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에서 돼지고기와 김치가 들어간 김치찌개가 잔잔히 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저녁 메뉴로 김치찌개를 찾는 집이 많아진다. 냄비에 돼지고기부터 볶다가 김치를 넣고 물을 붓는 순서가 익숙한데, 이렇게 끓이면 고기가 생각보다 질기게 씹히고 국물에서는 김치 맛만 도드라지는 날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고기를 기름에 볶으면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은 맞지만, 센 불에서 겉이 먼저 익어 버리면 그 뒤로 아무리 오래 끓여도 고기 속이 퍽퍽하게 남기 쉽다. 그래서 같은 김치와 같은 고기를 써도 국물 맛과 고기 식감이 매번 들쭉날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돼지고기를 볶지 말고 물에 먼저 삶아 보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를 새우젓과 함께 물에 넣고 10분 정도 끓여 육수부터 낸 다음 김치를 넣는 방법인데, 4인분 기준으로 30분 안에 충분히 끓일 수 있어 평소 저녁 준비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볶지 않고 삶은 돼지고기가 부드러운 이유
물에 익힌 돼지고기 조각이 국물 속에서 고르게 익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돼지고기를 기름 두른 냄비에서 센 불로 볶으면 겉면이 금방 단단하게 익으면서 고기 속 수분이 빠져나가는데, 이 상태로 김치와 함께 다시 오래 끓이면 고기가 더 오그라들어 씹을 때 질기게 느껴진다. 볶는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이런 차이가 쉽게 난다.
반면 돼지고기를 물에 넣고 끓이면 물 온도가 오르는 속도에 맞춰 고기가 천천히 익기 때문에 겉과 속이 고르게 익고, 볶았을 때보다 훨씬 부드럽게 씹힌다. 고기에 붙어 있던 기름과 고기 맛은 물로 우러나와 버려지지 않고 국물에 그대로 남는다.
여기에 새우젓을 처음부터 함께 넣으면 고기 잡내가 덜하고 국물에 짭짤한 감칠맛이 먼저 밴다. 김치를 넣기 전에 국물 바탕이 만들어져 있으니 신김치의 신맛이 국물 전체를 덮지 않고 고기 맛과 어우러져,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국물 맛이 고르게 이어진다.
김치찌개 고기 질기지 않게 끓이는 방법
한입 크기로 썬 돼지고기와 새우젓, 물을 냄비에 넣어 준비한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4인분 기준으로 돼지고기 150g, 새우젓 1큰술, 물 500ml, 신김치 3컵, 고춧가루다. 돼지고기는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썰어 두는데, 비계가 조금 붙은 부위를 고르면 삶는 동안 국물에 기름 맛이 더 잘 우러나 찌개 맛이 한결 진해진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지 않은 채 돼지고기와 새우젓 1큰술을 넣고 물 500ml를 부은 뒤 센 불에 올린다. 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불을 중불로 줄이고 10분을 더 끓이는데, 이때 위로 떠오르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떠내면 국물이 깔끔해진다.
깨끗한 국자로 끓는 국물 위의 거품을 조금 떠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0분이 지나 국물이 뽀얗게 흐려지고 표면에 기름이 동그랗게 떠오르면 김치를 넣을 때가 된 것이다. 신김치 3컵과 고춧가루를 입맛에 맞게 넣고 불을 중약불로 낮춘 다음, 김치 숨이 죽고 줄기가 부드럽게 씹힐 때까지 그대로 익힌다.
국물이 뽀얗게 끓는 냄비 가장자리로 신김치를 조금씩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끓는 국물에 김치를 한꺼번에 쏟으면 국물이 튀어 손을 델 수 있으니 냄비 가장자리를 따라 조금씩 넣는 것이 안전하다. 간은 맨 마지막에 보는데, 새우젓과 신김치에 이미 소금기가 있으니 국물을 먼저 맛본 뒤 싱거울 때만 새우젓을 조금 더 넣는 것이 좋다.
다음에 김치찌개를 끓일 때는 고기를 볶는 대신 물에 먼저 10분 삶아 보길 권한다. 순서 하나만 바꿔도 고기 맛이 밴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를 한 그릇에서 함께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