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당에서 김장을 마친 뒤 양푼이에 남은 김치 양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김장 준비를 하는 집이 늘어나는 때다. 배추를 다 버무리고 나면 대야 바닥에 김치 양념이 꽤 남는 경우가 많은데, 고춧가루와 젓갈, 마늘, 무채까지 들어간 양념이라 그냥 버리자니 들인 돈과 수고가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렇다고 절임 배추를 또 사서 김장을 한 번 더 하자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고, 냉장고에 넣어 두면 김치통 사이에서 자리만 차지하다가 잊어버리기 쉽다. 남은 양으로 겉절이를 더 하려 해도 배추를 다듬고 절이는 일부터 다시 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이럴 때는 남은 김치 양념을 비빔밥 양념으로 쓰면 된다. 밥에 참치통조림과 계란프라이, 참기름만 넣고 비벼도 맛이 충분하고, 그래도 남는 양념은 한 번 먹을 만큼씩 얼려 두었다가 생각날 때 꺼내 비벼 먹으면 된다.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나는 김치 양념
김치 양념과 참치, 계란프라이를 올린 따뜻한 밥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 양념은 배추에 간을 들이려고 만든 것이라 고춧가루의 매운맛과 젓갈의 짠맛, 무채와 과일에서 나온 단맛이 이미 한데 섞여 있다. 마늘과 생강, 파까지 들어 있어서 비빔밥을 비빌 때 고추장이나 간장, 다진 마늘을 따로 꺼낼 필요가 없다.
배추 수십 포기의 간을 맞추는 기준이 되는 양념이라 짠맛과 매운맛, 단맛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맞춰져 있는 편이다. 그래서 밥에 비볐을 때 간이 고르게 퍼지고, 다른 양념을 더하지 않아도 맛이 비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기에 담백한 재료 몇 가지만 더하면 한 그릇이 완성된다. 기름기 있는 참치는 짭짤한 양념에 고소한 맛을 보태고, 계란프라이 노른자를 터뜨려 비비면 매운맛이 한층 부드러워지며, 마지막에 두른 참기름이 고춧가루 냄새와 어울려 고소한 향을 낸다.
남은 김치 양념 얼려 두고 비벼 먹는 방법
밥 한 공기와 김치 양념, 참치, 계란을 준비한 조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 한 공기를 기준으로 김치 양념 1~2큰술, 작은 참치통조림 반 캔, 계란 1개, 참기름 1큰술을 준비한다. 양념은 젓갈 양에 따라 짠 정도가 집집마다 다르니 1큰술부터 넣고 맛을 보며 늘리는 것이 좋고, 참치는 체에 받쳐 기름을 따라 낸 뒤 쓰는 편이 느끼하지 않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서 계란을 깨 넣어 흰자가 하얗게 익고 노른자가 말랑할 때 불을 끈다. 따뜻한 밥을 넓은 그릇에 담고 김치 양념, 참치, 계란프라이, 참기름을 차례로 올린 다음 숟가락으로 노른자를 터뜨려 밥알이 뭉치지 않게 고루 비빈다. 밥알마다 양념 색이 고르게 들면 다 비빈 것이다.
노른자를 터뜨려 김치 양념 밥을 비비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비빈 밥은 김에 싸서 먹는다. 양념을 넉넉히 넣었다면 짠맛이 겹치지 않게 조미하지 않은 김이 잘 맞고, 식구가 여럿이면 큰 양푼에 한꺼번에 비벼 나눠 먹는 것이 남은 양념을 한 번에 많이 쓰기에 좋다.
그래도 남은 양념은 지퍼백에 담아 납작하게 편 뒤 젓가락으로 눌러 한 번 먹을 양만큼 칸을 나눠 얼린다. 먹기 전날 한 칸만 떼어 냉장실에서 녹이면 되고, 한 번 녹인 양념은 다시 얼리지 않는 것이 좋다. 굴이나 생새우를 넣은 양념은 날것이 들어 있으니 김장 당일 바로 얼리는 것이 안전하다.
남은 김치 양념을 한 끼 분량으로 나눈 납작한 지퍼백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참치가 없다면 통조림 햄을 구워 잘게 썰어 넣어도 되고,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일 때 김치와 함께 양념을 한두 큰술 풀어 넣으면 국물 맛이 한층 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