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향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의 전주향교에는 수령이 400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 앞뜰에 뿌리를 내린 고목으로, 가지가 기와지붕 위까지 넓게 뻗어 경내에 들어서면 건물보다 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서 유학을 가르치던 교육기관이고, 이 마당은 수백 년 동안 이 나무와 함께 계절을 맞아 왔다.
가을이 깊어지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짙은 회색 기와 위로 황금빛이 겹친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마당 바닥과 지붕 위에도 노란 잎이 내려앉아 경내가 한 가지 색으로 바뀐다. 은행잎 풍경을 보기 좋은 때는 11월 초부터 중순까지로 안내되고 있어, 이번 달 말부터 몇 주 사이가 고목과 한옥의 가을색을 함께 볼 수 있는 시기다.
대성전 앞뜰의 고목과 기와지붕
전주향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대성전은 효종 4년인 1653년에 고쳐 세웠고 1907년에 다시 손본 건물이다. 앞면 3칸, 옆면 2칸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은행나무 곁에 서면 나무의 크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노란 가지 사이로 처마 선이 보이고, 몇 걸음 물러서면 건물과 나무가 한 화면에 함께 들어온다.
경내에는 대성전과 함께 학생들을 가르치던 명륜당도 있다. 제사를 지내던 공간과 공부하던 공간을 차례로 지나며 걸으면, 마당마다 은행나무와 건물이 놓인 모습이 조금씩 달라져 같은 나무도 다른 풍경으로 보인다.
백년의 시간을 거닐다 / 한국관광공사-강미선 |
은행나무는 한 해 중 이 무렵에 모습이 가장 크게 달라진다. 여름에는 짙은 초록 잎이 마당에 넓은 그늘을 드리우고, 겨울에는 잎을 모두 떨군 굵은 가지만 남는다. 노랗게 물든 잎이 기와지붕과 맞닿는 풍경은 일 년에 몇 주만 볼 수 있어, 이 시기의 향교 마당은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면 수백 년을 버틴 줄기의 굵기와 거친 껍질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전주향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사진은 나무 바로 아래보다 마당 가장자리에서 찍을 때 굵은 줄기와 기와지붕을 함께 넣기 쉽다. 잎이 바닥에 깔린 날에는 카메라를 낮춰 노란 마당과 처마를 함께 담는 구도도 좋다. 줄기가 화면 한쪽을 세로로 채우도록 잡으면 고목의 높이가 함께 드러난다. 경내가 넓지 않아 대성전 앞뜰과 명륜당 주변을 오가며 천천히 둘러봐도 40분에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관람 시간과 은행잎 보기 좋은 때
전주향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주향교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동절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 쉬므로, 연휴가 낀 주에는 쉬는 날이 화요일로 바뀐다. 입구는 향교길 139에 있다.
11월 초에는 잎이 가지에 달린 채 노랗게 물든 모습을, 중순으로 갈수록 바닥에 떨어진 잎이 쌓인 마당을 보게 된다. 은행잎은 바람이 세게 부는 날 짧은 사이에 많이 떨어지기도 해, 가지에 달린 노란 잎을 보려면 11월 초순 쪽이 낫다.
11월은 해가 일찍 기울어 오후 늦게는 마당에 그늘이 길게 진다. 노란 잎에 햇빛이 비치는 모습을 보려면 관람이 시작되는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들르는 편이 좋고,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므로 늦어도 4시 전에는 도착해야 경내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