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무침 / 사진=뉴스클립 |
새콤하게 무친 오이무침은 입맛 없는 여름에 더없이 반가운 반찬이다. 그런데 만들어 둔 지 얼마 안 돼 그릇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이고, 아삭하던 오이가 흐물흐물해지는 일이 흔하다. 무침 순서와 재료만 살짝 바꾸면, 시간이 지나도 물이 덜 생기고 아삭함이 오래간다.
물이 생기는 원인은 '소금'에 있다. 흔히 오이를 소금에 먼저 절이는데, 소금은 삼투압 작용으로 오이 속 수분을 강하게 끌어낸다. 이 과정에서 오이 조직이 약해지고, 무친 뒤에도 계속 물이 빠져나와 양념이 묽어진다. 절이느라 빠진 물이 다시 무침 그릇에 고이는 셈이다.
소금 대신 식초와 설탕
오이무침 / 사진=뉴스클립 |
그래서 소금 대신 식초와 설탕으로 절이는 것이 핵심이다. 썬 오이에 식초와 설탕을 넣어 10분쯤 가볍게 절이면, 필요한 만큼만 수분이 빠지면서 오이가 덜 무른다. 무엇보다 식초의 산 성분이 오이의 조직을 단단하게 잡아 주어, 아삭한 식감이 더 오래 유지된다. 산성 환경에서는 오이 세포를 이어 주는 성분이 잘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이 두 개 기준으로 식초 한 큰술, 설탕 한 큰술 정도면 적당하다. 절인 뒤 생긴 물은 가볍게 따라 버리되, 오이를 물로 헹구지는 않는 것이 좋다. 헹구면 절임 효과가 사라지고 양념이 겉돌게 된다.
참기름 먼저 넣기
오이무침 / 사진=뉴스클립 |
또 하나의 비결은 양념 순서다. 절인 오이에 양념을 넣기 전, 참기름을 먼저 한 번 둘러 버무리는 것이다. 참기름이 오이 표면에 얇은 기름막을 입혀, 이후 양념이 잘 배면서도 오이에서 물이 빠져나오는 것을 늦춰 준다. 표면이 코팅돼 물과 양념이 분리되는 것을 막아 주는 셈이다.
참기름으로 한 번 코팅한 뒤에 고춧가루, 간장, 다진 마늘, 깨소금 같은 양념을 넣는다. 이때 양념을 한꺼번에 쏟아붓기보다, 두세 번에 나눠 넣으며 살살 버무리면 양념이 고르게 배고 오이도 덜 으스러진다.
오래 아삭하게 즐기는 요령
오이무침 / 사진=뉴스클립 |
무친 오이무침은 가능한 한 먹기 직전에 만드는 것이 가장 아삭하다.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면, 양념을 다 해 두기보다 오이를 절여만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무치는 방법도 있다. 그러면 한결 아삭한 상태로 낼 수 있다.
오이를 써는 방법도 식감에 영향을 준다. 너무 얇게 썰면 물이 빨리 빠지고 금방 무르니, 어느 정도 도톰하게 썰면 아삭함이 오래간다. 어슷하게 썰거나 통째로 두드려 쪼개는 방식도 양념이 잘 배면서 식감을 살리는 데 좋다.
남은 오이무침은 국물이 적을수록 오래간다. 그릇에 고인 물은 따라 내고 냉장 보관하면, 다음 날까지도 비교적 아삭하게 먹을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 생기고 무르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니, 너무 많이 만들기보다 한두 끼 분량만 만드는 것이 맛있게 먹는 길이다.
오이 자체를 고를 때도 신경 쓰면 좋다. 만졌을 때 단단하고 표면 가시가 살아 있는 싱싱한 오이가 무쳐도 덜 무른다. 무르거나 끝이 노래지기 시작한 오이는 이미 수분이 빠지고 조직이 약해진 상태라, 어떻게 무쳐도 금세 물이 생긴다. 오이무침은 신선한 오이로, 먹을 만큼만, 순서를 지켜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오이무침 / 사진=뉴스클립 |
정리하면, 오이무침은 소금 대신 식초와 설탕으로 절이고, 참기름을 먼저 넣어 코팅한 뒤 양념을 나눠 넣는 것이 물 안 생기고 아삭한 비결이다. 순서만 바꿔도 같은 재료로 훨씬 오래 아삭한 오이무침을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