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비봉산 기슭의 한택식물원에는 단풍나무만 300여 종이 자란다. 잎이 손바닥처럼 갈라진 익숙한 단풍나무부터 작은 잎 세 장이 한데 달린 복자기까지, 같은 단풍나무 무리라도 잎 모양과 물드는 색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가을에 이곳을 걸으면 한 가지 붉은색이 아니라 주황과 다홍, 진홍이 정원마다 다르게 섞인 모습을 보게 된다.
식물원 전체 면적은 약 66만㎡, 20만 평에 이른다. 국내 민간 식물원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로, 36개 테마 정원에 9천여 종의 식물을 모아 두었다. 높은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정원 사이 길을 따라 걸으며 단풍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을에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경기도는 이곳 단풍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때로 11월 초를 꼽았다.
물가를 따라 붉게 물드는 복자기
한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계류원은 이름처럼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꾸민 정원이다. 가을 계류원의 주인공은 복자기다. 복자기는 잎자루 하나에 작은 잎 세 장이 달리는 단풍나무 무리의 나무로, 가을이면 잎이 짙은 붉은색으로 물든다. 물길 옆 바위와 수면 가까이 붉은 잎이 드리워져 식물원 안에서도 단풍색이 진하게 모이는 구간이다.
복자기는 우리 산에 자생하는 나무지만 숲에서는 다른 나무들 사이에 섞여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정원에 모아 심은 계류원에서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붉은 잎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사진을 찍는다면 물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서 붉은 잎과 물을 함께 담는 구도가 어울린다.
단풍나무 품종을 견주는 숙근초원과 억새원
한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숙근초원은 해마다 다시 올라오는 여러해살이 화초를 모아 심은 정원이다. 가을에는 이곳에서 수십 종의 단풍나무 품종을 나란히 견주어 볼 수 있다. 잎이 가늘게 갈라진 나무와 넓고 둥근 나무, 색이 일찍 드는 나무와 늦게 드는 나무가 가까이 모여 있어 같은 단풍나무라도 얼마나 다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억새원은 분위기가 다르다. 억새 사이로 마타리와 개미취가 함께 자라, 붉은 단풍 대신 은빛 억새 이삭과 풀빛이 어우러진 가을 들판 풍경을 보여 준다. 계류원과 숙근초원의 붉은빛을 본 뒤 억새원으로 넘어가면 같은 식물원 안에서도 계절의 색이 정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잔디화단은 넓은 잔디밭을 둘러싼 화단 정원이다. 단풍 정원을 오가는 길목에 있어 걷다가 잠시 쉬어 가기 좋고, 탁 트인 잔디밭 너머로 비봉산 기슭의 숲이 함께 보인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한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계류원을 중심으로 잔디화단과 숙근초원, 억새원을 차례로 돌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정원마다 색을 비교하며 사진을 찍으려면 계류원에 시간을 넉넉히 두는 편이 좋다. 예년에는 11월 초에 단풍이 가장 고왔던 만큼, 올해도 비슷하다면 10월 하순부터 11월 초 사이에 붉은 복자기를 만날 수 있다.
한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단풍 정원을 다 돌고도 시간이 남으면 다른 테마 정원으로 발길을 넓혀도 된다. 자연생태원과 약용식물원, 수생식물원 같은 야외 정원에 호주온실 등 재배 온실까지 갖추고 있어, 단풍 구경을 마친 뒤 계절과 상관없이 볼 수 있는 식물로 일정을 이어 갈 수 있다.
식물원 주소는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한택로 2다. 차를 이용하면 식물원 앞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식물원 전체가 금연·금주 구역이며 안에서 음식을 조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