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에 볶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든 냄비에 케첩을 섞어 끓인 김치찌개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김치찌개를 끓이는 날이 늘어나는데, 재료가 단순한 음식이라 같은 김치를 써도 국물 맛이 날마다 달라진다. 특히 냉장고에서 오래 익은 김치를 꺼내 끓이면 국물이 시기만 하고 뒤에 남는 맛이 없어서, 한두 숟갈 떠먹고는 더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보통은 설탕을 반 숟갈 넣거나 고춧가루를 더 풀고, 그래도 안 되면 참치 한 캔이나 멸치 육수를 보태는 쪽으로 손을 댄다. 그런데 설탕은 신맛을 덮어 주기만 해서 국물이 단맛과 신맛으로 갈리고, 육수를 보태면 맛이 연해져 김치찌개 특유의 진한 느낌이 흐려진다.
김치와 돼지고기를 볶는 단계에서 케첩을 세 큰술에서 네 큰술쯤 함께 넣으면 이 대목이 달라진다. 토마토의 새콤한 맛과 감칠맛이 김치가 익으면서 생긴 산미와 겹치면서, 국물이 날카롭게 시지 않고 뒤에 단맛이 길게 남는 쪽으로 바뀐다.
신김치로 끓인 국물이 시기만 하고 허전한 이유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를 버터에 볶는 냄비 안의 재료가 보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가 익으면서 생기는 산미는 날이 갈수록 세지는데, 이 맛은 혀에 닿는 순간 가장 강하고 금방 사라지는 편이다. 반대로 국물에 깊이를 만드는 감칠맛은 고기와 김치가 오래 끓어야 조금씩 나와서, 집에서 이십 분 안에 끓여 내는 찌개에서는 산미만 도드라진다. 설탕을 넣어도 신맛 위에 단맛을 얹어 놓은 것처럼 두 맛이 따로 느껴지고, 물을 더 부으면 신맛만 묽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기에서 나온 맛까지 같이 묽어져 국물이 밍밍해진다.
케첩은 토마토를 졸여 만든 재료라서 단맛과 신맛, 감칠맛이 한 덩어리로 들어 있다. 여기에 버터로 김치와 고기를 볶으면 고소한 지방이 케첩과 김치의 산미를 함께 감싸면서, 토마토 향과 김치 익은 향이 층을 이루며 국물 맛이 깊어진다. 그래서 끓는 국물에 나중에 풀지 말고 기름에 볶는 단계에서 같이 익혀야 한다.
김치찌개 볶을 때 케첩 넣어 국물 맛 올리는 방법
익은 김치, 돼지고기, 버터와 케첩을 두 사람 분량으로 준비한 모습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재료는 두 사람이 먹을 양을 기준으로 익은 김치 한 컵과 돼지고기 목살이나 앞다리살 이백 그램, 버터 한 큰술, 케첩 세 큰술이면 된다. 비율은 케첩 하나에 김치 셋, 물 열을 기준으로 잡는데, 케첩을 세 큰술 넣었다면 물은 종이컵으로 두 컵 반이 맞는 양이다.
냄비를 중불에 올려 버터 한 큰술을 녹이고, 녹은 버터가 지글거리기 시작하면 돼지고기를 넣어 겉면이 하얗게 익을 때까지 볶는다. 버터는 센 불에서 금방 타서 쓴맛이 나므로 불은 중불을 넘기지 않고, 고기에서 기름이 돌기 시작하면 김치를 넣어 함께 볶는다.
중불의 가스레인지 위에서 돼지고기와 김치를 버터에 함께 볶고 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치 숨이 죽고 색이 짙어지면 케첩 세 큰술을 넣고 두세 분 더 볶는다. 케첩이 냄비 바닥에 닿아 수분이 날아가면서 신맛이 누그러지고 단맛이 올라오는데, 케첩의 붉은색이 김치와 고르게 섞여 전체에 윤기가 돌면 다 볶은 것이다.
볶아진 김치와 돼지고기에 케첩 세 큰술을 넣는 단계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여기에 물 두 컵 반을 붓고 뚜껑을 덮지 않은 채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낮춰 십오 분쯤 더 끓인다. 국물이 조금 졸아 숟가락으로 떠올렸을 때 묽지 않고 걸쭉하게 흐르면 불을 끄고, 간은 이때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맞춘다. 케첩에 이미 단맛과 소금기가 들어 있어서 설탕은 더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케첩은 다섯 큰술을 넘기지 않는다. 그 이상 넣으면 토마토 맛이 김치 맛을 덮어 덜 매운 토마토 수프에 가까워진다. 갓 담근 김치처럼 신맛이 거의 없는 김치에는 넣어도 달라지는 것이 적으니, 두 주 이상 익어 신맛이 오른 김치에 쓰는 것이 좋다.
늘 끓이던 김치찌개가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다음에는 볶는 단계에서 케첩을 세 큰술 넣어 보길 권한다. 오래 익어 시어진 김치를 그대로 쓰면서 국물 맛만 끌어올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