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인 줄 알았는데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라니"...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로 물드는 바다 위 산책 명소


마라도등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마라도등대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는 면적이 약 0.3㎢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아도 4.2km 남짓이고, 섬 안에 높은 봉우리가 없어 가장자리 어디에서든 수평선이 막힘없이 펼쳐진다. 가을이면 이 낮은 들판을 억새가 덮어, 바다 쪽으로 걸어 나가면 황금빛 이삭과 푸른 물빛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섬 가장자리는 깎아지른 현무암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파도에 닳은 바위 가운데에는 고래 등처럼 둥글게 솟은 것도 있어 억새 들판 너머로 거친 해안이 함께 보인다. 자연경관과 해양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섬을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해 긴 산행 없이 가을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억새 들판과 절벽을 따라 한 바퀴

마라도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마라도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선착장에 내리면 섬을 두르는 산책로가 바로 이어진다. 길은 대부분 평탄한 들판 위를 지나며, 바다 쪽으로는 억새와 낮은 풀이 깔리고 그 끝에서 절벽이 바다로 뚝 떨어진다. 10~11월은 제주 억새를 보기 좋은 때로 꼽히는데, 햇빛을 받은 이삭이 금빛으로 흔들리며 짙은 바다색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섬 남쪽 끝에는 대한민국 최남단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표지석 주변 해안에서는 검은 현무암 바위가 층층이 바다로 이어지고, 날이 맑으면 수평선 말고는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국토 맨 끝에 섰다는 실감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 자리다.

가파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가파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섬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는 하얀 마라도 등대가 있다. 세계 해도에 표시되는 등대로, 주변에는 여러 나라의 유명 등대를 본뜬 모형이 놓여 있다. 등대 언덕에 오르면 억새 들판과 해안선이 내려다보여 섬의 생김새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산책로는 선착장에서 어느 방향으로 출발해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둥근 길이다. 해안 쪽을 걸을 때는 절벽 아래에서 부서지는 파도가 가까이 보이고, 섬 안쪽으로 들어서면 바람에 한쪽으로 눕는 억새 들판이 넓게 이어진다. 같은 억새라도 바다를 등지고 볼 때와 바다를 향해 볼 때 풍경이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걷는 방향을 바꿔 가며 몇 번 멈춰 서 보면 작은 섬 안에서도 여러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배 타는 시간과 섬에 머무는 시간

마라도등대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마라도등대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마라도는 대정읍 모슬포 앞바다에서 남쪽으로 약 11km 떨어져 있다. 배 위에서 뒤를 돌아보면 송악산과 산방산이 있는 제주 남서쪽 해안이 점점 멀어지고, 앞쪽으로는 낮고 평평한 섬이 수평선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다가온다.

여객선은 대정읍의 운진항과 송악산항 두 곳에서 출발한다. 두 항구는 운항 선사와 예매 창구가 서로 달라, 표를 산 항구에서 배를 타고 같은 항구로 돌아온다. 편도 30분 정도 걸리며 성인 왕복 요금은 21,000원이다.

마라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마라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섬에 머무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으로 안내된다. 해안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등대 언덕과 최남단 표지석 앞에서 잠시 쉬어 가기에 알맞은 길이다. 바다 날씨에 따라 배가 늦게 뜨거나 결항될 수 있고, 한쪽 항구가 결항해도 다른 항구는 운항하는 경우가 있다. 섬 전체가 낮은 풀밭이라 바닷바람을 그대로 맞으므로 가을에도 바람막이 겉옷을 챙기면 걷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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