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조개를 넣어 완성한 청국장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가워지면 밥상에 구수한 청국장찌개를 올리는 집이 많아진다. 그런데 집에서 끓인 청국장은 콩 맛만 진하게 남고 국물이 텁텁하게 느껴져, 몇 숟가락 뜨다 보면 물부터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간을 더 해 봐도 맛이 깊어지기보다 짠맛만 도드라져 아쉬움이 남는다.
보통은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어 맛을 보태는데,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국물 위에 뜨면서 구수한 맛 위에 묵직함이 한 겹 더 얹힌다. 담백하게 먹고 싶은 날에는 고기를 넣은 청국장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 고기 대신 모시조개를 넣으면 구수한 청국장 국물에 시원하고 짭짤한 감칠맛이 겹쳐 맛이 한결 개운해진다. 모시조개를 멸치육수에 먼저 넣어 끓이고, 조개 입이 벌어진 뒤에 청국장을 푸는 순서만 지키면 된다.
조개를 먼저 끓여야 국물이 시원해지는 이유
맑은 멸치육수에서 입을 벌린 모시조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청국장은 콩을 띄워 만든 장이라 구수한 맛은 진하지만, 국물 맛이 콩 한 가지 쪽으로 쏠리기 쉽다. 여기에 바다에서 나는 짭짤한 맛이 더해지면 구수함은 그대로 두고 뒷맛이 가벼워지는데, 모시조개는 끓는 물에서 입을 벌리며 껍데기 안에 머금고 있던 국물을 육수로 내보낸다.
모시조개를 청국장과 한꺼번에 넣으면 진한 장 맛에 가려 조개 국물 맛이 잘 느껴지지 않고, 조개 입이 벌어졌는지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맑은 멸치육수에 모시조개를 먼저 넣고 끓이면 조개에서 나온 국물이 육수에 고루 퍼지고, 입이 벌어지는 순간도 바로 볼 수 있다.
입이 벌어진 뒤에도 센 불로 오래 끓이면 조갯살이 질겨지고 쪼그라드는 편이라 그때 불을 줄이는 것이 좋다. 조개 국물이 먼저 우러난 육수에 약한 불로 청국장을 풀어야 두 맛이 천천히 섞이면서 고기 없이도 맛이 꽉 찬 담백한 국물이 된다.
청국장찌개에 모시조개 넣어 끓이는 방법
씻은 모시조개와 썰어 둔 찌개 재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 기준으로 물 600ml와 국물용 멸치, 모시조개 1팩, 청국장, 감자, 애호박, 두부를 준비한다. 해감이 되지 않은 조개라면 바닷물 정도로 짠 소금물에 담가 어두운 곳에 30분쯤 두었다가 껍데기끼리 비벼 씻어 두고, 감자와 애호박은 한입 크기로, 두부는 깍둑썰기로 썰어 둔다.
냄비에 물 600ml와 멸치를 넣고 끓여 멸치육수를 낸 다음 멸치를 건져 낸다. 육수가 다시 끓어오르면 씻어 둔 모시조개를 먼저 넣고 센 불에서 끓이는데, 위로 떠오르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떠내야 국물이 맑게 유지된다.
멸치육수 위의 거품을 걷어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조개 입이 하나둘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중약불로 줄이고 청국장을 숟가락으로 덩어리를 으깨 가며 푼다. 이어서 감자와 애호박을 넣고 감자가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쑥 들어갈 만큼 익으면 두부를 넣어 2~3분 더 끓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25분 정도면 충분하다.
중약불에서 청국장을 풀어 끓이는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간은 맨 마지막에 보는 것이 좋다. 조개와 청국장 모두 짠맛이 있어 대개 소금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되고, 싱거울 때만 국간장을 조금 더한다. 다 끓인 뒤에도 입을 벌리지 않은 조개는 상했을 수 있으니 골라내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고기를 따로 사 두지 않은 날에도 모시조개 한 팩이면 청국장찌개를 한결 시원하게 끓일 수 있으니, 이번 주 밥상에 한번 올려 보길 권한다. 조개를 먼저 넣는 순서 하나만 지켜도 늘 먹던 청국장이 전혀 다른 찌개처럼 새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