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반죽을 입힌 배춧잎 전이 흰 접시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이 되면 배추값이 내려가 한 통을 사도 부담이 적은데, 김치를 담그거나 국을 끓이고 나면 겉잎과 줄기 쪽이 늘 남는다. 이 남은 배춧잎으로 전을 부치는 집이 많다. 밀가루와 물만 있으면 되고 손도 많이 가지 않아서, 반찬이 마땅치 않은 저녁에 한 장씩 부쳐 내기 좋다.
그런데 막상 부쳐 놓으면 심심하다는 말이 나오기 쉽다. 반죽에 소금을 넣어 간을 했는데도 한 입 먹으면 밀가루 맛과 배추 맛이 따로 느껴지고, 결국 간장을 찍어 먹게 된다. 간장을 찍으면 짠맛은 생기지만 배추의 단맛이 가려져서 배추전을 부친 보람이 줄어든다.
반죽에 소금 간을 할 때 참치액을 커피스푼으로 한 스푼 함께 넣으면 이 아쉬움이 줄어든다. 배추의 단맛은 그대로 두고 감칠맛만 은은하게 올라와서, 간장 없이 그냥 집어 먹어도 맛이 비어 보이지 않는다.
소금만 넣은 반죽이 배추전을 심심하게 만드는 이유
묽은 전 반죽이 흰 그릇에서 숟가락을 따라 가늘게 흘러내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추는 속이 거의 물이라 할 만큼 수분이 많은 채소라서, 달궈진 팬 위에서 잎이 익는 동안 그 물이 빠져나와 반죽과 섞인다. 부치기 전에 맞춰 둔 간이 이 물에 묻혀 옅어지는 것인데, 반죽은 멀쩡해 보여도 입에 넣으면 맛이 흐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간이 옅다고 소금을 더 넣으면 짠맛만 세진다. 소금은 짠맛 한 가지만 내는 재료라서 양을 늘려도 입에 남는 깊은 맛은 생기지 않고, 조금만 지나치면 배추 줄기에서 올라오는 단맛까지 짠맛에 덮인다. 소금만 가지고는 심심한 맛이 고쳐지지 않는다.
참치액은 가다랑어와 다시 재료를 우려 조린 액체 조미료라서 그 자체에 감칠맛이 들어 있고, 액체여서 반죽에 풀면 덩어리 없이 고루 섞인다. 색도 간장만큼 진하지 않아 배춧잎에 얇게 입혀도 전 색이 탁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간을 세게 하는 쪽이 아니라 반죽 자체에 감칠맛을 넣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배추전 반죽에 참치액 넣어 감칠맛 살리는 방법
커피스푼으로 잰 참치액을 묽은 반죽에 넣고 섞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밀가루 한 컵에 물을 비슷한 양으로 붓고 소금을 두세 꼬집 넣은 다음, 참치액을 커피스푼으로 한 스푼 넣어 섞는다. 반죽은 숟가락으로 떠올렸을 때 주르륵 흘러내릴 만큼 묽게 잡는 것이 좋다. 되직하면 배춧잎에 두껍게 묻어 전이 떡처럼 되고, 참치액 맛도 한쪽에 몰린다.
배춧잎은 한 장씩 떼어 흐르는 물에 씻고 물기를 털어 둔다. 잎 아래쪽 흰 줄기는 두꺼워서 잎보다 늦게 익으니, 칼을 눕혀 줄기 가운데에 얕게 칼집을 두세 번 넣어 두면 익는 속도가 고르게 맞는다. 줄기가 유난히 두꺼운 잎은 손바닥으로 한 번 눌러 납작하게 만든다.
씻은 배춧잎의 두꺼운 흰 줄기에 얕은 칼집을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에 기름을 얇게 두르고 중약불로 달군 뒤, 배춧잎을 반죽에 담가 앞뒤로 코팅하듯 입혀 올린다. 반죽을 위에 부어 두껍게 깔지 않고 잎에 묻은 만큼만 가져가는 것이 담백하게 부치는 요령이다. 센 불에서는 반죽이 익기 전에 겉만 타니 중약불로 두고 3~4분쯤 그대로 둔다.
얇은 반죽을 입힌 배춧잎이 기름을 두른 팬에서 익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밑면이 연한 갈색으로 들고 테두리가 바닥에서 떨어지면 뒤집을 때가 된 것이다. 뒤집어 2~3분 더 부친 다음 젓가락으로 줄기를 눌러 쑥 들어가면 다 익었다. 참치액에 이미 간이 들어 있으니 간장은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더 짭짤하게 먹고 싶다면 참치액을 늘리기보다 소금을 한 꼬집 더하는 쪽이 맛이 덜 틀어진다.
배추가 흔한 철에 전을 부칠 일이 있으면 반죽에 참치액 한 스푼을 넣어 보길 권한다. 재료를 더 사지 않고 양념 한 숟가락만 보태도 식구들이 접시를 비우는 속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