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사 오면 봉지째 두지 마세요" 평소에 그냥 버리던 계란판에 '이렇게' 두면 오래 신선합니다


종이 계란판의 칸마다 뿌리 쪽을 아래로 향한 양파가 하나씩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종이 계란판의 칸마다 뿌리 쪽을 아래로 향한 양파가 하나씩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을 들어 양파값이 내려가면 한 망씩 넉넉히 사 오는 집이 많다. 그런데 사 온 봉지를 그대로 묶어 베란다나 싱크대 아래에 놓아두면 며칠 지나 겉껍질이 눅눅해지고, 열어 보면 아래쪽에 깔린 양파부터 물러져 손가락이 쑥 들어간다. 위쪽 양파는 머리에서 연한 초록 싹이 올라와 있다.

양파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면 된다고 알고 있어서 자리만 옮겨 두는 경우가 많은데, 봉지를 묶어 둔 채로는 자리를 바꿔도 결과가 비슷하다. 신문지로 한 번 싸 두거나 상자에 옮겨 담아도 서로 맞닿은 면부터 축축해지고, 싹은 그 사이에 올라와 있다.

이때 버리려고 모아 둔 종이 계란판을 꺼내 쓰면 양파 상태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한 칸에 하나씩 올려 두는 것만으로 2주 정도는 무르지도, 싹이 나지도 않고 쓸 수 있다.

봉지 안에 고인 물기가 양파 싹을 키우는 이유

투명 비닐봉지 안쪽에 작은 물방울이 맺혀 있고 양파 한 개의 윗부분에 짧은 싹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투명 비닐봉지 안쪽에 작은 물방울이 맺혀 있고 양파 한 개의 윗부분에 짧은 싹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파는 수확해서 식탁에 오를 때까지 계속 숨을 쉬는 채소다. 그 과정에서 수분과 이산화탄소를 조금씩 내뿜는데, 비닐봉지나 밀폐된 상자 안에 들어 있으면 이것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그대로 고인다. 봉지 안쪽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이 그 때문이고, 양파는 습도가 높아지면 다시 자라려고 머리에서 싹을 올린다.

서늘한 곳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도를 낮춰도 봉지 안의 습기는 그대로 남아 있고, 양파가 여러 개 겹쳐 쌓여 있으면 서로 맞닿은 면에는 공기가 아예 통하지 않는다. 그 자리부터 껍질이 축축해지면서 무르기 시작한다.

종이 계란판은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해 준다. 칸마다 벽이 있어 한 칸에 하나씩 올리면 양파끼리 닿지 않고, 칸과 칸 사이가 비어 있어 아래쪽까지 공기가 지나간다. 종이 자체도 양파가 내뿜는 물기를 어느 정도 빨아들여 껍질이 마른 상태로 유지된다.

종이 계란판의 높낮이 있는 칸이 양파 사이를 떨어뜨려 놓은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종이 계란판의 높낮이 있는 칸이 양파 사이를 떨어뜨려 놓은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종이 계란판에 양파 하나씩 올려 보관하는 방법

마른 종이 계란판과 단단한 양파를 보관 준비물로 놓은 장면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종이 계란판과 단단한 양파를 보관 준비물로 놓은 장면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달걀을 쓰고 남은 종이 계란판 하나와 보관할 양파뿐이다. 플라스틱 투명 계란판은 물기가 안에서 맺히기 때문에 종이로 된 것을 쓰고, 달걀 자국이 눌어붙었거나 축축한 판은 쓰지 않는다. 양파는 껍질이 바싹 말라 바스락거리고 손으로 눌렀을 때 단단한 것만 고른다.

양파를 올리기 전에 겉에 붙은 흙과 들뜬 겉껍질은 손으로 털어 낸다. 물로 씻지 않는다. 껍질이 한번 젖으면 안쪽까지 물기가 스며 보관하는 동안 그 자리부터 물러진다. 흙이 많이 묻었으면 마른 행주로 문질러 닦는 정도로 충분하다.

그다음 뿌리가 붙은 쪽을 아래로 향하게 해 한 칸에 하나씩 올린다. 뿌리 쪽이 바닥을 보게 두면 싹이 올라오는 시기가 늦춰진다. 두 개를 억지로 한 칸에 끼워 넣지 말고, 칸이 모자라면 계란판을 하나 더 꺼내 쓴다. 뚜껑은 덮지 않고 열어 둔 채로 보관한다.

깨끗한 손이 양파 한 개를 뿌리 쪽이 아래로 향하도록 종이 계란판 칸에 올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한 손이 양파 한 개를 뿌리 쪽이 아래로 향하도록 종이 계란판 칸에 올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올린 계란판은 햇빛이 들지 않고 공기가 지나다니는 실온에 둔다. 싱크대 아래나 가스레인지 옆은 습기와 열이 몰리는 자리라 피하고, 베란다 선반이나 다용도실 벽 쪽처럼 서늘하고 바람이 통하는 곳이 적당하다. 바닥에 바로 놓기보다 선반 위에 올려 두면 아래로도 공기가 지나간다.

껍질째 통으로 둔 양파에만 쓰는 방법이라는 점은 기억해 두면 좋다. 껍질을 깐 양파나 반쪽을 쓰고 남은 양파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넣는다. 계란판이 축축해졌거나 양파 하나가 물러졌으면 그 양파만 빼고 판을 새것으로 바꿔 준다.

양파를 사 온 날 봉지를 풀어 계란판에 한 번 옮겨 올려 두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손이 가는 것은 몇 분뿐이지만, 요리하려고 꺼낼 때마다 싹 난 양파를 골라 버리는 일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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