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구마라도 하루만에 꿀이 흘러 넘칩니다" 집에서 고구마 구울 때 '이곳'에 넣었다가 구워보세요


반으로 갈라진 구운 고구마의 진한 주황색 속과 갈색 즙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반으로 갈라진 구운 고구마의 진한 주황색 속과 갈색 즙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10월로 들어서면 시장이나 마트 앞에 고구마가 상자째 쌓인다. 값도 내려가서 한 상자 사 두고 간식으로 구워 먹는 집이 많은데, 정작 집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구워 보면 길에서 사 먹던 군고구마처럼 달지가 않다. 속이 퍽퍽해서 물 없이는 넘기기 힘든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굽는 시간을 더 늘려 보기도 하고 온도를 올려 보기도 하는데, 겉만 더 타고 속은 여전히 메마른 상태로 남는다. 꿀을 뿌리거나 설탕을 묻혀 먹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고구마가 단 것이 아니라 위에 얹은 꿀이 단 것이라서 한두 입 먹으면 금방 물린다.

고구마를 사 온 날 바로 굽지 않고 냉동실에 하룻밤 넣어 두는 것만으로 이 맛이 달라진다. 얼렸다 구운 고구마는 쪼개면 가운데가 진한 주황빛이 되고 꿀물처럼 끈적한 즙이 배어 나온다.

굽기 전에 얼려 둔 고구마가 더 달아지는 이유

냉동실 선반 위 밀폐 용기에 씻어 둔 고구마가 통째로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동실 선반 위 밀폐 용기에 씻어 둔 고구마가 통째로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군고구마의 단맛은 고구마에 원래 들어 있던 단맛이 아니라, 굽는 동안 전분이 당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맛이다. 생고구마를 깨물면 밍밍하고 텁텁한 것이 그래서인데, 고구마 안에 있는 효소가 열을 받아 전분을 잘게 잘라 단맛이 나는 당으로 바꿔 놓아야 비로소 달아진다.

이 효소가 가장 활발하게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구간은 55~75도 사이다. 센 불에 빨리 구우면 속이 이 온도 구간을 순식간에 지나쳐 버려서, 전분이 당으로 바뀔 시간을 얻지 못한 채로 익어 버린다. 시간을 늘리고 온도를 올려도 퍽퍽한 고구마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냉동실에 넣어 두면 고구마 속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 살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긴다. 얼린 고구마를 그대로 오븐에 넣으면 이 틈을 따라 열과 수분이 고루 퍼지고 효소가 전분에 닿는 면이 넓어져서, 같은 시간을 구워도 당으로 바뀌는 양이 훨씬 많아진다. 그래서 굽기 전에 손이 한 번 가야 하는 쪽은 오븐이 아니라 냉동실이다.

깨끗이 씻은 고구마를 통째로 밀폐 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기 전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이 씻은 고구마를 통째로 밀폐 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기 전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껍질째 얼린 고구마 달게 굽는 방법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고구마를 껍질째 통으로 준비한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고구마를 껍질째 통으로 준비한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구마는 껍질째 통째로 쓴다. 흐르는 물에 솔로 흙을 문질러 씻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다음, 봉지나 통에 담아 냉동실에 6~8시간 이상 넣어 둔다. 저녁에 씻어 넣고 다음 날 구우면 시간을 따로 잴 일이 없다. 껍질을 벗기거나 반으로 자르면 굽는 동안 즙이 빠져나가므로 통으로 두는 것이 좋다.

굽기 직전에 포크로 고구마 표면에 구멍을 네다섯 군데 뚫는다. 안에서 생긴 증기가 빠져나갈 길이 있어야 굽는 중에 껍질이 터지지 않는데, 굵은 고구마는 포크 날이 깊게 들어갈 만큼 찔러 주는 것이 안전하다. 구멍을 뚫은 고구마는 해동하지 않고 얼어 있는 그대로 오븐에 넣는다.

얼어 있는 통고구마 표면에 포크로 작은 구멍을 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얼어 있는 통고구마 표면에 포크로 작은 구멍을 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오븐은 200~220도로 미리 예열해 두고 45~60분을 굽는다.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주면 바닥에 닿은 쪽만 타지 않는다. 에어프라이어를 쓸 때도 해동 없이 바로 넣는데, 바람이 직접 닿아 겉이 먼저 마르기 때문에 온도는 오븐보다 낮추고 시간은 더 길게 잡아야 한다.

다 됐는지는 눈으로 알 수 있다. 껍질이 쭈글쭈글해지고 갈라진 틈이나 포크 구멍으로 갈색 즙이 흘러나와 굳으면 속까지 익은 것이다. 젓가락이 저항 없이 들어가면 꺼내는데, 꺼낸 직후에는 안에 뜨거운 증기가 차 있어서 5분쯤 두었다가 쪼개는 것이 좋다. 주먹보다 굵은 고구마는 같은 시간으로 덜 익으니 비슷한 크기끼리 모아 굽는다.

가을에 고구마를 한 상자 사 두었다면 구울 몫만 미리 씻어 냉동실에 넣어 두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손이 가는 일은 씻어서 넣어 두는 것 하나인데, 설탕 한 숟갈 더하지 않고도 식구들이 단맛을 느끼는 간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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