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씻어 말린 흰 플라스틱 도마의 가운데 칼집을 비스듬한 빛에서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저녁 반찬을 하려고 도마를 꺼내면 가운데가 거뭇하게 물들어 있고, 코를 대 보면 전날 썰었던 마늘이나 생선 냄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을 때가 있다. 세제를 묻혀 박박 문질러 씻었는데도 그대로라서 이 도마를 계속 써도 되나 싶어진다.
그래도 금이 가거나 부러지지 않았으니 조금 더 써도 된다고 생각하고 같은 도마를 몇 년씩 쓰는 집이 많은 편이다. 뜨거운 물을 붓거나 베이킹소다로 문질러 보면 잠깐은 나아진 듯해도 며칠 지나면 같은 자리에 다시 색이 들고 냄새가 올라온다.
플라스틱 도마는 오래 두고 쓰는 그릇보다는 때가 되면 바꿔 주는 소모품에 가깝다. 6개월에서 1년 사이를 교체 기준으로 잡고, 그 사이에 도마 표면 상태를 살펴 바꿀 때를 정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씻어도 칼집 속에 남는 물기와 음식 찌꺼기
도마 가운데에 촘촘히 겹친 칼집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할 때마다 표면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가는 칼집이 생기는데, 몇 달이 지나면 이 칼집이 겹치고 깊어져 손끝으로 쓸어 보면 거칠게 걸릴 정도가 된다. 고기 핏물이나 양념, 생선 기름은 바로 이 칼집 안으로 스며든다.
수세미는 도마의 평평한 겉면만 닦고 지나가기 때문에 좁고 깊은 칼집 바닥까지는 닿지 않는다. 그래서 겉은 매끈하게 씻긴 것 같아도 칼집 안에 남은 물기와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 도마를 쓸 때마다 냄새가 조금씩 다시 올라온다.
김치나 카레, 고춧가루 양념을 자주 썬 도마가 붉거나 노랗게 물드는 것도 색이 칼집을 따라 플라스틱 속까지 배었기 때문인데, 이렇게 든 색은 문질러서는 거의 빠지지 않는다. 씻어도 남는 착색과 냄새는 도마 표면이 그만큼 상했다는 표시라서, 쓴 기간보다 상태를 먼저 보고 바꿀 때를 정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 도마 교체할 때가 됐는지 살피는 방법
마른 플라스틱 도마를 창가 빛에 비스듬히 들어 표면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도마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다음, 밝은 창가나 조명 아래에서 비스듬히 기울여 표면을 본다. 자주 칼질하는 가운데 부분에 칼집이 촘촘하게 패어 있고 손톱 끝이 걸릴 만큼 깊다면 교체를 생각할 때다.
칼집을 살폈으면 냄새와 색을 확인한다. 씻어서 하루 동안 바싹 말린 도마에 코를 가까이 대 보고 비린내나 쉰내가 남아 있는지, 세제로 두세 번 씻어도 착색이 그대로인지 본다. 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쓴 기간이 6개월이 안 됐더라도 새 도마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플라스틱 도마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한 번씩 바꿔 주는 것이 좋고, 나무 도마는 1년, 실리콘 도마는 1~2년 정도를 기준으로 잡는다. 새 도마를 산 날짜를 휴대전화 달력에 적어 두면 바꿀 때를 놓치지 않는다.
새로 바꿀 때는 고기·생선용 도마와 채소·과일용 도마를 따로 마련해 두면 날고기의 핏물이나 생선 비린내가 바로 먹는 과일과 채소에 옮지 않는다. 색이 다른 도마 두 개를 쓰면 헷갈리지 않고 바로 골라 쓸 수 있어 편리하다.
색이 다른 플라스틱 도마 두 장을 나란히 세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늘 저녁 설거지를 마친 뒤 도마를 불빛에 한번 비춰 보길 권한다. 도마를 제때 바꾸는 일은 식구들이 먹을 음식이 가장 먼저 닿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
설거지 뒤 물기를 닦은 도마를 깨끗한 싱크대 옆에 세워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