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한 가운데 수도원, 그 주변을 서성이는 ‘검은양’의 정체


몽생미셸 주변을 서성이는 터줏대감, 검은양의 정체는? / ⓒ인포매틱스뷰

몽생미셸 주변을 서성이는 터줏대감, 검은양의 정체는? / ⓒ인포매틱스뷰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자리한 몽생미셸은 밀물 때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이 되고, 썰물 때는 드넓은 갯벌 위에 홀로 선 수도원의 모습으로 되돌아갑니다. 최대 14미터에 달하는 조수간만의 차 덕분에 매 시간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신비로운 섬을 둘러싼 초원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몸은 하얗고 얼굴과 머리만 검은 양떼입니다. 순례자들이 오가던 이 길목에서 수백 년째 풀을 뜯고 있는 이 양들의 정체를 짚어봅니다.


조수간만이 만든 특별한 목초지

조수간만이 만든 목초지 / ⓒ인포매틱스뷰

조수간만이 만든 목초지 / ⓒ인포매틱스뷰

몽생미셸 만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바닷물이 들고 나며 해안가 저지대를 염습지로 만듭니다. 이 지역은 밀물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이 되면 다시 드러나는데, 이 과정에서 토양과 식물에 염분이 스며듭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을 뜯어 먹으며 자란 양이 바로 프레살레입니다. 프랑스어로 프레살레는 미리 소금간이 된 목초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검은 머리, 흰 몸통의 정체는 서퍽종

검은 머리 양의 정체는? / ⓒ인포매틱스뷰

검은 머리 양의 정체는? / ⓒ인포매틱스뷰

몽생미셸 주변에서 눈에 띄는 검은 얼굴의 양들은 서퍽종 계열의 육용 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몸통은 흰 털로 덮여 있지만 얼굴과 다리 부분만 검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외형 덕분에 초원 위에서도 쉽게 눈에 띕니다.

이 지역 농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품종을 방목해왔으며, 매일 아침 마을과 들판을 오가는 양떼의 이동은 몽생미셸을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소금간이 필요 없는 양고기, 프레살레

소금간 필요 없는 양고기 / ⓒ인포매틱스뷰

소금간 필요 없는 양고기 / ⓒ인포매틱스뷰

염습지에서 자란 프레살레 양의 고기는 일반 양고기와는 다른 풍미를 냅니다. 염분과 미네랄을 머금은 풀을 먹고 자란 탓에 따로 소금간을 하지 않아도 감칠맛이 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육질 또한 한층 부드러운 편이죠.

이런 특성을 인정받아 프레살레 양고기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원산지 명칭 통제, 이른바 AOC 등급을 부여받았습니다. 몽생미셸 인근 레스토랑에서는 이 지역 특산물인 프레살레 양고기 스테이크를 메뉴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격은 꽤 나가는 편이며, 간이 필요 없다지만 한국인에겐 살짝 밍밍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식전 바게트와 맛볼 수 있는 사과주는 매우 저렴하므로 꼭 드셔보세요. 파리 근교투어로 요즘 인기 절정인 몽생미셸 투어. 검은양의 프레살레 요리는 맛있건 없건 꼭 먹어봐야할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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