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고원자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철암동의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해발 700m 안팎의 고원에 자리한 숲이다. 휴양림이 들어선 곳은 과거 철암과 동해를 잇던 고갯길인 토산령 자락이다. 한때 탄광이 가장 많던 동네 바로 위 산비탈에 울창한 숲과 계곡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을에서 조금만 올라와도 주변 풍경이 크게 달라진다.
태백은 시가지 대부분이 해발 600m가 넘는 곳에 놓인 고원 도시다. 평지보다 기온이 낮아 나뭇잎이 일찍 물드는 편이고, 예년에는 10월 초순을 넘기면 숲이 가을빛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이 휴양림을 10월에 가볼 만한 여행지로 소개한 것도 이런 고원의 계절 덕분이다. 올해 단풍이 드는 시기는 날씨에 따라 며칠씩 앞뒤로 달라질 수 있다.
계곡을 따라 물드는 고원 숲
태백고원자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휴양림 안에는 산비탈을 타고 내려오는 계곡이 흐르고, 물길 양옆으로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활엽수 잎이 붉고 노랗게 변하고, 잎을 떨구지 않는 나무들은 초록을 유지해 한 비탈 안에서 여러 색이 겹쳐 보인다. 고원이라 하늘과 숲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계곡 주변은 숲이 깊어 한낮에도 그늘이 짙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 위에 떨어진 잎이 떠내려가고, 물가 바위와 이끼 사이로 단풍이 내려앉는다. 높은 곳에 올라 산 전체를 내려다보는 풍경과는 다르게, 숲 안을 걸으며 바로 옆에서 단풍을 보는 재미가 있다.
휴양림이 기댄 토산령은 예전에 철암 사람들이 동해 쪽으로 넘나들던 길이었다. 휴양림은 그 고개 자락의 비탈에 기대어 들어서 있어 숲이 산을 따라 촘촘하게 이어진다. 탄광 마을의 기억이 남은 철암 시가지를 지나 몇 분만 올라오면 계곡 물소리와 숲 냄새가 먼저 느껴지는 것도 이런 자리 덕분이다.
휴양림에는 숲속 숙박 시설과 야영장, 산책로가 함께 마련돼 있다. 숲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해가 질 무렵과 이른 아침, 빛이 비스듬히 들어올 때 달라지는 숲의 색을 차례로 볼 수 있다.
호식총 쪽으로 걷는 가을 산책
태백고원자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이곳 단풍을 보려고 긴 정상 산행을 할 필요는 없다. 휴양림 입구까지 차로 올라간 뒤 계곡 주변 숲길을 따라 가까운 호식총 방향으로 다녀오면 된다. 천천히 걸으며 쉬어 가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해, 오후 일정 사이에 넣기에도 부담이 적다.
호식총은 호랑이에게 화를 당한 사람을 묻은 돌무덤을 이르는 말이다. 돌을 쌓은 무덤 위에 시루를 엎어 두는 형태로 알려져 있으며, 산이 깊었던 태백 일대에 전해지는 옛 풍습의 흔적이다. 단풍 숲을 걷다가 이런 이야기가 남은 장소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해발 700m 숲은 시내보다 공기가 차고, 계곡 옆은 해가 들지 않는 시간이 길다. 한낮에 걷더라도 얇은 겉옷 하나를 더 걸치면 산책이 한결 편하다.
찾아가는 길과 머물 곳
태백고원자생식물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태백시 머리골길 153에 있으며 태백시가 운영한다. 철암동 방향으로 들어와 휴양림 입구까지 차로 갈 수 있고 주차장이 있다. 휴양림 관리사무소 전화번호는 033-582-7440이다. 숲속 숙소와 야영장은 하룻밤 묵으며 단풍을 보려는 여행객이 이용할 수 있어, 당일 산책과 1박 일정 중 원하는 방식으로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