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초호황에 숙박세 판도 바뀐다 / 사진=PIXABAY |
최근 엔화 가치 하락(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일본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지만, 최근 현지 숙소를 예약하거나 체크인할 때 예상치 못한 무기력한 지출을 마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다 결제하고 간 줄 알았는데 현장에서 영수증을 들이밀며 요구하는 의문의 금액, 바로 숙박세 때문입니다. 특히 현지 지자체들이 기존의 숙박세 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개편안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여행자들의 꼼꼼한 예산 체크가 필수가 되었습니다.
숙박세가 도대체 뭐길래 현장 결제를 할까?
숙박세는 해당 지역에 머무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지방세입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 치안 유지, 관광 인프라 훼손 등의 비용을 현지 주민들의 세금이 아닌 도시를 소비한 관광객에게 일부 부담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숙박세가 아고다나 호텔스닷컴 같은 글로벌 예약 플랫폼에서 최초 결제할 때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해외 결제 대행 규정과 지자체별 징수 방식이 달라 보통 '현지 숙소 체크인 또는 체크아웃 시 엔화 현금이나 카드로 별도 결제'하도록 안내됩니다. 이 때문에 "이미 완불하고 왔는데 사기당하는 것 아니냐"며 숙소 로비에서 얼굴을 붉히는 여행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정액제 폐지?
그동안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대도시의 숙박세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정액제 형태였습니다. 숙박 요금 구간에 따라 1박당 100엔에서 많아야 300엔 수준을 정해놓고 걷는 방식이었습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이었기에 여행자들도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도쿄도가 제출한 숙박세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도쿄도는 현재 1박당 100엔에서 200엔 수준인 숙박세를 투숙 요금의 3%로 바뀌게됩니다. 개정된 숙박세 제도는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일본은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몸살을 앓자, 세수를 대폭 늘려 도시를 정비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이에 따라 숙박비의 2~3% 수준으로 정률제가 도입된다면, 1박에 30만 원짜리 호텔 기준 기존 200엔 수준이던 세금이 순식간에 수천 엔으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특히 호텔뿐만 아니라 에어비앤비와 같은 형태의 숙소도 과세 대상에 포함됩니다.
앞으로의 일본 여행
앞으로의 일본 여행은? / 사진=unsplash@Ryan Chan |
이번 정률제 개편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고급 호캉스나 장기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들일 것 입니다. 방값이 비쌀수록, 그리고 머무는 숙박일수가 길어질수록 세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성비 비즈니스호텔을 이용하더라도 커플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이 일주일가량 체류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고정 지출이 추가되는 셈입니다.
지자체별로 법안 통과 및 시행 시기에 차이가 있지만, 이미 홋카이도를 비롯한 주요 관광 도시들이 발 빠르게 정률제 도입을 확정 짓거나 검토 중인 만큼 앞으로의 일본 여행 예산 짜기 공식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숙소를 예약하기 전, 해당 도시의 최신 숙박세 징수 요율을 반드시 미리 확인하고 현지에서 사용할 별도의 세금 결제용 현금이나 카드를 확보해 두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