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해 보면 수육은 늘 이렇게 삶게 됩니다" 물 한 방울도 넣지 않고 요즘 제철 '이것' 넣어보세요


두툼하게 썬 삼겹살 위를 얇은 사과 조각이 겹쳐 덮은 냄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툼하게 썬 삼겹살 위를 얇은 사과 조각이 겹쳐 덮은 냄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중순이면 저녁 식탁에 따뜻한 수육 한 접시를 올리고 싶어지는데, 막상 삶아 보면 겉은 퍽퍽하고 젓가락으로 집을 때 살이 결대로 부서지는 경우가 많다. 좋은 삼겹살을 사다 정성껏 삶았는데도 식구들이 몇 점 먹다 마는 모습을 보면 속상해진다.

그래서 물을 넉넉히 붓고 된장이나 통후추를 넣어 오래 삶는 집이 많지만, 그렇게 삶으면 고기 맛이 물로 빠져나가 밍밍해지고 건져 낸 뒤 식으면서 금방 딱딱해지는 편이다. 더 부드러워질까 싶어 불을 오래 두면 살결은 오히려 더 뻑뻑해진다.

이럴 때는 물을 붓는 대신 냄비 바닥에 양파와 대파를 깔고, 고기 위를 얇게 썬 사과 한 개로 이불처럼 덮어 익혀 보길 권한다. 집에 있는 사과 한 개만 더하면 물 없이도 촉촉하고 은은하게 달큰한 수육을 만들 수 있다.

물 없이 사과와 채소 수분으로 익는 수육

양파와 대파를 바닥에 깔고 삼겹살을 올린 물 없는 냄비의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파와 대파를 바닥에 깔고 삼겹살을 올린 물 없는 냄비의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수육이 퍽퍽해지는 이유는 고기 속 수분과 육즙이 끓는 물로 빠져나가기 때문인데, 물이 많을수록 고기 맛이 국물로 옮겨 가고 건져 낸 고기는 겉부터 마른다. 살코기 부분은 끓는 물에 오래 잠겨 있을수록 결이 단단하게 조여 씹을 때 뻑뻑하게 느껴진다.

물을 붓지 않고 뚜껑을 닫아 중약불에 두면 양파와 대파가 열을 받아 수분을 내놓고, 그 수분이 김이 되어 냄비 안을 채우면서 고기는 물에 삶아지는 대신 김으로 천천히 쪄지듯 익는다. 채소를 바닥에 깔아 두면 고기가 냄비 바닥에 직접 닿지 않아 눌어붙을 걱정도 줄어든다.

사과를 고기 위에 덮는 것은 김이 덜 닿는 윗면이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데, 얇게 썬 사과에서 나온 즙이 위에서부터 고기를 적시면서 윗면까지 촉촉하게 익고 은은한 단맛이 고기에 옅게 밴다. 그래서 고기를 채소와 사과 사이에 두고 위아래를 모두 감싸는 순서로 냄비를 채워야 한다.

고기 윗면을 빈틈없이 덮도록 얇게 썬 사과를 겹쳐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기 윗면을 빈틈없이 덮도록 얇게 썬 사과를 겹쳐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퍽퍽해지기 쉬운 수육 촉촉하게 익히는 방법

사과, 양파, 대파와 두 덩이의 삼겹살을 손질해 둔 조리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사과, 양파, 대파와 두 덩이의 삼겹살을 손질해 둔 조리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삼겹살 500g 기준으로 사과 1개, 양파 2개, 대파 1대면 충분하다. 사과는 반으로 갈라 씨 부분을 도려낸 뒤 얇게 썰고, 양파는 두툼하게 썰며, 대파는 3~4cm 길이로 자른다. 삼겹살은 두 덩이로 나눠 두면 냄비에 놓기 쉽고 속까지 고르게 익는다.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양파를 먼저 고르게 깔고 대파를 그 위에 흩어 놓은 다음, 삼겹살을 비계 쪽이 아래로 가게 올린다. 그 위에 썰어 둔 사과를 고기 윗면이 보이지 않을 만큼 겹쳐 덮고, 물은 넣지 않은 채 뚜껑을 꼭 닫는다.

사과까지 올린 뒤 뚜껑을 닫아 중약불로 익히는 물 없는 수육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사과까지 올린 뒤 뚜껑을 닫아 중약불로 익히는 물 없는 수육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불은 중약불로 맞춰 45분 익히는데, 처음부터 센 불을 쓰면 채소에서 물이 나오기 전에 바닥이 탈 수 있으니 끝까지 중약불을 지키는 것이 안전하다. 중간에 뚜껑을 자주 열면 김이 빠져 고기가 마르므로 뒤집지 않고 그대로 두고, 45분이 지나면 불을 끈 채 뚜껑을 덮고 5분 뜸을 들인다.

뜸이 끝나면 냄비 바닥에 채소와 사과에서 나온 국물이 고여 있고, 젓가락으로 가장 두꺼운 부분을 찔렀을 때 붉은 물 없이 맑은 육즙이 나오면 다 익은 것이다. 고기는 한 김 식힌 뒤 결 반대 방향으로 썰어야 부서지지 않으며, 바닥이 얇은 냄비는 쉽게 타므로 이 방법에는 맞지 않는다.

사과가 가장 맛있는 요즘, 저녁 수육을 삶을 일이 있다면 물 대신 집에 있는 사과 한 개를 고기 위에 덮어 보길 권한다. 물을 붓지 않고 채소와 사과 수분만으로 익힌 수육은 고기 맛이 국물로 빠져나가지 않아 마지막 한 점까지 촉촉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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