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안에서 순두부찌개가 끓기 직전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가 올라온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쌀해지면 저녁상에 순두부찌개를 올리는 집이 많다. 뚝배기에 순두부 한 봉지를 넣고 고춧가루를 풀어 육수를 부으면 색은 식당에서 먹던 것과 비슷하게 나오는데, 막상 한 숟갈 떠먹어 보면 국물이 심심하고 뒷맛이 금방 사라진다. 같은 재료를 넣었는데 왜 맛이 다른지 알 수 없어 답답해지는 순간이다.
이럴 때 대부분 소금을 조금 더 넣거나 가루 조미료를 한 꼬집 털어 넣는다. 그런데 소금을 더 넣으면 짠맛만 앞으로 나오고 국물의 깊이는 그대로라서, 두세 번 더 넣다 보면 결국 짜기만 한 찌개가 된다. 조미료를 쓰면 간은 맞지만 혀에 남는 맛이 늘 비슷해서 집에서 끓인 찌개다운 맛은 생기지 않는다.
국물 맛을 바꾸는 데는 김치 담글 때 쓰려고 사다 둔 새우젓 한 큰술이면 된다. 넣는 시점만 지키면 소금이나 조미료를 더 쓰지 않고도 국물에 감칠맛이 생긴다.
소금을 더 넣어도 국물 맛이 깊어지지 않는 이유
작은 유리병에 담긴 새우젓의 새우 건더기와 맑은 국물이 가까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국물이 심심한 것은 간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감칠맛을 낼 재료가 빠져 있기 때문인데, 집에서 끓이는 순두부찌개는 보통 순두부와 양파, 고춧가루에 물이나 가벼운 육수만 들어간다. 고기나 해물을 많이 넣지 않으면 국물에 우러날 것이 적어서 맛이 혀에 닿자마자 흩어진다.
소금은 짠맛 하나만 내는 재료라서 이렇게 비어 있는 자리를 메우지 못한다. 짠맛이 올라가면 처음 한 숟갈은 맛이 또렷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몇 숟갈 더 먹으면 국물이 얇다는 느낌이 그대로 남고 나중에는 물을 찾게 된다. 간을 올리는 일과 맛을 깊게 하는 일은 서로 다른 일이다.
새우젓은 작은 새우에 소금을 쳐서 오래 삭힌 것으로, 삭는 동안 새우의 살이 풀어지면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생긴다. 그래서 새우젓 한 큰술에는 짠맛과 감칠맛이 함께 들어 있어, 간을 맞추는 동시에 국물에 바탕이 되는 맛을 깔아 준다. 다만 이 맛은 열을 오래 받으면 향부터 옅어지기 때문에 넣는 시점을 지켜야 한다.
순두부찌개에 새우젓 넣어 감칠맛 내는 방법
투명해진 양파와 고춧가루를 약한 불에서 볶는 뚝배기 안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을 기준으로 새우젓은 건더기까지 한 큰술을 덜어 두고 시작한다. 뚝배기에 식용유를 한 바퀴 두르고 채 썬 양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다음, 불을 중간보다 약하게 낮추고 고춧가루를 한 큰술 넣어 10초에서 20초만 같이 볶는다. 기름이 붉게 물들면 향이 다 나온 것이고, 이때 고춧가루가 검게 타면 쓴맛이 돌기 때문에 불을 꼭 낮춰야 한다.
볶은 양파와 고춧가루 위로 육수를 2컵쯤 붓고 센 불로 올린 뒤 순두부를 한 봉지 넣고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가른다. 국물 가장자리에 기포가 올라오면서 곧 끓어오를 기색이 보이면, 팔팔 끓기 직전에 새우젓 한 큰술을 넣고 30초에서 1분만 더 끓인다. 새우젓을 미리 넣고 오래 끓이면 특유의 향이 줄어들어 넣은 표가 나지 않는다.
끓기 직전의 순두부찌개에 새우젓 한 큰술을 넣는 순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불을 끈 다음 국물을 조금 떠서 맛을 본다. 감칠맛은 돌지만 간이 약하다면 소금이나 국간장을 아주 조금씩 더해 맞추고, 이미 짭짤하면 그대로 두면 된다. 새우젓은 담근 정도에 따라 짠맛 차이가 큰 재료라서, 처음 쓰는 새우젓이라면 반 큰술만 먼저 넣고 맛을 본 뒤 나머지를 더하는 것이 안전하다.
불을 끈 순두부찌개 국물을 작은 국자로 떠 간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새우젓을 쓸 때는 액체만 쓰지 않고 건더기를 같이 넣는 편이 맛이 낫다. 새우젓 자체가 짜기 때문에 액젓이나 된장을 함께 넣으면 간이 겹쳐 짜질 수 있어 한 가지만 쓰는 것이 좋고, 집에 있는 새우젓이 오래되어 군내가 난다면 그 새우젓은 찌개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순두부찌개뿐 아니라 애호박국이나 콩나물국처럼 재료가 단순한 국에도 같은 방법이 통하니, 다음에 국물이 심심하게 느껴지면 소금통 대신 새우젓을 꺼내 보길 권한다. 끓기 직전에 한 큰술을 넣는 작은 차이가 집에서 끓인 찌개를 한 그릇 더 떠먹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