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광어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광어 양식은 기후변화와 해수 오염이라는 큰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 어민들은 매일 영하 26도와 영상 30도를 오가며 직접 생사료를 만들고, 뼈를 깎는 수작업 선별 과정을 거쳐 광어를 길러냅니다.
- 자연산 못지않은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정성을 다하는 어민들의 숭고한 노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쉴 새 없이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활어회이자, 단단한 육질과 고단백을 자랑하는 '국민 횟감' 광어가 자라나는 양식장입니다. 자연산이 전부이던 시절에는 대단히 귀하고 대접받는 물고기였지만, 이제는 뛰어난 과학적 양식 기법 덕분에 누구나 쉽게 그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우리가 횟집에서 편안하게 마주하는 이 한 점의 광어 뒤에는, 기르는 이의 결코 가볍지 않은 구슬땀과 애틋한 정성이 숨어 있습니다. 과연 이 푸른 수조 속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민 횟감 광어가 마주한 오늘날의 변화
오늘날 한국의 광어 양식은 전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종주국입니다. 하지만 풍요로워 보이는 수조 뒤편에서 어민들이 마주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치어를 들여와 성어로 키워내기까지 70% 이상의 생존율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양식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수 오염이 심화되고 원인 모를 질병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생존율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왜 지금 우리는 양식 광어의 가치에 주목해야 할까요?
우리가 식탁 위에서 무심히 마주하는 광어 한 마리는 이제 단순한 수산물이 아닙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적조와 미세한 기생충의 위협 속에서, 어민들은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물고기를 보살봅니다.
광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매일 직접 신선한 생선을 손질해 사료로 준비하는 양식장 사람들의 분주한 일상입니다.
황폐해져 가는 바다 환경 속에서 광어를 무사히 키워내기 위해서는 마치 갓난아기를 돌보듯 세심한 주의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생존율이 낮아질수록 어민들이 쏟아부어야 하는 정성과 노동의 강도는 더욱 깊어만 가기에, 우리가 맛보는 광어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소중합니다.
2년의 기다림을 채우는 묵묵한 정성과 고된 노동
광어를 건강하고 맛있게 키워내는 핵심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매일 직접 정성껏 만들어 먹이는 '생사료'에 있습니다. 간편하게 먹일 수 있는 배합 사료도 있지만, 이곳 어민들은 청어, 메가리, 아귀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냉동 생선을 직접 갈아 만드는 방식을 고집합니다.
광어의 신선한 성장을 위해 매일 엄청난 양의 사료를 준비하고 관리하는 고된 과정이 이어집니다.
무려 20kg에 달하는 꽁꽁 얼어붙은 냉동 생선 블록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르고, 물고기들이 삼키면 위험한 비닐 포장재를 일일이 손으로 떼어내는 고대고 정밀한 작업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갈아 만든 신선한 사료는 영하 26도의 냉동 창고에 보관되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합니다. 한여름이면 사방이 차광막으로 덮여 찜통처럼 변해버리는 양식장 내부에서, 어민들은 매일 하루 세 번, 한 번에 무려 2시간씩 땀을 흘리며 먹이를 줍니다.
광어의 피부 보호를 위해 햇빛을 차단한 실내 양식장은 한여름에도 높은 온도와 습도로 고된 노동이 이어지는 공간입니다.
지뢰밭을 걷듯 신중하게, 양식장 사람들의 일상
양식장에서 가장 까다롭고 고단한 과정은 바로 광어의 크기를 고르는 '선별 작업'입니다. 광어는 성장 속도가 제각각이라, 몸집 차이가 나면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 15cm 정도로 자란 치어들을 끊임없이 손으로 직접 분류해주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물고기를 살피느라 쏟는 고된 노동과 인내심이 식탁 위 광어 한 점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물속에 들어가 작업을 할 때는 그야말로 지뢰밭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습니다. 광어는 바닥에 몸을 딱 붙이고 사는 데다 뛰어난 보호색을 지니고 있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칫 발걸음을 잘못 디뎌 광어를 밟기라도 하면 물고기는 상처를 입고 죽고 맙니다. 하루 종일 허리를 숙여 12,000마리의 치어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작업하다 보면, 밤마다 꿈속에서도 물고기가 아른거릴 정도로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극에 달합니다.
땀방울이 만들어낸 결실, 우리가 마주할 내일의 식탁
불과 6g에 불과했던 작은 치어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1kg 이상의 듬직한 성어가 되기까지는 최소 1년 반에서 2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걸립니다.
긴 시간 정성으로 키워낸 광어가 누군가의 식탁 위에서 행복이 되길 바라는 어민의 진심 어린 마음입니다.
동해안의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한 마리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밤낮없이 사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광어들이 출하 차량에 실리는 순간은 어민들에게 그야말로 눈물겨운 보람을 안겨줍니다. 이처럼 묵묵히 흘린 구슬땀이 가득 채워진 광어 한 접시는 누군가의 식탁 위에서 따뜻한 행복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오늘 저녁, 정직한 땀방울과 인내로 길러낸 쫄깃한 광어회 한 점으로 고단한 하루를 위로받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FAQ
양식 광어와 자연산 광어는 맛에서 차이가 나나요?
과거에는 자연산이 훨씬 귀하고 맛있다고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양식 기술의 발전과 신선한 생사료 급여 덕분에 전문가조차 맛이나 식감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식 광어의 맛과 품질이 매우 뛰어납니다.
광어 양식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업은 무엇인가요?
크기가 다른 광어들이 서로 잡아먹지 않도록 크기별로 분류하는 '선별 작업'입니다. 보호색을 띠고 물속 바닥에 붙어 지내는 성질 때문에 밟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하며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광어 양식장에서 배합 사료 대신 생사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꽁꽁 얼린 신선한 생선을 직접 갈아 만드는 생사료는 손이 훨씬 많이 가고 보관이 까다롭지만, 광어의 소화와 성장에 훨씬 이롭고 자연산에 가까운 우수한 육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