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쓴맛, 양념으로 덮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들기름에 볶다가 '이 물' 한 국자 붓고 졸여보세요


촉촉하게 볶아 낸 고사리나물 한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촉촉하게 볶아 낸 고사리나물 한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명절 상에도, 비빔밥 재료로도 빠지지 않는 고사리볶음은 집에서 자주 만드는 나물 반찬인데, 막상 볶아서 한 젓가락 집어 먹어 보면 입안에 쌉쌀한 맛이 남아 손이 덜 가는 경우가 많다. 삶은 고사리를 사다 쓰든 말린 고사리를 불려 삶든 특유의 쓴맛이 남아 있으면 아이들은 금세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그래서 대개는 간장이나 다진 마늘을 더 넣어 맛을 덮거나 들기름을 넉넉히 둘러 고소한 맛으로 가리는데, 양념이 세지면 고사리 본래의 맛은 사라지고 짠맛만 남기 쉽다. 쓴맛을 양념으로 덮는 것보다 쓴맛 자체를 순하게 만드는 쪽이 고사리볶음을 깔끔하게 먹는 데 더 낫다.

방법은 간단한데, 밥을 지으려고 쌀을 씻을 때 받아 둔 쌀뜨물 한 국자를 볶는 중간에 부어 조리면 된다. 고사리를 기름에만 볶을 때보다 쓴맛이 한결 덜하고 줄기도 부드러워져, 짜지 않고 깔끔한 나물 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

기름에만 볶은 고사리에 쓴맛이 남는 이유

팬에서 기름에 고루 볶는 삶은 고사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팬에서 기름에 고루 볶는 삶은 고사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사리는 삶고 물에 담가 두는 동안 쓴맛이 상당 부분 빠지지만, 줄기 속에 남은 쌉쌀한 맛까지 다 빠지지는 않는다. 이 상태로 기름에만 볶으면 줄기 겉은 기름으로 덮이고 속은 수분이 날아가면서 질겨지는데, 씹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남은 쓴맛도 입안에 오래 머무르게 된다.

볶다가 맹물을 조금 붓는 집도 있지만 맹물은 금방 졸아들어 고사리에 아무 맛도 더하지 못하고, 겉에는 간장과 기름 맛만 남는다. 그래서 쓴맛을 줄이려면 맹물 대신 맛이 있는 물을 부어, 고사리 줄기에 수분과 함께 다른 맛이 배어들게 해야 한다.

쌀뜨물은 쌀을 씻을 때 녹아 나온 전분이 섞여 뽀얗고 구수한 맛이 나는 물인데, 이 물을 부어 자작하게 조리면 고사리 줄기에 수분과 구수한 맛이 함께 배어 쌉쌀한 맛이 덜 느껴진다. 전분 때문에 국물이 살짝 걸쭉해지면서 양념이 고사리 겉에 고르게 묻는 것도 쌀뜨물을 쓰는 이유다.

고사리볶음 팬 가장자리로 쌀뜨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사리볶음 팬 가장자리로 쌀뜨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사리볶음에 남은 쓴맛 줄이는 방법

물기를 짜 먹기 좋게 자른 삶은 고사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기를 짜 먹기 좋게 자른 삶은 고사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삶아서 물기를 꼭 짠 고사리 두 손 가득, 들기름 2숟가락, 소금 반 숟가락, 국간장 1숟가락, 쌀뜨물 한 국자다. 쌀뜨물은 처음 헹군 물은 버리고 두 번째로 씻은 물을 받아 두는 것이 좋고, 고사리는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르면서 딱딱한 줄기 끝을 잘라 낸다.

팬에 들기름 2숟가락을 두르고 중불에서 고사리를 먼저 넣어, 기름이 고사리 전체에 고루 묻을 때까지 뒤적이며 볶는다. 이어 소금과 국간장을 넣어 간을 하는데, 고사리 양이나 식구들 입맛에 따라 국간장을 조금 줄이거나 소금을 더하는 식으로 조절하면 된다.

간이 고루 배면 쌀뜨물 한 국자를 팬 가장자리로 둘러 붓고 계속 볶는다. 뽀얀 국물이 끓어오르며 고사리 사이로 스며드는데, 뒤적이며 졸이다가 팬 바닥에 국물이 거의 보이지 않을 때 불을 끈다. 바짝 마를 때까지 두면 바닥에 눌어붙고 고사리가 다시 질겨지니, 촉촉한 기운이 살짝 남아 있을 때 끄는 것이 좋다.

국물이 거의 졸아든 고사리볶음을 뒤적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물이 거의 졸아든 고사리볶음을 뒤적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시큼한 냄새가 나는 쌀뜨물은 쓰지 않는다. 쓴맛을 더 줄이겠다고 한 국자보다 많이 부으면 국물이 졸아드는 동안 고사리가 물러지니 양은 늘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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