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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터전인 정글을 떠나 도시 외곽으로 이주한 파라과이 브아 과라니족은 정체성 소멸이라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 도시에서 자라 전통 이름을 받지 못했던 17세 소년 크리스티안은 고향 꾸르와뜨 마을을 찾아 정글 생존법을 배우고 신성한 명명식을 치렀습니다.
  • '아침마다 빛나는 햇살'이라는 뜻의 전통 이름 '뚜바 과라흐'를 받은 소년의 여정은 소수민족 문화 보존의 가치를 일깨워줍니다.

남아메리카 파라과이의 동쪽 끝, 거대한 정글을 누비며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영위했던 과라니족의 일파 브아 과라니족이 문화적 소멸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16세기 이전 남미 대륙을 평정했던 이들은 현재 90% 이상이 사멸하여 약 20만 명만 남아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 외곽으로 이주해 자란 17세 인디오 청년 크리스티안이 고향 마을을 찾아 부족 전통의 명명식을 치르고 마침내 자신의 영혼을 이끌 전통 이름을 받았습니다.

도시로 떠난 과라니족 청년, 고향에서 영혼의 이름을 받다

크리스티안의 아버지 빠우스토는 열여섯 명의 대가족을 이끌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외곽으로 이주한 브아 과라니족의 후예입니다. 경작할 땅이 줄어들고 정글이 파괴되는 현실 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정글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도시 환경 속에서도 크리스티안은 인디오 후손으로는 드물게 고등학교 교육을 받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깊은 미안함과 걱정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파라과이 정글 속 과라니족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으로, 나무들 사이로 흙바닥이 드러난 공터와 전통 가옥의 일부가 보입니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과라니족의 터전은 수 세대 동안 그들만의 고유한 일상을 간직해 온 공간입니다.


도시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때 떠나온 탓에 크리스티안은 부족의 생존 방식을 경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10세 전후에 치러야 할 전통 명명식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브아 과라니족에게 전통 이름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그 사람의 운명과 소명을 알려주는 영혼의 열쇠입니다. 농한기를 맞아 빠우스토는 아들에게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300km 떨어진 고향 꾸르와뜨 마을로 뜻깊은 여행을 결심했습니다.

사라져가는 인디오 문화와 소수민족 정체성의 위기

오늘날 남아메리카의 인디오 후손들은 문명사회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대부분 하층민으로 전락하거나 자신들의 독창적인 문화 유산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브아 과라니족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생존 지혜와 의식들이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문화적 단절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글 속 마을에서 깃털 머리띠를 쓴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연기를 피워 정화하는 의식을 치르고 있다.

나쁜 기운을 쫓아내고 마음을 정화하는 전통 의식을 통해 잊혔던 부족의 숨결을 다시 이어갑니다.


특히 순수한 혈통을 지키기 위해 가까운 부족끼리 대를 이어가다 보니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백색증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생기는 등 신체적·환경적 생존 위기까지 겹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족의 전통 악기인 '바에부'와 '라웨', 대나무 박자 도구 '따꽈'에 맞춰 드리는 치유 기도나 신당 '오쁘'에서 올려지는 명명식 같은 신성한 의식들은 부족의 생존과 단결을 지탱하는 마지막 영혼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삶의 터전과 도시 이주가 가져온 변화

브아 과라니족이 고향 정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원인은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경작지 부족과 밀림 파괴입니다. 정글과의 조화 속에서 자급자족하던 삶의 방식이 외부 문명의 침범으로 위협받으면서, 많은 부족민이 생계를 위해 도시 주변부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이 작용했습니다.


숲속 공터에서 통나무 의자에 앉아 전통 악기를 다루는 세 명의 부족민 모습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후견인과 함께 부족 고유의 문화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도시 외곽에 정착한 인디오들은 극심한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차별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교육의 기회조차 얻기 힘든 환경에서 크리스티안처럼 학교 교육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과 도시 생활에 적응할수록 부족 고유의 전통 지혜나 공동체적 유대감과는 멀어지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빠우스토가 아들의 손을 잡고 다시 불편하고 고된 정글로 돌아간 이유는 바로 이러한 소외와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통 생존법 학습과 명명식이 한 청년에게 가져다준 변화

300km를 달려 고향 꾸르와뜨 마을에 도착한 크리스티안은 추장과 원로들을 후견인으로 모시고 본격적인 브아 과라니족의 생존 지혜를 배웠습니다. 문명세계의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밀림을 누비며 전통 덫 '라네만도'를 놓아 아르마딜로를 사냥하고, 야자나무의 일종인 '빨매라' 새순으로 배를 채우는 법을 익혔습니다.


나무 머리띠를 두른 남성이 숲속에서 무언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차를 돌려 마시는 관습은 부족원들이 평등함과 공동체 의식을 나누는 소중한 일상입니다.


또한 정글 약초를 넣어 끓인 따뜻한 차를 한 잔의 컵으로 돌려 마시는 전통 마테차 문화를 나누며, 모든 부족민이 평등하게 영혼의 우정을 나누는 가치를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외부 바람을 완벽히 차단한 신당 '오쁘'에서 주술사 떼아라마씨의 집전으로 열린 명명식이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밤새 춤추며 기도하는 가운데, 마침내 크리스티안에게 '뚜바 과라흐(아침마다 빛나는 햇살)'라는 영혼의 이름이 부여되었습니다. 고등학교 교실에서 유일한 인디오였던 소년이 진정한 정글의 용사이자 부족의 일원으로 거듭난 순간이었습니다.

소수민족의 문화 유산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과제

이번 크리스티안의 명명식은 단지 한 개인의 통과의례에 그치지 않고, 소멸 위기에 처한 소수민족의 문화 유산이 어떻게 다음 세대로 전승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던짐을 줍니다. 문명사회의 확장 속에서 자연과 공존해 온 인디오들의 지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려면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도시화와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사라져가는 전 세계 소수민족의 터전을 보존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전통과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문명사회와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17세 소년 뚜바 과라흐가 가슴속에 품은 '아침마다 빛나는 햇살'이라는 이름처럼, 이들의 소중한 문화적 유산이 미래 세대에도 환하게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FAQ

브아 과라니족은 어떤 부족인가요?

브아 과라니족은 남아메리카 파라과이 동부 정글 지대에 거주하는 과라니족의 4개 일파 중 하나입니다. 독자적인 언어와 신당(오쁘) 중심의 전통 의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사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브아 과라니족의 전통 명명식은 왜 중요한가요?

브아 과라니족에게 전통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삶의 소명과 운명을 알려주는 영혼의 열쇠입니다. 보통 10세 전후에 치러지며, 이 이름을 받아야 비로소 부족의 진정한 일원으로 인정받습니다.

크리스티안이 받은 이름 '뚜바 과라흐'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신당 오쁘에서 주술사가 올린 기도를 통해 부여된 이름으로, '아침마다 빛나는 햇살'이라는 희망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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