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와 고추를 올린 완성 무조림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0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시장에 나오는 무가 눈에 띄게 굵어지고 단맛도 올라와, 저녁 반찬으로 무조림을 한 냄비 끓이는 집이 많아진다. 간장 양념이 배어 젓가락으로 쉽게 갈라지는 무조림은 그것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비우게 하는데, 고소한 맛을 더하려고 들기름을 넣어도 막상 먹어 보면 그 향이 잘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들기름은 무를 처음 익힐 때 두르거나 양념장에 섞어 함께 붓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하면 냄비가 30분 가까이 끓는 동안 고소한 향이 거의 남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양을 늘려 넣어 봐도 국물 위에 기름만 많아질 뿐 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같은 양의 들기름으로도 훨씬 고소한 무조림을 만들려면 넣는 때만 바꾸면 된다. 무를 먼저 익히고 양념에 충분히 조린 다음, 대파와 고추를 올리는 마지막 5분에 들기름을 둘러 마무리하는 방법이다.
오래 끓일수록 옅어지는 들기름의 고소한 향
양념 국물이 자작하게 남은 무조림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들기름의 고소한 향은 열에 약한 편이라, 냄비에서 오래 끓으면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날아가 버린다. 무조림은 무를 익히는 데 7~8분, 양념을 조리는 데 20분이 걸리는데, 처음부터 들기름을 넣으면 이 시간 내내 향이 빠져나가 상에 올릴 때쯤에는 기름기만 남게 된다.
향이 남지 않는 이유가 양이 아니라 끓는 시간에 있기 때문에, 처음에 들기름을 두 배로 넣어도 결과는 비슷하다. 오히려 남은 기름이 국물 위에 떠서 무를 집어 먹을 때 느끼하게 느껴지기 쉽다.
마지막 5분에 넣으면 들기름이 불에 닿는 시간이 짧아 고소한 향이 그대로 남는다. 이때는 무가 이미 부드럽게 익고 양념도 속까지 배어 있어서, 들기름이 무 겉면과 자작하게 남은 국물에 고루 묻으면서 한입 먹을 때 고소한 맛이 먼저 느껴진다. 그래서 들기름은 처음부터 함께 끓이는 양념이 아니라 마지막에 향을 더하는 재료로 보고 넣는 때를 늦추는 것이 좋다.
무조림에 들기름 향 살려 조리는 방법
냄비 바닥에 겹치지 않게 깐 도톰한 무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 1개는 껍질을 벗겨 도톰하게 썰고, 물 800ml와 미리 섞어 둔 양념장, 들기름 1.5큰술, 송송 썬 대파와 고추를 준비한다. 무를 냄비 바닥에 겹치지 않게 깔고 물을 부어 센 불에 올린 다음, 물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덮어 7~8분 익힌다.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겉이 쑥 들어가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익은 무 위에 양념장을 고루 얹고 중불에서 20분 더 조린다. 중간에 한두 번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위쪽 무에 끼얹어 주면 색이 고르게 들고, 국물이 처음보다 눈에 띄게 줄고 무가 진한 갈색을 띠면 양념이 충분히 밴 것이다.
국물을 떠서 무 위에 끼얹는 조리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제 대파와 고추를 무 위에 올리면서 들기름 1.5큰술을 냄비 가장자리부터 빙 둘러 넣고 5분만 더 조린다. 이때 불을 세게 올리면 국물이 금방 졸아 바닥이 눌어붙기 쉬우니 중불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안전하다. 불을 끄고 나면 냄비 위로 고소한 냄새가 먼저 올라온다.
냄비 가장자리에 들기름을 두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뚜껑을 연 지 오래돼 쩐내가 나는 들기름은 무조림의 향까지 망치므로 쓰지 않고, 개봉한 들기름은 냉장고에 넣어 두고 되도록 빨리 쓰는 것이 좋다. 남은 무조림을 다시 데울 때는 들기름을 더 넣지 않아도 되고, 약불에서 한 번만 데우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