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물드는 이때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요"... 500년 은행나무 너머로 강물 보이는 산사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 수종사는 절 마당이 곧 전망대인 사찰이다. 경내 끝에 서면 산 아래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양수리 일대가 펼쳐지고, 두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져 팔당호로 흘러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강을 배경으로 수령 약 500년으로 알려진 은행나무가 경내에 서 있다.

이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때가 수종사를 찾기 가장 좋은 시기로 꼽힌다. 예년에는 11월 초에 잎 색이 가장 짙어졌고, 남양주시도 올해 단풍 나들이 시기를 10월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로 안내했다. 노란 은행잎 사이로 멀리 강물이 비치는 장면은 이 절에서만 볼 수 있는 가을 풍경이다.

물방울 소리에서 얻은 이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수종사라는 이름에는 조선 세조와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1458년 금강산을 다녀오던 세조가 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묵다가 어디선가 종소리를 들었고, 다음 날 소리를 따라가 보니 바위굴 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종소리처럼 울리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세조는 그 자리에 절을 짓게 하고 물 수(水)와 쇠북 종(鐘) 자를 써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경내 은행나무도 이때 세조가 심었다는 이야기가 함께 내려온다. 오랜 세월을 견딘 줄기는 굵고 높게 뻗어 있고, 가지가 넓게 퍼져 절 마당 한쪽을 덮는다. 나무 앞에서 강 쪽을 바라보면 노란 잎과 푸른 강물, 그 너머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진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팔각오층석탑도 있어 은행나무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강을 내려다보며 마시는 차 한 잔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수종사에서 강 풍경을 오래 보려면 삼정헌에 들르면 된다. 삼정헌은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로, 큰 창 너머로 두물머리 일대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산을 오르느라 가빠진 숨을 고르며 강물이 합쳐지는 모습을 천천히 볼 수 있어 수종사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 자리다.

다실 창 앞에서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북한강과 동쪽에서 흘러드는 남한강이 양수리 앞에서 만나는 모습이 또렷하게 보인다. 두 강이 합쳐진 물길은 넓은 호수처럼 퍼져 팔당 쪽으로 이어지고, 강가 마을과 다리, 건너편 산자락이 그 둘레를 감싼다. 산중턱에서 내려다보는 덕분에 강줄기가 굽이지는 모양까지 지도처럼 드러난다.

아침 무렵에는 강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도 있다. 물안개가 걷히면서 강줄기와 양수리 마을이 조금씩 드러나는 모습은 해가 높이 뜬 한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해가 기울 무렵에는 강물이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인다.

주차장에서 걸어 오르는 15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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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는 차로 산중턱 일주문 근처 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 다만 이 길은 경사가 급하고 굽은 곳이 많아 천천히 운전하는 편이 좋다. 주차장에서 경내까지는 약 400m로, 오르막과 계단을 따라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절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경내 은행나무와 전망 지점, 석탑, 다실까지 둘러보는 데는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단풍철 주말에는 산중턱 주차장이 일찍 차는 만큼 오전에 도착하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 안팎 거리이고, 대중교통으로는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에서 내려 산길을 따라 걸어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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