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국 끓일 때 황태 볶지 마세요"…'이 순서'로 하면 국물이 뽀얘집니다


냄비 안에서 뽀얗게 끓고 있는 황태국과 부드럽게 풀린 황태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 안에서 뽀얗게 끓고 있는 황태국과 부드럽게 풀린 황태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에 황태국을 끓이는 이유는 국물 때문이다. 하얗게 우러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을 때 속이 풀리는 느낌 때문에, 전날 과식을 했거나 술을 마신 다음 날이면 황태채부터 꺼내게 된다. 그런데 집에서 끓인 황태국은 식당에서 먹던 뽀얀 국물과 달리 멀겋고 맑은 쪽에 가까워, 같은 재료를 넣었는데 무엇이 빠진 건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대부분 냄비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두르고 황태채를 먼저 볶는다. 기름에 볶으면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니 국물도 그만큼 진해질 것 같아서인데, 정작 물을 붓고 한참을 끓여도 국물 색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볶는 시간만 늘리다가 황태가 눌어 쓴맛이 섞이는 경우도 있다.

황태국 국물을 뽀얗게 만들려면 볶는 과정을 아예 빼는 쪽이 낫다. 황태채와 들기름을 찬물에 같이 넣고 바로 끓이는 방법인데, 손은 덜 가는데도 국물은 사골국처럼 뽀얗게 우러난다.

들기름에 볶은 황태에서 국물이 덜 우러나는 이유

들기름에 먼저 볶은 황태채와 맑은 국물이 담긴 냄비 안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들기름에 먼저 볶은 황태채와 맑은 국물이 담긴 냄비 안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뽀얀 국물은 기름이 떠서 생기는 색이 아니다. 황태를 오래 끓이면 마른 살이 물을 먹고 부풀면서 결 사이가 풀리는데, 그 안에 있던 성분이 물로 빠져나와 고르게 퍼지면서 국물이 흰빛을 띠게 된다. 결국 황태 속에 든 것이 물로 얼마나 나왔느냐가 국물 색을 정한다.

황태채를 기름에 먼저 볶으면 이 과정이 더뎌지는데, 기름이 황태 겉면에 얇게 입혀져 물이 안으로 스며드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겉이 기름으로 덮인 상태에서는 한참 끓여도 살이 쉽게 풀리지 않고, 국물에는 기름만 동그랗게 떠서 맑은 색이 그대로 남는다.

들기름은 참기름보다 황태와 궁합이 좋아 국물 맛을 깊게 낸다. 볶지 않고 찬물에 황태채와 같이 넣으면 들기름이 처음부터 물과 함께 데워지면서 끓는 동안 황태에서 나온 것과 섞여 뿌옇게 풀어진다. 그래서 기름을 두르고 볶는 대신, 찬물부터 받는 쪽으로 순서를 바꿔야 한다.

황태국 멀건 국물 뽀얗게 만드는 방법

씻어 물기를 짠 황태채와 들기름, 찬물을 준비한 조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씻어 물기를 짠 황태채와 들기름, 찬물을 준비한 조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황태채와 들기름, 찬물이다. 국물을 1리터 잡는다면 처음에는 절반인 500ml만 쓰고 나머지 500ml는 남겨 둔다. 물을 한꺼번에 다 부으면 황태에서 나온 것이 묽게 퍼져 색이 흐려지니, 적은 물에서 진하게 뽑아 놓고 나중에 늘리는 편이 낫다.

황태채는 물에 한 번 헹궈 먼지를 씻어 내고 손으로 물기를 꾹 짠 다음, 길면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른다. 냄비에 황태채를 담고 들기름을 한 큰술 둘러 손으로 가볍게 버무린 뒤, 불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찬물 500ml를 그대로 붓는다. 들기름은 한 큰술이면 충분하고, 더 넣어도 국물이 더 뽀얘지지는 않는다.

불을 켜기 전 냄비에 황태채와 들기름을 넣고 찬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불을 켜기 전 냄비에 황태채와 들기름을 넣고 찬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를 센 불에 올려 끓이고,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중간으로 줄여 10분 정도 더 끓인다. 뚜껑을 덮어 두면 물이 덜 날아가고 온도가 유지돼 국물이 빨리 진해진다. 10분쯤 지나 국물이 뿌옇게 흐려지고 황태 살이 젓가락으로 눌러 바로 뭉개질 만큼 부드러워지면 제대로 우러난 것이다.

뽀얀 국물 속 황태채를 젓가락으로 눌러 부드러움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뽀얀 국물 속 황태채를 젓가락으로 눌러 부드러움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여기에 남겨 둔 물 500ml를 붓고 한 번 더 끓인 다음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기름이 든 국물은 끓어오를 때 거품이 한꺼번에 올라와 넘치기 쉬우니 냄비를 가장자리까지 채우지 않고, 넘칠 기세면 뚜껑을 열어 둔다. 다진 마늘과 대파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향이 남고, 개봉한 지 오래된 들기름은 군내가 나기 쉬우니 냄새를 맡아 보고 쓰는 게 좋다.

황태국은 들어가는 재료가 몇 가지 안 되는 국이라 순서 하나가 국물 색과 맛을 그대로 바꿔 놓는다. 다음에 황태국을 끓일 때는 볶는 과정을 빼고 찬물에 들기름과 함께 넣어 끓여 보길 권한다. 손이 한 번 덜 가면서 아침에 떠먹는 국물 맛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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