 7시에 닫고 겨울에는 한 시간 일찍 닫으며, 따로 쉬는 날은 없다.

9월 초까지도 이 숲의 잎은 한 해 중 가장 빽빽하다. 낙엽이 지는 활엽수들이라 겨울에는 가지만 남는 만큼, 그늘을 목적으로 걷는다면 지금이 가장 나은 철이다.

둑길 옆에는 주차장과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담양읍 한복판이라 밥집과 가게가 가까운 것도 이 길의 장점이다. 여기서 걸어서 이어지는 죽녹원은 어른 3000원을 받고 65세가 넘거나 담양군에 사는 사람은 받지 않으며, 메타세쿼이아길도 걸어서 닿는 거리다. 반려동물에 대한 별도 안내는 나와 있지 않으므로 목줄과 배변 봉투는 챙겨야 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역이라 나무에 손을 대는 일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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