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은은히 오르는 부드러운 현미밥 한 공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강을 생각해 흰쌀 대신 현미로 밥을 짓는 집이 많은데, 막상 지어 놓은 현미밥은 씹을 때마다 껍질이 입안에서 까슬하게 겉돌고 낟알이 딱딱하게 남아 식구들이 숟가락을 금방 내려놓는 경우가 많다. 아이나 나이 드신 분이 있는 집에서는 현미밥 한 공기를 다 비우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밥물을 넉넉히 잡거나 전날 밤부터 오래 불려 보지만, 물을 늘리면 겉은 질척해지고 속은 여전히 단단한 밥이 되기 쉽다. 불리는 시간을 깜빡한 날에는 그날 현미밥을 포기해야 하니 번거로움도 크다.
마시다 남은 소주가 이럴 때 쓸모가 있다. 현미를 안친 밥솥에 취사 전 소주를 조금 더해 지으면 까슬하던 현미밥이 한결 부드럽고 촉촉하게 익는데, 2인분 기준으로 소주잔 두 잔이면 충분하다.
물을 더 부어도 딱딱하게 남는 현미 낟알
투명한 유리 그릇에 담긴 마른 현미 낟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현미가 딱딱한 이유는 낟알 겉을 감싼 쌀겨층 때문이다. 흰쌀은 도정할 때 이 쌀겨층을 깎아 내 물이 낟알 속으로 바로 스며들지만, 현미는 쌀겨층이 그대로 남아 있어 물이 안쪽까지 들어가는 데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물이 낟알 속까지 스며들기 전에 취사가 끝나면 겉만 물러지고 가운데는 덜 익은 채로 남는데, 물을 더 붓는다고 쌀겨층이 물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서 현미밥 겉만 더 질척해진다.
소주를 더해 지으면 현미가 끓는 동안 낟알이 한결 촉촉하게 익어 껍질이 까슬하게 겉도는 느낌이 줄어든다. 소주에 든 알코올은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기 때문에 밥이 끓어오르면 김과 함께 대부분 날아가므로, 물을 늘리는 대신 소주를 조금 더하는 쪽으로 손을 대는 것이 좋다.
김이 빠져나오는 전기밥솥의 현미밥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까슬한 현미밥 부드럽게 짓는 방법
깨끗한 스테인리스 채반에서 현미를 헹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2인분 분량의 현미와 소주 두 잔이다. 소주잔 한 잔은 50ml 안팎이라 두 잔이면 종이컵 반 컵을 조금 넘는 양인데, 현미는 흐르는 물에 두세 번 가볍게 씻어 겨 가루를 헹궈 내고 시간이 있다면 찬물에 30분 이상 불려 두는 것이 좋다.
씻은 현미를 밥솥에 안치고 밥물은 평소 현미밥을 지을 때처럼 맞춘 다음 그 위에 소주 두 잔을 붓는다. 진밥이 싫다면 소주를 붓기 전에 소주 양만큼 밥물을 덜어 내면 되고, 소주는 반드시 취사 버튼을 누르기 전에 넣어야 쌀과 함께 끓으면서 알코올이 날아간다.
밥솥 내솥의 현미 위에 소주를 붓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밥솥이라면 현미 모드로 그대로 취사하면 되고, 냄비에 지을 때는 센 불에서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20분쯤 익힌 뒤 불을 끄고 10분 뜸을 들인다. 냄비는 불을 켜기 전에 소주를 넣어야 하는데, 달궈진 냄비 가까이에서 술을 부으면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
취사가 끝나면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위아래를 뒤섞어 남은 김을 빼 주는데, 이때 밥에 남아 있던 술 냄새도 김과 함께 빠져나간다. 소주를 많이 넣으면 술 냄새가 밥에 남을 수 있으니 2인분에 두 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뚜껑을 열었을 때 술 냄새 대신 구수한 현미 냄새가 올라오고, 한 숟가락 떠서 씹었을 때 껍질이 이에 걸리지 않고 낟알이 부드럽게 눌리면 알맞게 지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