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 한국관광공사-임태원 |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는 은행나무 600그루가 한곳에 모여 자라는 군락이 있다. 길가를 따라 한 줄로 선 가로수와 달리 이곳의 은행나무는 넓은 땅을 빽빽하게 채워 작은 숲을 이룬다. 가을에 잎이 노랗게 바뀌면 머리 위와 좌우가 모두 같은 색으로 덮이고, 떨어진 잎은 산책로 바닥까지 노랗게 깔린다.
서울시는 이 은행나무숲을 '서울 단풍길 110선' 가운데 공원형 단풍길로 꼽았다. 도심 한가운데서 숲의 가을 풍경을 걸으며 볼 수 있다는 점이 선정 이유였다. 산을 오르거나 멀리 차를 몰지 않아도 지하철을 타고 와서 한 시간 안팎이면 노란 숲길을 다 둘러볼 수 있다.
은행나무 600그루가 만드는 노란 숲
서울숲 / 한국관광공사-임태원 |
서울숲은 2005년 뚝섬 일대에 문을 연 대형 공원이다. 넓은 잔디밭과 연못, 생태숲 사이에 자리한 은행나무숲은 공원 안에서도 가을 풍경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구역이다. 나무 사이로 난 숲속길을 따라 걸으면 줄기가 촘촘하게 이어져, 어느 쪽을 봐도 노란 잎과 회색 줄기가 겹겹이 보인다.
은행잎은 붉은색과 주황색이 섞이지 않고 한 가지 노란색으로 물든다. 그래서 군락 전체가 물들면 숲 안쪽으로 들어오는 빛까지 노랗게 보인다. 잎이 지기 시작하면 바닥에 낙엽이 두텁게 쌓여, 위를 올려다볼 때와 발아래를 내려다볼 때 같은 색의 풍경이 이어진다.
서울숲 / 한국관광공사-임태원 |
사진을 남기려면 해가 기우는 늦은 오후가 좋다. 낮게 들어오는 햇빛이 잎 뒤에서 비치면 잎이 투명하게 빛나고, 바닥 낙엽 위로 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나무가 길게 줄지어 선 산책로 가운데에 서면 숲의 깊이가 사진에 잘 담긴다.
숲 바깥으로 나오면 풍경이 다시 달라진다. 노란 군락 가장자리에서는 아직 푸른 잎이 남은 다른 나무와 잔디밭이 함께 보여, 숲 안에서 본 한 가지 색과 대비를 이룬다. 숲을 한 번 통과한 뒤 바깥 길에서 군락 전체를 돌아보면 600그루가 얼마나 넓게 모여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노랗게 물드는 시기와 둘러보는 시간
서울숲 / 한국관광공사-서문교 |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 단풍길을 소개하며 도심 단풍을 보기 좋은 때를 10월 말부터 11월 초중순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8일과 9일에는 서울숲 개장 20주년 축제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에서 열렸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라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나뭇잎과 바닥 낙엽을 함께 볼 수 있다.
은행나무숲만 둘러보는 데는 40분에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숲속길을 한 바퀴 걸은 뒤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잠시 머물러도 시간이 크게 늘지 않는다. 연못이나 잔디밭 같은 공원 다른 구역까지 함께 걷는다면 일정을 조금 더 넉넉하게 잡으면 된다.
서울숲역에서 은행나무숲 가는 길
서울숲 / 한국관광공사-서문교 |
서울숲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공원이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몇 분 만에 공원 입구에 닿는다. 공원 안 안내도에서 은행나무숲 위치를 찾은 뒤 숲속길을 따라 들어가면 노란 군락이 시작된다.
단풍철 주말에는 공원 주차장과 주변 도로가 붐비기 쉬워 지하철로 오는 편이 수월하다. 은행나무숲을 걸은 뒤에는 공원 바로 옆 성수동 골목으로 이어 걸으며 하루 나들이를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