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동선의 주유소에서 차량에 주유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기름값이 오를 때마다 운전자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아침 일찍 주유하면 같은 돈으로 기름을 더 받는다는 이야기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기름이 덜 부풀어 있어 1리터 안에 든 양이 많다는 설명이라 그럴듯하게 들리고, 출근 전에 일부러 주유소를 들르거나 저녁에 넣을 기름을 다음 날 아침으로 미루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믿고 주유 시간을 맞추다 보면 오히려 기름이 더 드는 경우가 생긴다. 평소 다니지 않는 길로 주유소를 찾아가거나 아침 시간에 맞추려고 차를 따로 몰고 나가면 그만큼 연료를 쓰게 되는데, 시간대를 골라서 얻는 차이는 그 손해를 메울 만큼 크지 않다.
아침 주유가 생각만큼 이득이 아닌 이유는 주유소 땅속 탱크에 든 기름의 온도에 있고, 기름값을 줄이는 데는 주유 시간보다 평소 다니는 길과 계기판의 연료 잔량이 훨씬 중요하다.
땅속 탱크에서 거의 변하지 않는 기름 온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 둔 차량의 연료 상태를 살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휘발유가 온도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름 온도가 15도에서 24도쯤으로 오르면 부피가 약 1% 늘어나는데, 주유기는 온도와 상관없이 부피로 양을 재기 때문에 따뜻한 기름을 넣으면 같은 1리터 안에 든 실제 연료가 조금 적어진다.
문제는 주유기에서 나오는 기름이 바깥 공기 온도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유소 기름은 땅속에 묻힌 탱크에 보관되는데, 땅속은 바깥보다 온도 변화가 훨씬 작아서 새벽과 한낮의 기온이 7도 가까이 벌어지는 날에도 탱크 안 기름은 17도 안팎을 그대로 유지한다.
주유기 배관에 남아 있던 기름이 처음 나올 때 바깥 온도의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 양은 한 번에 넣는 기름에 비하면 아주 적다. 그래서 시간대를 골라 넣어도 받는 기름의 차이는 거의 없고, 그 작은 차이를 얻으려고 차를 더 움직이는 순간 오히려 손해가 난다.
주유소 바닥의 주유구 덮개와 주유 설비를 가까이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평소 다니는 길에서 기름값 줄이는 방법
차량 계기판의 연료 눈금이 4분의 1가량 남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기름값을 줄이려면 주유 시간 대신 출퇴근길이나 장 보러 가는 길처럼 평소 다니는 길 위에 있는 주유소를 두세 곳 정해 두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 지도나 유가 정보 앱으로 그 주유소들의 리터당 가격을 미리 비교해 두면, 따로 찾아다니지 않아도 그날 가장 싼 곳에서 넣을 수 있다.
주유 시점은 계기판의 연료 잔량을 보고 정한다. 연료 경고등이 켜질 때까지 버티기보다 눈금이 4분의 1쯤 남았을 때 정해 둔 주유소를 지나는 길에 들르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하면 기름이 바닥나 급하게 가까운 비싼 주유소로 들어갈 일이 없다.
가격이 조금 더 싼 곳이라도 왕복 몇 km를 더 가야 한다면 계산부터 해 보는 것이 좋다. 40리터를 넣을 때 리터당 30원이 싸면 1,200원을 아끼는데, 연비가 리터당 10km인 차로 왕복 10km를 더 달리면 기름 1리터를 더 쓰게 되니 아낀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진다.
주차한 차량 안에서 평소 이동 동선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셀프 주유소에서는 주유기에 붙은 정전기 방지 패드를 손으로 먼저 만진 다음 주유구를 열고, 기름을 넣는 동안에는 시동을 꺼 두는 것이 안전하다. 날이 건조한 계절에는 몸에 쌓인 정전기가 기름 증기에 불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 주유 기록을 펼쳐 보면 주유소만 들르려고 차를 몬 날이 사라지고, 기름을 넣은 날짜가 모두 출퇴근하던 날과 장 보러 나간 날에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