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 / 한국관광콘텐츠랩-라이브스튜디오 |
전북 임실 옥정호 한가운데에는 붕어를 닮았다고 해서 붕어섬이라 부르는 섬이 하나 떠 있는데, 여기 들어가려면 반드시 420m짜리 흔들다리를 건너야 한다. 배편이 따로 없고 다리 말고는 길이 없어서, 섬에 발을 들이는 방법이 하나뿐인 셈이다.
다리 바닥은 철망을 엮은 스틸 그레이팅이라 걷는 내내 발밑으로 호수가 그대로 비치고, 폭도 1.5m밖에 되지 않아 마주 오는 사람과 스칠 때마다 다리가 한 번씩 흔들린다.
이 섬이 원래부터 섬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건너면 다리 위에서 보는 물의 의미가 달라지는데, 지금 발밑에 있는 호수 자체가 사람이 만든 물이기 때문이다.
외앗날이 섬이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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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는 자연 호수가 아니라 섬진강댐을 막아 생긴 인공 호수다. 댐이 물을 가두면서 골짜기와 마을과 논밭이 차례로 잠겼고, 그 과정에서 원래 육지에 붙어 있던 언덕 하나가 물 위에 홀로 남았다.
그 언덕에는 외앗날이라는 본래 이름이 따로 있었다. 사람이 살던 자리였고 밭이 있던 땅이었는데, 물이 차오르면서 하루아침에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섬이 되어 버린 것이다.
붕어섬이라는 이름은 그 뒤에 생김새를 보고 붙은 것이니 이 땅은 이름을 두 번 가진 셈인데, 국사봉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면 왜 하필 붕어라는 말이 나왔는지 단번에 알게 된다.
섬 넓이는 73,039㎡로 평수로 하면 2만 2천 평쯤 되는데, 임실군이 2018년에 이 땅을 사들여 사계절 내내 꽃이 이어지는 생태공원으로 바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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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팬지와 아네모네, 수선화를 비롯해 열일곱 종 3만여 본이 한꺼번에 올라와 섬이 통째로 꽃밭이 된다. 사진이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것도 이 시기다.
여름으로 넘어오면 그 자리를 수국이 이어받는데, 봄꽃처럼 색이 여럿 섞이지는 않지만 덩어리가 커서 멀리서도 색이 잡힌다. 가을에는 배롱나무와 단풍이 남는다.
출렁다리의 주탑은 83m 높이로 솟아 있는데, 그 생김새마저 붕어 모양으로 잡아 두어 섬 이름과 다리 이름과 주탑 모양이 전부 한 물고기로 이어진다.
420m 다리 아래로 보이는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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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다리를 한 장에 담고 싶다면 섬 안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옥정호를 내려다보는 국사봉 전망대가 그 자리다. 해발 475m 지점이지만 오르는 길이 짧아 십오 분 남짓이면 닿는다.
이 자리에서 보면 붕어섬의 윤곽과 물 위에 걸린 다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에는 호수 위로 물안개가 낮게 깔려 섬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날도 있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해 뜨기 전에 올라와 자리를 잡는다.
붕어섬 생태공원은 월요일에 문을 닫으며,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로 밀린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6시에,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10시에 열어 오후 5시에 닫는다.
입장료는 어른 4,000원, 65세 이상 3,000원, 초중고 학생 2,000원을 받는다.
바람이 세거나 기상특보가 내리면 다리를 통제하는데, 다리가 유일한 진입로라 이 경우 섬 자체에 들어갈 방법이 없어진다. 날씨가 사나운 날 이곳만 보고 먼 길을 나서는 것은 권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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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임실 안에서 하루를 채운다면 사선대나 섬진강 상류 쪽 마을을 함께 묶는 방법이 있고, 옥정호를 한 바퀴 도는 길 자체가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임실에 부용정이라는 정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돌지만 그 이름의 정자는 서울 창덕궁 후원과 광주, 창녕에 있는 것이다. 옥정호를 보러 간다면 찾을 곳은 국사봉 전망대와 붕어섬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