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법주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 들머리에서 세심정까지 이어지는 세조길은 바닥이 거의 전부 나무 덱이다. 계단이 없고 오르내림도 완만해 유모차 바퀴나 휠체어로 길 끝까지 갈 수 있다. 한쪽에는 아름이 굵은 소나무 숲이, 다른 쪽에는 물이 흐르는 계곡이 붙어 있어 걷는 동안 물소리와 그늘이 계속 따라온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법주사와 복천암을 오갔다고 전해지는 경로를 다듬어 만든 탐방로가 지금의 세조길이다. 길 중간에는 세조가 몸을 씻었다고 전하는 목욕소와 작은 저수지가 있어 물에 비친 숲을 내려다보게 된다. 법주사 입구에서 세심정까지가 약 2.6km, 그 위 복천암까지 더하면 편도 3.2km쯤 된다.
산림청이 올해 내놓은 단풍 예측에서 속리산 절정은 10월 28일로 잡혀 있다. 절정은 나뭇잎이 절반 넘게 물든 시점을 가리키는 기준이어서, 10월 중순부터 말까지가 색이 가장 짙어지는 구간에 든다. 그 앞뒤로는 초록 잎과 붉은 잎이 섞인 모습을 보게 된다.
계곡 물소리와 함께 붉어지는 덱길
보은 법주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세조길의 풍경은 크게 두 겹으로 쌓인다. 머리 위로는 수십 년 자란 소나무가 곧게 뻗어 그늘을 만들고, 그 아래 눈높이에는 단풍나무와 참나무가 붉고 노랗게 물든다. 덱이 계곡을 따라 휘어지는 구간에서는 양옆 나뭇가지가 길 위로 모여 짧은 터널 같은 모습이 된다.
길 중간의 저수지에 이르면 시야가 한 번 트인다. 물 건너편 산자락이 그대로 수면에 비치고, 그 위로 속리산 능선이 겹쳐 보인다. 계곡 쪽으로 내려서는 작은 쉼터가 몇 군데 있어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과 떨어진 잎이 쌓인 물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보은 법주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덱이 끝나는 세심정 일대는 계곡 물이 모이는 자리여서 물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다. 주변 나무가 높아 한낮에도 빛이 잘게 나뉘어 바닥에 떨어진다. 세심정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세조가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복천암이 있고, 유모차를 밀고 왔다면 세심정 앞 쉼터에 앉아 계곡을 보다가 돌아 나오는 쪽이 편하다.
왕복 한 시간이면 돌아 나오는 평지 산책
보은 법주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법주사 입구에서 세심정까지 왕복하면 1시간 안팎이다. 중간에 사진을 찍고 쉬어도 두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세심정부터는 문장대와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시작되고 바닥도 흙과 돌로 바뀌므로, 평탄한 길만 걸으려면 세심정에서 돌아 나오면 된다.
주차장은 법주사 앞에 모여 있어 단풍철 주말에는 오전부터 자리가 빠르게 찬다. 평일에 가거나 주말이라도 오전 일찍 도착하면 주차와 길 양쪽의 혼잡을 함께 피할 수 있다. 덱 폭이 넓지 않은 구간에서는 유모차와 보행자가 엇갈리므로 사람이 적은 시간대가 걷기에도 편하다.
법주사 관람과 주차 요금, 찾아가는 길
보은 법주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세조길 자체는 요금을 받지 않고 연중 개방한다. 길 들머리의 법주사도 관람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관람은 이른 아침부터 가능하고 입장은 오후 6시에 마감하므로, 단풍 산책과 팔상전·쌍사자석등 같은 문화유산 관람을 하루에 함께 볼 수 있다.
주차는 소형차 기준 하루 5,000원 수준이며 10분 안에 돌아 나오는 회차 차량은 받지 않는다. 자가용은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 나들목에서 빠져 10여 분이면 닿는다. 대중교통은 보은 시내 버스터미널에서 법주사 방면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들머리까지 바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