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때 판 저수지가 남아있습니다" 오래된 옛스러움이 남아 있는 무료 저수지 둘레길


위양못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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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 산자락에는 논에 물을 대려고 판 저수지가 오랜 세월을 그대로 안고 남아 있다. 처음 만든 것은 신라 때로 전해지고 제방 둘레가 4.5리에 이르렀다고 하니, 당시로서는 꽤 큰 공사였음을 짐작하게 된다. 지금 남아 있는 못의 넓이는 6만 2790제곱미터쯤으로 기록돼 있다. 제방 길이가 547척, 너비가 68척으로 적힌 기록도 함께 남았다.

이 못은 임진왜란을 지나면서 크게 무너졌다. 그대로 방치되던 것을 1634년에 밀양부사 이유달이 다시 쌓아 올렸고, 그 뒤로 농사를 받쳐 주던 물이 지금은 사람들이 걸으러 오는 자리가 되었다.

신라 때 파고 1634년에 다시 쌓은 못

위양못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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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못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은 오래 자란 고목들이다. 제방을 따라 소나무와 팽나무, 느티나무가 줄지어 서서 물가 쪽으로 가지를 뻗고 있어서, 어느 자리에 서든 나무 사이로 물이 보이는 구도가 나온다.

바람이 없어 물이 잔잔한 날에는 수면이 거울처럼 바뀐다. 나무와 하늘이 그대로 접혀 위아래가 겹쳐 보이기 때문에, 바람이 자는 이른 아침을 골라 오는 사람이 많다.

이 못의 녹음은 여름에 가장 짙어진다. 못을 두른 나무들이 잎을 가득 달고 물 쪽으로 그늘을 드리우면서, 물빛까지 초록으로 물드는 계절이 여름 끝자락이다.

250년 뒤에 세워진 완재정

위양못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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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한가운데에는 흙을 돋워 만든 작은 섬이 하나 떠 있다. 그 위에 완재정이라는 정자가 앉아 있는데, 이 정자에는 250년을 건너뛰어 이루어진 내력이 함께 붙어 있다.

이 자리에 정자를 세우려 마음먹었던 사람은 학산 권삼변이다. 1577년에 태어나 1645년에 세상을 떠난 인물로, 살아생전 못 가운데 섬에 정자를 짓고 완재라는 이름까지 지어 두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자가 실제로 세워진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인 1900년의 일이다. 안동 권씨 위양 종중의 후손들이 조상이 남긴 뜻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었고, 2017년에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면서 이름과 내력이 함께 남게 됐다. 물 위에 뜬 정자가 못의 한가운데를 잡아 주는 구실을 한다.

한 시간이면 도는 평지 둘레길

위양못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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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쯤으로 잡으면 된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평지로 닦여 있어 유모차를 밀고 도는 사람도 있고, 바닥에는 흙과 떨어진 잎이 깔려 있어 발소리가 크게 나지 않는다. 이 못은 걸어 들어가는 데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주차와 관련해 안내된 내용을 찾기 어려우니 먼 길이라면 밀양시 쪽으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이 못이 1년 중 가장 붐비는 때는 4월 하순 무렵이다. 물가에 선 이팝나무가 흰 꽃을 한꺼번에 피우는 시기이고 절정이 2주 남짓으로 짧아서, 그 무렵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못 둘레를 채운다.

위양못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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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안에서는 표충사나 영남루까지 함께 도는 경우가 많다. 세 곳 모두 성격이 달라 하루에 이어 붙이면 산과 절과 물을 차례로 보게 되고, 위양지는 그 가운데 가장 조용한 자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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