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 금서초등학교에 평균 나이 70세의 할머니 다섯 명이 1학년 신입생으로 정식 입학했습니다.
- 전쟁과 가난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이들은 지역 사회와 학교의 배려 속에서 글을 배우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 늦깎이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은 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와 지역 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70 평생 학교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66년 만에 초등학교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경남 산청군 금서초등학교에 평균 나이 70세의 신입생 다섯 명이 정식으로 입학하며 새로운 인생의 첫 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전쟁과 가난이라는 세파 속에서 가정을 일구느라 정작 자신을 위한 배움은 뒤로 미뤄야 했던 이들이 마침내 오랜 소망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나
경남 산청군 금서초등학교에서는 평균 연령 70대의 할머니 다섯 명이 1학년 신입생으로 입학식을 가졌습니다. 한 동네에서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형님 동생 사이인 이들은 2016학년도 금서초등학교의 유일한 1학년 신입생입니다. 6·25 전쟁과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초등학교 정문조차 지나보지 못했던 이들이 60여 년이 지나 비로소 초등학생이라는 가슴 떨리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할머니들이 늦깎이 신입생이 되어 매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통학버스를 기다립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던 옛날과 달리, 이제는 훌쩍 자란 아들이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어 등굣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마을 회관에서는 입학을 축하하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머리를 예쁘게 단장한 할머니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스쿨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평균 나이 70세에 마주한 교실은 이들에게 비로소 스스로를 찾아가는 배움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왜 지금 이것이 중요한가
이번 입학은 개인의 소망을 넘어 한글을 알지 못해 평생을 숨죽여 살아야 했던 어르신들에게 삶의 존엄성을 되찾아주는 계기라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그동안 이들의 손은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자식들을 키워낸 든든한 울타리였지만, 글을 몰라 관공서나 병원에서 늘 부끄러움을 삼켜야 했습니다.
평생 미뤄온 배움의 길을 걷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매일 등굣길에 나섭니다.
배움에 대한 열망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먹고사는 일이 늘 먼저였기에 글 공부는 먼 훗날의 꿈으로 남겨두어야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글을 읽고 쓰고자 하는 용기를 내면서, 세월 뒤편으로 밀려나 있던 어르신들의 삶이 당당한 주체로서 세상 앞에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이 변화를 이끄는가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도전 뒤에는 지역 교육 현장의 섬세한 배려와 이웃들의 연대가 존재했습니다. 글을 모르는 부끄러움 때문에 주저하던 할머니들에게 학교 측이 먼저 입학을 권유하고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고령인 학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노란 스쿨버스를 운행하고, 교실 문턱을 낮추어 눈높이에 맞춘 교육 과정을 준비했습니다.
어릴 적 이루지 못한 소망을 뒤로하고 늦깎이 초등학생이 된 할머니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시작합니다.
수업 역시 단순한 문자 교육을 넘어 일상과 맞닿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할머니들이 익숙하게 부르던 노래에서 '기역(ㄱ)', '미음(ㅁ)' 같은 자음을 찾아내고, 서로가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 숙제를 돕습니다. 세월의 지혜와 자연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할머니들은 야외 약초 학습장에서 도리어 선생님을 가르치는 인생의 스승이 되기도 합니다.
누가 영향받고 현장은 어떻게 바뀌나
폐교 위기에 처하거나 학생 수가 줄어들던 시골 작은 학교는 어르신들의 입학으로 새로운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한참 어린 2학년, 5학년 손주뻘 선배 학생들은 나이 많은 1학년 후배들을 따뜻하게 반기며 자연스러운 세대 간 교류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비로소 꿈꿔왔던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설레는 일상입니다.
교실에 모인 다섯 할머니의 삶에는 벌써 밝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자를 깨치는 즐거움 속에서 컴퓨터를 배워 자녀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는 새로운 꿈도 생겨났습니다. 6년 동안 빠짐없이 개근하겠다는 다짐은 배움이 주는 기쁨이 삶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앞으로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가
산청 금서초등학교 할머니들의 입학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 평생교육과 지역 학교의 새로운 역할을 시사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시골 학교들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배움터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이들이 6년의 초등학교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적 지원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준 산청의 다섯 병아리 학생들처럼, 배움의 기회를 놓친 수많은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학교의 문이 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FAQ
할머니들이 70대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 전쟁과 가난으로 글을 배울 기회를 놓쳤던 할머니들에게 학교 측이 먼저 입학을 권유했고, 글을 배우고자 하는 할머니들의 결심이 더해져 입학이 성사되었습니다.
할머니 신입생들을 위한 학교의 특화된 배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고령인 할머니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스쿨버스를 지원하며, 노래나 일상 경험을 활용한 눈높이 맞춤형 수업 방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린 초등학생들과 어르신 신입생 간의 학교 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어린 학생들은 할머니들을 후배로 반갑게 맞이하며, 야외 학습이나 일상 교류를 통해 세대 간 따뜻한 교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